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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산 타고/자전거여행기

순간의 욱으로 도전한 자전거 한강 하트 코스

by 썬도그 201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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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몸 좀 놀리고 운동겸 바람도 쐴겸 자전거를 끌고 나왔습니다. 올 봄은 유난히 기다려지네요
그 이유는 4월에 총선도 있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입니다. 올 봄에는 여러 곳의 벚꽃 길을 카메라로 진득하게 담아볼까 합니다. 그 벚꽃 사진촬영지 후보로는 과천의 서울랜드가 있습니다. 이 과천 서울랜드와 현대미술관 가는 길은 벚꽃길이 참 예쁜 곳이 있습니다.  

집에서 과천까지는 짧은 거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음 로드뷰로 사전에 지리파악은 대충 했습니다.

 
금천구청역에서 출발해서 안양천을 따라 달렸습니다. 안양천은 90년대 후반 2천년대 초반만 해도 썩은내가 비릿할 정도로 쩔었습니다. 90년대 후반에 친구가 안양천변 석수동에 살았는데 훅 하고 날아오는 떵내가 아주 머리가 어질 어질할 정도였죠.

그런던게 안양천변에 하수처리장이 생기면서 물이 아주 맑아졌고 지금은 철새는 기본, 팔뚝만한 붕어가 펄떡이고 그 펄떡임에 왜가리와 청둥오리들이 반겨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예전엔 목이 긴 철새들 볼려면 농촌을 가야 했는데 지금은 집 근처 아양천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물들이 쏟아져아 졌고 그 물을 한 왜가리가 맞고 있네요


 
날이 참 맑은 일요일 이었습니다. 안양천을 따라 안양에 진입했습니다. 충훈부를 지나는데 안양시는 위와 같이 녹색 보행자와 왼쪽 자전거길로 분리해 놓았습니다. 가끔 사람이 없을때 보행자길로 자전거를 몰고가면 성난 어르신이 삿대질을 가끔 합니다.  융통성 있게 사용하면 될텐데.. 자전거가 반대쪽에서 오고 자전거 도로가 협소해서 살짝 들어간 것을 뭐라고 하네요

더 짜증나는 것은 노인분들은 왜 자전거 타면서 큰 앰프를 키고 자전거를 타는지 모르겠어요.  자전거에 스피커 달고 뽕작이 흘러 나오는데 자기 좋으려고 자전거 타는 사람이나 특히 철새들에게 소음 공해를 주는지.. 너무 이기적인 행동들입니다. 이런 분들 산에  갈때도 스피커 크게 틀고 등산 합니다.

충훈부에서 왼쪽으로 가면 안양예술공원이고 데이트 코스로 아주 유명한 곳이죠. 안양의 명물이기도 하고요 

 
페달을 밟아 안양중심부 까지 왔습니다. 왼쪽위에는 대림대학교가 오른쪽에는 거대한 아파트 병품이 햇빛을 가리고 있습니다. 거대한 차양막이네요.  그 그림자가 안양천을 넘어 제가 있는 반대편 자전거 도로까지 가려주고 있습니다


갈림길에 도착 했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학의천으로 가는 길이고 학의천 길의 끝은 백운호수입니다
오른쪽 길은 군포쪽으로 가는 길인데 끝까지 가봤지만 볼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어디까지 정비했나 모르겠는데 오른쪽 보다는 왼쪽이 볼것도 많고 백운호수 트래킹 혹은 자전거 길은 아주 근사한 풍경을 제공해줍니다. 여느 호수를 끼고 있는 동네 처럼 많은 음식점 라이브 카페 커피숍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물론 가격은 대체적으로 비쌉니다.

왼쪽으로 달렸습니다. 학의천을 따라가야 인덕원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평촌 근처를 지나다보면 위와 같은 거대한 조각이 뚝방위에서 내려다 봅니다. 안양은 평촌이라는 거대한 도시 하나를 품고 있죠.  평촌에 가끔 가면 신도시 답게 인공미가 철철 흐릅니다. 또한 학원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저녁에 가면 아이들이 학원버스 타고 집에가는 모습이 마치 연병장에서 트럭을 타고 훈련장에서 내무반으로 가는 모습과 같습니다. 


저 멀리 거대한 빌딩하나가 보이는데 대한전선 안양공장입니다. 전선감아 올리는 빌딩인지 왜 저런 길다란 빌딩이 있을까요. 창문이 없는 것으로 보아 주차타워 비슷해 보이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 아무튼 홀로 고층입니다. 


 
학의천을 따라 달리다가 인덕원으로 빠져 나와야 합니다. 넋 놓고 자전거길 타면 안되고 인던원교에서 빠져 나와서 인덕원역 쪽으로 가야 합니다. 모르면 인덕원교에서 올라와서 물어보시면 되고요. 

