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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주병진 토크 콘서트, 우왕좌왕하다 엎어지다

by 썬도그 201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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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을 좋아했습니다.
그가 무명이었을 때 부터 대마초 사건으로 재기 불가능 할때도 그의 재능을 보고 좋아하고 응원했습니다.
그가 심장병어린이 돕기 국토종단 마라톤을 할때도 지켜 봤습니다. 그리고 그가 80년대 코메디 왕국 MBC에서 활약할 때도 그를 응원했고,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개국공신이 될때는 무명시절 부터 지켜본 저로써는 다른 사람들 보다  성공의 박수를 크게 쳐주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 지난 10여년간 방송계를 떠나 있던 그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미 무릎팍도사에서 그의 녹슬지 않은 개그의 끼를 다시 느낄 수 있었고 방송국에서는 황제의 복귀라고 극진한 대우를 해주었습니다. 그가 하고 싶은 방송은 모두 마련해 주고자  잘나가던 '윤도현의 2시의 데이트'자리도 빼 놓았습니다.

그러나 일이 어긋나는 바람에 라디오 복귀는 수포도 돌아갔고 바로 주병진이라는 이름을 단 토크쇼를 황금시간대에 마련해 주었습니다

 
나이먹지 않은 듯한 주병진, 토크쇼도 80년대에 머무르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대형 토크쇼였습니다. 평소 보기 힘든 가수나 배우 연예인들은 모시고 토크 또는 노래를 곁들인 성찬이었죠. 하지만 주병진과 아나운서 둘이 질문을 하는 그 자체는 진부했습니다. 

사람의 수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송곳같은 기존 매체에 나오지 않았던 거물급 연예인의 속마음이나 에피소드를 얼마나 많이 끌어내느냐가 중요하고 그래야만 사람들이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보는 당위성이라도 생길텐데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주병진 특유의 신사같은 점잖은 멘트나 식상한 질문은 이 주병진 토크 콘서트를 졸립게 만들었고 결국은 그 결과가 동시간에 최하위의 시청률로 돌아 왔습니다.

이미 10년전에 본듯한 내용들과 별 특색없는 토크들. 2011년 현재의 토크쇼 트랜드는 무릎팍 같은 날카로운 질문, 정말 질문하기 힘든 질문, 출연자의 어두운 과거를 건드리면서 그 당시 억울했던 점 변명할 점 혹은 사과등을 끌어내는 성역없는 질문들이 쏟아졌기에 인기가 있는 것이지  그런 80년대식의 접대용 멘트는 먹혀들어가지 않습니다.



 SBS 힐링캠프에게서 배워라
 

 이번 주 힐링캠프가 대박을 쳤습니다.
SBS 힐링캠프에 거물급 정치인 박근혜가 나왔습니다.
놀랬습니다. 박근혜 의원에게 촛불시위나 FTA, 발끈해라는 말을 써가면서 날선 질문 거기에 김제동이라는 정치색이 완전히 다른 출연자와의 날선 질문과 대답이 오고갔습니다.

저래도 되나? 할 정도로 형광등 100개를 킨 아우라를 가진 거물급 정치인을 이리저리 예능식으로 잘 다루더군요.

그리고 여당 거물급 의원을 출연시키는 반감을 다스리기 위해서 다음주에  문재인 야권 대표주자를 모신다고 미리 알렸습니다. 저 또한 박근혜만 모신다고 했다면 보지 않았을 것 입니다. 하지만 다음주에 문재인이 나온다는 예고를 미리 했기에 형평성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봤습니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가 먼저였습니다. 박근혜 의원을 모신다고 하는 말은 주병진 토크 콘서트에서 먼저 나왔죠
그러나 그 다음이 없었습니다. 박근혜를 모시면서 그 다음주에 문재인이나 안철수나  야권 대표주자들중 한명을 그 다음주에 모신다고 했어야 하는데 그냥 박근혜로 끝입니다.  이게 문제였죠.  형평성이 무너진 토크쇼를 누가 볼려고 할까요?

