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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세계 3위 일본 엘피다 반도체 파산은 소비자에게 악재

by 썬도그 201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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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살때면 다른 부품들은 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은데 유독 DRAM메모리는 가격이 수시로 오르락 내리락 많이 합니다.
따라서 DRAM메모리 가격이 비쌀때 사면 덩달아 컴퓨터 가격도 상승하고 요즘 같이 
DRAM메모리 가격이 싸면 컴퓨터 가격도 쌉니다. 

한번은 친구와 
DRAM메모리 업그레이드 할려고 추가로 DRAM메모리 사러 갔다가 조막만한 부품이 5만원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고 이거 지금 같이 쌀때 왕창 사두었다가 비쌀때 팔아도 되겠다 라고 생각한적도 있습니다.  다른 부품들은 가격대비 부피나 무게가 커서  돈으로써 가치를 하기 힘들지만 반도체는 화폐 역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도 비싼편이고 무게와 부피도 작아서 현금처럼 취급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있을 정도로 하나의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세계 3위 일본 엘피다 반도체 파산

 


80년대 한국은 일본의 반도체 기술을 돈으로 주고 사옵니다. 한국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오래된 기술을 한국에 팔았는데 이 반도체 사업은  이건희 회장의 아버지인 이병철 전 삼성회장이 시작한 사업입니다. 반대도 많았고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83년 미국, 일본에 이어 64K DRAM를 개발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이후 92년에 일본기업을 제치고 DRAM 세계 1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때 애국가에 반도체나오고 난리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쭉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세계 1,2위의 DRAM반도체 생산업체가 되고 한국 경제의 캐시카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반도체 사업에는 미국과 일본의 경쟁상대가 있고 이런 회사들과 가격경쟁을 치열하게 하다보면 적자를 보면서도 DRAM을 생산하는 치킨게임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기억하는데 2007년 경인가 그때는 PC메모리 가격이 좀 비쌌습니다. 그런데 2008년인가 2009년인가 부터 PC메모리 가격이 반 가까이 떨어졌고 그 가격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PC메모리 가격이 싸진 이유는 PC메모리를 구성하는 DRAM반도체 업체들끼리 치킨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킨게임이란 서로 누구 하나가 죽을 때 까지 싸우는 게임을 치킨게임이라고 합니다.
유명한 고전명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절벽위에서 두 청춘이 자동차 핸들을 누가 먼저 돌리느냐를 겨루는 치킨게임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핸들을 먼저 돌리는 쪽이 겁쟁이이자 루저인 이 목숨을 건 게임은 한마디로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약육강식의 생존게임이기도 합니다

반도체 회사끼리의 치킨게임은 적자가 나는 것을 알면서도 물량을 쏟아내서 경쟁회사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할때 까지 계속 저가로 생산하는 게임을 치킨게임이라고 합니다.  뭐 적자를 보던 말던 우리가 신경 쓸일은 아니고 덕분에 싼 PC메모리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던 지난 2,3년간이었습니다. 

이 반도체 시장의 기나긴 치킨게임이 끝이 날 듯 합니다. 
방금 전 세계 3위이자 일본의 자존심이라고 하는 반도체 회사 엘피다 메모리가 2월 27일에 도쿄 지방재판소에 회사 법정관리를 요청했습니다.  

2011년 12월 현재 4818억3백만엔(6조73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부채를 가지고 있었고 이 거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엘피다는 NEC와 히타치가 절반씩 출자를 해서 만든 합작회사입니다.
하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거대하니까 이러다 망하겠다 싶어서 NEC와 히타치가 손을 잡은 것이죠

2011년 3월에는 연간 매출 5019억5천만엔(7조115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DRAM 경쟁 심화로 제조비용보다 싼 가격에 가격대가 형성되다 보니 채산성이 불안정하게 됩니다.
이후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게 되죠.  여기에 반도체 사업이 설비사업이다 보니 대규모 설비 투자및 연구투자에 큰 돈을 쓰다보니 이전에 있던 부채는 더 부풀어 올랐고 5569억엔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부채가 커지다 보니 일본정부에서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합니다. 일본 정책투자은행에서 300억엔을 그리고 메가뱅크 3곳에서 총 1100억엔을 긴급 수혈 받습니다.  이후 부채는 3917억엔으로 낮춰집니다.

그러나 일본 대지진이후 엔고현상(특이한 현상이죠. 나라가 위기면 보통 그 나라의 돈의 가치가 떨어져야 하는데 일본은 오히려 더 오릅니다. 이게 수십년간의 무역흑자국의 슬픈 비애라고 할까요..)과 PC와 태블렛에 들어가는 DRAM 수요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이 시작되면서 실적이 급속도로 다시 악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살짝 햇살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자책리더기 수요등과 함께 DRAM 제조 업체들의 감산과 재고 조정도 있었지만 
한번 시작된 치킨게임은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적자에 허덕이다가  대만과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중국 SMIC등 자본과 업무 제휴를 하자고 손을 내밀지만 모두 손을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마지막 희망이었던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의 스티븐 애플턴 전 회장 겸 CEO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는 등 악재가 겹칩니다. 

2012년 1/4분기 적자가 1,200억엔으로 전망되는등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올 3월말에서 4월에 920억엔의 돈이 필요한데 이 돈을 구해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통 이런 치킨게임을 하면 서로 생산을 알아서 조절하는 OPEC같은 협의체가 있으면  좋으련만 이 반도체 시장에는 그런 기구도 없는 것 같더라고요. 

엘피다가 망하면 어떻게 될까요?  세계 3위이자 시장점유율 12.2%인 이 회사가 사라지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만 남는다고 봐야 하는데 이 회사들이 생산량 줄이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상승 할 것 입니다. 적자를 보면서 지금까지 치킨게임을 한 이유는 삼성전자가 거대한 자금력으로 상대 업체를 무너트리기 위한 전략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예측을 해보는데요. 
 
재미있게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분에서 1조5900억원의 이익을 2011년 3분기에 냅니다.
하이닉스(2700억 적자), 엘피다(6542억원 적자), 마이크론(570억 적자) 를 냈는데 삼성전자는 오히려 흑자를 낸 이유는 삼성는 DRAM만 만드는 회사가 아닌 낸드플래시등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즉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는 건데 이러니 DRAM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넘사벽일 수 밖에 없죠. 

엘피다 파산으로 DRAM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이전 처럼 일본정부나 채권단이 또 긴급자금을 마련하거나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또 살려 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채는 더더욱 늘어나겠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자나던 말던 지금 같이 치킨게임 계속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PC나 노트북 메모리 사고 남은돈으로 치킨 사먹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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