인덕원은 교통의 요지인데요. 옛 생각 나네요. 지금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대학시절 겨울방학때 인덕원에 빵 공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밤 6시에 가서 10시까지 4시간 동안 던킨 도너츠나 여러가지 도너츠류를 용기에 담아서 세팅을 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용기에 세팅을 하면 아침에 배달차가 전국의 편의점에 배달을 했습니다.  빵공장이라서 그런지 중간에 먹는 라면은 온갖 야채와 재료를 넣어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던킨도너츠가 쫙 깔려서 인기가 없어졌고 빵공장도 사라졌을 것 같습니다. 
그 인덕원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높은 빌딩과 아파트가 가득하네요.  

2012.02.28 | 지도 크게 보기 ©  NHN Corp.

여기서 과천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과천표시가 있는 곳으로 자전거를 달리면 되는데 주의할 점은 
위 지도에서 왼쪽으로만 달려야지 길건너 오른쪽으로 쭉 달리다보면 과천입구에서 낭패를 봅니다
그 실패 사례를 곧 소개하겠습니다



저 앞이 과천입니다. 여기서 건널목 건너지 마시고 왼쪽길을 따라서 달리면 됩니다. 



하지만 전 관악산 뒤태를 감상하기 위해 길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달과 같은 관악산 집에서는 관악산의 앞 모습만 봤는데 오랜만에 관악산의 뒷 모습을 봤네요. 언젠가는 관악산을 타고 과천으로 내려오는 등산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오르쪽으로 달리다가 보니 길이 끊겼습니다. 헉... 뭐야 이거 자동차 전용도로가 나오고 횡단보도도 건널목도 없습니다
뒤를 돌아도니 뒤에도 없습니다. 악~~~~~ 그럼 아까 내가 건너온 언덕에 있는 그 건널목 또 건너야 하나?  순간 짜증이 팍 났습니다

투덜거리면서 돌아오는데 중간에 지하보도가 있네요 휴 그나마 다행입니다. 


과천정부청사가 보입니다. 공기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공무원들이 근무를 하는데 왜 행정수준은 질이 좋지 않을까요.
고생하는 공무원들도 많이 계시지만 아직도 여전히 완장찬 공무원들의 강압적인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과천은 행정타운도 있고 경마장도 있고 돈 많은 도시죠. 경마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얼마나 많은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수시로 보도블럭을 교체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젖과 꿀이 흐르는 도시라는 소리인데요. 명문학교도 있고 환경도 좋아서 강남 다음으로 인기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충청도로 행정타운이 이전하면서 여기도 슬럼화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거대한 현충탑을 끼고 서울랜드및 미술관을 갈려고 했는데 방향을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 가 봐야 겨울에 뭐 볼거 있겠냐 생각하고 있을때 자전거 도로가 절 유혹합니다



타봄직한 자전거도로, 군침이 돕니다
이 자전거도로를 타면  한강 초보자 자전거 코스인 하트코스를 탈 수 있습니다. 

 



큰 지도에서 한강 자전거 하트코스 보기

한강 하트 코스는 위와 같이 하트 모양의 코스로, 안양천을 돌아서 과천시 찍고 양재천을 돌아서 한강자전거도로를 타고 다시 안양천으로 도는 순환코스입니다. 100% 자전거도로로 연결된것은 아니고 인덕원에서 과천까지는 일반 도로를 달려야 하지만 그 외에는 자전거 전용도로로만 돌 수 있어서 인기 있는 자전거 순환코스이자 초보자들이 도전할 만한 코스입니다

한 60km가 되는데 길다면 긴 코스이기도 합니다. 빠르게 타면 3시간 정도 걸리고 저 같은 초행및 헤찰하고 이것저것 다 찍고 다니면 5시간도 더 걸립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돌아오는 코스이기도 한데요. 이 하트코스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해볼까?
무릎이 별로 좋지 않아서 주저했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무릎상태가 괜찮은 듯 합니다

 
과천에서 양재천도로까지 아주 잘 연결되었으니 어서 타시게나 하고 꼬시네요.  질렀습니다. just do it



 
5분 고민하고 질렀는데 이 때가 오후 5시 였습니다. 분명 해가 지고 해가 지면 손난로도 없는데 손이 얼텐데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자고 하고 달렸습니다


 
자전거도로는 최근에 포장했는지 잘 딱여져 있었고 풍광도 좋았습니다. 빌딩들이 보이지 않고 파란 하늘만 가득합니다. 바닥에는 한강합수부까지의 거리가 찍혀 있어서 내가 얼마나 더 가면 되는지 알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양재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저 멀리 LG전자 건물이 보입니다. 예전에 3D TV 신제품 소개할때 저기 가본적이 있던데 거대한 빌딩입니다.  