시청률이 깡패죠
시청률이 애국가 시청률로 떨어지자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대변신을 합니다.  기존 포멧을 다 버리고  3가지 꼭지로 포멧을 바꾸었습니다.

어제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이준석이라는 한나라당 비대위의원을 모셨습니다. 20대라는 나이가 더 놀라운 이 사람은 쓰러져가는 한나라당을 진단하기 위해 투입되었고 그 20대라는 나이만이 부각된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 대해서 빠르게 토크쇼를 한 것은 좋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이준석에 반대되는 정치색을 가진 사람을 다음주에 섭외하던지 해야 하는데 그냥 이준석으로 끝입니다.  또한 어제 방송 내용도 이준석의 변명시간을 주는 토크쇼였을 뿐 날카롭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의혹이 있다. 대답해봐라.. 그러면 이준석이 대답을 하고 거기에 대한 검증도 없이 아~~ 그랬구나로 끝입니다.
거기에 과도한 클로즈업(주병진 피부 안좋죠 HD방송에 맞지 않아요)과 간간히 들려오는 작가들과 스텝들의 웃음소리는 토크에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어설픔은 다음 코너에 까지 이어졌습니다.

빨간 소파를 한강의 한 다리 중간에 설치하고 지나가는 시민과 무턱대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은 보기 안쓰럽기 까지 했습니다. 눈물 콧물까지 흘리는 추운 날씨에 한강다리 한가운데 쇼파 하나 놓고 지나가는 아무나 잡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 무슨 조폭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우연성의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길 한가운데서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아무 인터뷰나 하는 모습은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차라리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서민들을 찾아가서 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듣고 그 이야기를 세상에퍼트려주는 것이 더 낫죠

그리고 한 과학자와 2012년 지구 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이 토크쇼가 과학다큐인지 예능인지 교양인지 갈피를 못잡겠더군요. 거기에  개그맨 3명이 더 달라 붙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정신 사납고 재미도 없고 집중도 안되고  어설픈 지구멸망이라는 자극적 소재만 던지는 무책임한 과학자의 모습으로 까지 보여지는 모습.

태평양인지 대서양인지 한 섬이 쩍 갈라져서 작년 일본 동북 지진해일의 수배인 높이 100미터의 지진해일이 뉴욕을 덮친다고 하는 말 까지 하더군요. 자극적인 소재에 초딩적 질문을 하는 개그맨 패널들,  


주병진 혼자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나 봅니다. 그래서 승승장구처럼 개그맨 패널을 붙인듯 한데 별 재미가 없었고
그 결과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다시 갱신했습니다.


주병진의 80,90년대 토크 스타일의  2011년 이식 실패

 
 
 주병진은 거물입니다. 하지만 2011년 과연 주병진이 거물인지 다시 객관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 입니다. 순발력이 좋은 개그맨인지 말을 점잖게 잘하는 스타일인지 주병진의 장점이 먼저 따져봐야 할 것 입니다. 

잘생긴 외모,  넓은 인맥?   뛰어난 입담?  그 장점을 찾고 그 장점을 확대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 할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방송을 쉬지 않고 계속 했던 한때 주병진의 오른팔 이었던 이경규가 주병진보다 더 능력이 좋아 보입니다.

방송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서 아직 장기가 발휘되지 않는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주병진의 장점부터 다시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그 장점이 현재의 대중들이 좋아하는 장점이 아니면 그런 장점을 가진 보조출연자를 몇명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뭐 그렇게 되면 잡탕찌게가 될 것 같기도 하네요

토크쇼 포멧의 변화 시도 좋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병진이라는 인물이 변하지 않으면 어전히 80,90년대 스타일의 진행과 그때 그 모습 그대로 간다면 더 이상 대중이 예전 주병진의 그런 화법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을  프로그램 폐지 후 뒤늦게 깨달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대중들은 주병진 이라는 인물을 싫어하기 보다는 그의 스타일 느릿느릿 하고 수박 겉핡기만 하는 밍밍한 토크쇼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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