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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시청자를 웃기는 개콘, 무대 뒤의 웃기지도 않는 개콘의 군기문화

by 썬도그 201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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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놈은 패야 한다는 논리는 정말 천박하고 경박스럽습니다.
아랫사람이 후배들이 말을 안들으면 무조건 몽둥이를 들고 발로 찰려고만 하는 모습은 한국이 하나의 거대한 병영국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그런 빠따문화라는 한국적인 군기문화에 쪄들어 살았죠.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떠든다고 갑자기 운동장으로 나가라고 하더니 그 여리디 여린 목소리로 군대도 안갔다온 여선생이 군가를 부르게 하면서 기합을 주었습니다. 기가 차더군요. 아니 저 선생님은 여군갔다 왔나?  

이후 이런 빠따 군기문화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서 대학교까지 이어졌습니다.
후배들이 조금만 삐딱하거나 단합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이면 벼르고 있다가 운동장을 뛰라고 했죠. 뭐 구타는 하지 않았지만 그런 문화 자체가 후배들과 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말 안들으면 말 보다는 빠따라는 천박한 습관때문입니다.

전 오히려 군대에서 구타나 단체기합을 덜 받았을 정도로 이상하게 학창시절에 그런 군대문화를 더 많이 접했네요.


 
속사포 같은 빠르고 강한 입담이 주류인 현 시점에 박중훈쇼로 인증된 느린 90년대 토크쇼는 살아 남을 수 없다고 선험적으로 느꼈음에도 주병진이라는 거물급 인물에 매달리면서 포멧은 80년대 그대로인 주병진쇼를 보다가 채널을 돌렸습니다. 정말 지루하고 느리고 재미도 없고 유머도 80년대 유머 그대로인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 식상해서  채널을 돌렸습니다

목요일 밤 시청률 부동의 1위인 해피투게더가 대 변신을 했더군요. 무슨 100분 토론마냥 병품들이 늘어난 모습에 주병진쇼에 놀랬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피투게더를 지켜보다가 듣기 거북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그 듣기 거북한 이야기는 개콘의 군기문화였습니다. 허경환이 신인때 물도 맘대로 못마셨다고 하더군요. 군기가 너무 강해서 아주 경직된 상황이었고 물을 마실려고 생수통 앞에 가기전에 1회용 종이컵을 미리 펼쳐놓고 생수통 앞을  스치듯 물을 종이봉투에 담아서 마셨다는 말에  순간 놀랬습니다. 

아니 군대도 저러지 않는데 저건 또 무슨 분위기인가 했는데  유재석도 크게 놀라더군요. 자기때 보다 군기가 더 쌔졌다고요
그러면서 옹달샘의 유세윤이 뜨둥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뜨둥?

선배가 뜨둥 타오라고 말했는데 이걸 신인이 못알아들은것 입니다. 그걸 못알아들었다고 전체 집합을 시켰다는데요
참 황당스럽더군요. 뜨둥이란..뜨거운 둥굴레차의 약자였습니다.

이런 개콘의 군기문화는 아주 뿌리가 깊습니다.


2005년 그때도 잘나가던 개콘은 큰 내홍을 겪게 됩니다.
KBS 공채 18기 개그맨인 김진철은 20기 후배 10명을 분장실에 집합시켜서 마대자루로 엉덩이를 때렸습니다. 
이후 이걸 고자질 했다는 이유로 20기 후배 14명을 방송국 연구동(이 곳에 개콘 연습실이 있죠) 옥상으로 불러서 '원산폭격'과  각목으로 30차례 때려서 전치 6주 상해를 입혔습니다.

이 사건은 그 당시 큰 이슈가 되었는데 전 이 사건 보면서 개콘안에 만연한 군기문화가 고쳐지지 않는 한 저런 일은 계속될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뉴스에만 안나왔지 지금도 구타가 존재할 것 같습니다.

구타를 없앨려면 집합문화부터 없애던지 다른 방법으로 바꿔야죠. 창의력 높은 사람들인 개그맨들이라면 많은 다른 방법으로 단합을 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텐데요.  솔직히 2005년 김진철 사건도 김진철 혼자만의 문제겠습니까? 재수없게 불어진거죠. 

2005년 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면 좀 그런 군기문화를 고쳐야 할텐데 그때보다 더 강해진듯 합니다.


늘 긴장하라는 선배들의 깊은 뜻이라고 둘러치긴 했지만 깊은 뜻이 물도 제대로 못먹게 하고 담배도 못피게 하는게 깊은 뜻인가요? 조금만 더 깊었다가는 하루종일 눈치만 보고 살고 그게 진리라고 말하겠네요. 


개그맨들이 다른 연예인들 보다 위계질서가 강한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상식선에서 했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 군기문화 없애기도 힘들고 당장 없애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일단 상식적인 선으로 되돌려 놓았으면 합니다
뜨둥 몰랐다고 집합시키는 그런 똘끼는 없애야 하지 않을까요?

팀워크가 패고 까야 나온다는 생각이 바로 선수를 패서 실력과 단결력이 올라간다는 저질 구타 감독들의 정신세계와 개콘 개그맨들의 정신세계가 링크되어 있는 것 아닐까 하네요. 

무대위에서는 시청자를 웃기면서 무대뒤에서는 웃기지도 않는 군기문화를 보이다니 아주 찝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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