양재천에 도착 했습니다. 저 멀리 삼성 타워펠리스 군락지가 보입니다. 빌딩양성소 같은 곳이자 국내 부촌의 대명사가 된 곳입니다. 양재천은 정말 잘 꾸며 놓았네요. 안양천도 잘 꾸며 놓았긴 했지만 양재천은 한 수 위입니다. 


 

 지금 검색해서 보니 저 건물 모두가 타워팰리스네요. 타워팰리스 1,2,3차까지 있습니다. 
가장 비싼 거주지이기도 합니다. 높이도 대단하네요.

 
높이는 높긴 한데 디지인은 그냥 그렇네요.



 
양재천의 영동1,2,3,4,5교를 지나서 한강 합수부까지 왔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한강, 오른쪽은 성남시로 이어집니다


 
2012.02.28 | 지도 크게 보기 ©  NHN Corp.



조만간 함성소리가 메아리칠 야구장과 잠실종합운동장이 보입니다. 
야구가 요즘 승부조작이라는 스캔들에 휘말려 있습니다. 구체적인 돈 액수까지 나오던데요. 부디 조용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나갔으면 합니다.  올해는 야구장에서 야구 응원해 볼까 생각중이고 왕년의 형님들이 많이 복귀했는데 시작 전 부터 큰 사건이 나왔네요




드디어 한강 합수부에 도착 했습니다. 기쁨도 잠시 어둑해 지는 모습에 공포심도 느끼게 되고 체력도 바닥이 났습니다. 다시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고 해질녘 강바람이 너무 매섭습니다.  기아를 저속 기어로 바꾸어도 힘에 부칩니다.  앞으로 지나가야할 한강다리를 헤아리다가 머리가 아파옵니다.

머리가 아파오는 것은 앞날이 걱정이되서 아픈 것도 있지만 매서운 강바람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마치 냉각이 잘된 아이스크림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가 머리가 띵해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영동대교, 한남대교를 지나고 성수대교를 지났습니다. 해는 이미 지평선 뒤로 넘어갔고 그 여운만이 남아 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체력은 방전되었고 이렇게 가다간 얼어 죽겠다는 생각도 들고 심지어 자전거 아무 아파트에나 파킹하고 집에 전철타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피난처인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라면으로 쾌속 충전을 했습니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캔커피로 손도 좀 녹이고 저 멀리 새빛 둥둥섬인지 뭔지 하는 빛덩어리가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행정의 표본이죠. 오늘도 보니 세운상가 다 뜯어낸다고 했다가 경기침체와 부동산경기 악화로 좀 부스다가 말았는데  토건행정의 똥들이 너무도 많네요. 그거 언제 다 치웁니까.  참 시장 편해도 자신의 행정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고 그냥 도망가면 되니까요

새빛 둥둥섬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병품이 되었습니다. 보기는 참 좋죠. 문제는 저 안에서 공연도 안하고 그냥 떠 있기만 합니다. 여름에는 폭우로 운영 못하고 겨울에는 얼어서 못하고 저기에 들어간 세금이 얼마인가요.  또한 세계 최대 크기의 중앙분리대라고 하는 광화문 광장은 어떻고요


 칼바람을 뚫고 달렸습니다. 신기한게 88도로밑의 한강 자전거도로는 왠지 모르게 포근합니다. 자전거의 최대의 적은 바람입니다. 여름이야 시원하기라도 하지 겨울의 바람은 자전거는 자전거대로 안나가 몸은 바로 냉각이 되고 정말 가장 짜증스러운 존재입니다.  마치 누가 뒤에서 끄댕이 잡는 것 같습니다

한강대교를 지났습니다. 

 
날이 풀리면 여긴 다시 와야겠습니다. 참 경치 좋은 곳이자 쉬기도 편한 곳입니다
이후 여의도 샛강길을 통해서 안양천을 타면 한강 하트코스 완주인데 그 코스를 포기했습니다. 바람이 너무 불고 강변을 이렇게 더 달렸다가는 병나겠다 싶어서 샛강길에서 신길역을 지나서  집으로 왔습니다


역시 강변의 칼바람은 도시속의 빌딩에 막혀 온전해 졌고 바람 없는 길을 질주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3시에 출발해서 오후 9시에 도착했으니 약 6시간 동안 달렸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도전했다가 산꼭대기를 흘깃 흘깃 보다가 얼떨결에 천왕봉 찍고 들어온 느낌입니다.  언제 한번 타겠다 타겠다 했던 한강 자전거 하트코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얼떨결에 타버리게 되었네요.  

다음에는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도 챙겨가서 다시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제 애마는 삼천리 자전거의 하운드500입니다. 2009년에 사서 지금까지 잘 타고 있습니다.  자전거에 취미 붙였다면 체력 좀 되면 한강 하트 순환코스 한번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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