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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사람들은 왜 용산전자상가에 가지 않을까?

by 썬도그 201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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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자전거 거치대를 급하게 사야했습니다. 이리저리 마트에 물어보니 마트에는 안팔고  롯데마트 구로점은 판다고 합니다. 거기까지 가아야나? 다음날 종로에서 사진전을 보고 돌아 오는 길에 용산에서 내렸습니다

토요일은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을까요? 주 5일제가 되면서 부터 토요일은 나들이나 데이트를 하는 분들로 하루종일 복닥복닥해졌습니다. 봄을 건너뛰고 여름이 온듯한 전철안 탁하고 더운 공기에 밀려서 용산에서 내린 후 좀 숨을 돌리는데 용산전자상가가 생각나네요

아! 여기도 팔겠다. 특히 그 지하 도깨비상가에서는 잡다한 거 다 파니 스마트폰 자전거 거치대 있겠지 하고 전철역을 나섰습니다. 용산 참 많이 변했습니다. 용산역은 백화점과 대형 상가와 붙어 있는 복합 민자역사로 개발되었고 그 개발은 배후 지역인 용산전자상가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용산전자상가는 용산역에서 내려서 긴 구름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복합역사내 백화점과 쇼핑몰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습관적으로 고무냄새가 나는 구름다리를 건너는데 황폐해진 용산역 주변을 봤습니다
철로가 거미줄 처럼 뻗어있던 곳은 새로운 건물을 올릴 기세로 싹 밭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강력 추진했던 용산에 배 들어오는 그 사업이 진행되나 봅니다.


토요일 오후 시간의 용산은 한적함을 넘어 썰렁했습니다. 아무리 주5일제가 보편화 되었다고 쳐도 10년전 그 용산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입니다. 10년전 친구들과 함께 살것 없어도 누가 뭐 산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와서 이것 저것 아이쇼핑을 했던 그 용산전자상가,  저 건널목은 항상 건너가고 건너오는 사람들로 넘쳤고 건널목 양쪽에는 전단지를 나눠 주는 아주머니들이 있었습니다

썰렁한 이 풍경이 놀라운 풍경은 아닙니다.
이미 수 년전 부터 택배질이 보편화 되고 온라인 쇼핑이 확산 되면서 굳이 용산까지 올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최저가가 용산 최저가 보다 더 싼게 비일비재 했고 굳이 용산까지 발품 팔아서 비싸게 사느니 집에서 간편하게 용산보다 더 싸게 살 수 있기 떄문입니다. 

또한 용산에 대한 추억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추억이 아닌것도 큰 몫을 했습니다.
저 또한 첫 디지털 카메라를 비싸게 산 추억과 몇몇 제품을 사면서 안좋은 실강이를 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상인들이 불친절한 것은 아니지만 불친절한 몇몇 상인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각인되어서  용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게 됩니다.  

소니 워크맨 사는데 다른 곳에 가보겠다고 하니까 뒤통수에 대고 욕을 하던 그 용팔이에 대한 추억, 정말 구질구질한 추억입니다. 이 추억은 KBS기자가 용산에 가격 문의 했다가  

"손님 맞을래요" 라는 엄청난 말이 담긴 보도가 세상에 전파되면서 가뜩이나 그로기 상태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용산전자상가에 대한 거대한 외면을 이끌게 됩니다. 

그 손님 맞을래요가 나왔던 용산 터미널 상가도 불만 밝혔지 종업원 숫자가 손님 숫자보다 많았습니다.
40만원도 채 안되는 PC본체를 팔겠다는 호객도 보이고요

돌이켜보면 PC가격이 엄청나게 떨어졌습니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200만원이 넘는 것도 있었고 보통 100만원 가까이 했었습니다. 현재 화폐가치로 치면 현재 2,3백만원 이상의 가치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보다 더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그나마도 태블렛PC등에 밀려 소비도 늘지 않고 있습니다. 


토요일마다 항상 북적였던 선인상가 앞 벼룩시장
지금은 한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럽습니다. 이때가 저녁 6시경이었는데 늦은 시간이긴 해도 10년전 그때를 생각하면 무척 썰렁하네요. 


불법CD에 프로그램과 게임을 가득 담아서 팔던 그 풍경도 사라졌습니다. 이 굴다리는 작은 해방구였고 친구가 구매한 불법CD를 카피해서 서로 나눠쓰던 그때가 떠오르네요



스마트폰 거치대를 2만3천원 주고 샀습니다
2만5천원인데 2천원 깎아준다고 인삿말 처럼 하는 상인,  하지만 그 가격이 인터넷 오픈마켓 보다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사야 했기에 비싼 줄 알면서도 구매를 했습니다.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역시나 인터넷 최저가 18,000원이네요.  5천원이나 비싸게 샀고 택배비 포함해도 용산이 더 비쌉니다. 

스마트폰 액정 보호필름과 케이스를 근처 다른 집에서 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마트에서는 액정 보호필름 붙이는데 수고비 2천원을 요구하지만 이 집은 그냥 서비스로 붙여 준다고 합니다. 이게 용산의 매력인데 하면서 용산을 빠져 나왔습니다.  용산의 그 많던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 많은 사람들이 떠나게 한 이유가 뭘까요?
비싼가격, 불친절한 이미지? PC시장의 몰락?  어떤 것이 가장 큰 이유 일까요?  
빈 상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대료는 5년전에 비해 반으로 떨어졌고 거대한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예정이라서 불안 한 표정도 보입니다.  한때 가격정보을 꽉 쥐고 있던 용산이라는 권력은  인터넷이라는 분권화 시스템에 의해 무너진 것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인터넷의 다나와가 용산 분쇄의 큰 역활을 한 것도 있습니다

용산전자상가의 풍경, 다시 느꼈지만 가격은 여전히 비쌉니다. 하지만 제 스마트폰 보호필름 무료로 붙여주던 그 친절로 무장한다면 용산을 찾아야하는 이유 한조각 정도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러니 하게도 불친절과 비싼 가격의 이미지는 싼 가격과 친절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 온 듯 하네요






 

octobersky
썬도그
http://www.big-yo.com/v/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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