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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엄마를 향한 사랑 실천법,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by 썬도그 201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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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otohistory.tistory.com2011-05-15T01:32:050.3810

전 기가 쎈 여자가 너무 싫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너무 싫었습니다. 괄괄하고 목소리 크고 뭐든지 나서기  좋아하는 어머니, 뭐든 앞서서 할려고 하는 그런 적극성이 전 너무 싫었습니다. 이목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어머니의 그런 행동이 다 싫었죠.  사춘기때도 그런 모습은 이어졌습니다.  그런 성격차이만은 아니겠지만 고등학교 들어간 후에 대화가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뭐든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어머니, 그런 모습을 탐탁지 못하게 생각한 저는 자꾸 밖으로만 돌았습니다.

강하셨습니다. 항상 여장부 같으셨고요. 제가 맞고 들어온 유년시절에는 때린 아이 집에 울고 있는 끌고가서 사과를 받아냈습니다. 사과를 받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저를 채근했죠. 남자녀석이 여자아이에게 맞았다고 너도 돌맹이라도 집어서 던지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남들보다 항상 앞서길 원하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너무 싫었습니다.
2천년대 초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식구들은 외할머니 고향이자 어머니의 고향으로 갔습니다. 외할머니가 관에 묻히고 땅속으로 내려가자 어머니가  우셨습니다.  

그리고 "엄마, 엄마"  하는 모습에 제 눈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전 살면서 어머니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을 첨 들었고 관을 붙잡고 우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도 외할머니의 딸임을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앨범을 들여보니  참 곱디 고운 여자가 아버지와 함께 서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녀처럼 활달하게 사시는 그런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가끔 친구분과 통화를 하면서  자기 젊었을 때  젊은 혈기에 못이겨서 했던 행동들을 후회한다고 하시더군요.  그 중엔 저에게 심하게 매질한 모습도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 말을 친구분에게 하시면서 펑펑 우셨습니다.

문 틈사이로 듣게 된 그 통화에 어린시절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녹아내렸습니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한국에 이어 미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엄마 신드롬이라고 하나요? 가장 가까운곳에 있으면서도 가장 늦게 떠오르는 이름이 '엄마'가 아닐까 합니다.  엄마와의 갈등없는 딸이 없고  아이낳고 그 갈등이 계속되는 딸들도 없습니다.   엄마의 모성애는  엄마가 되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하죠.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작가 신현림은 시인인자 사진작가입니다. 이 신현림 작가가 시인인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신현림작가가 사진작가로 소개되는 꼭지를 TV에서 보면서 신기해 했습니다.  미술가가 사진작가로 등장하는 것은 많았지만  시인이 사진작가로?  

지금은  그런 작은 변화가 어렵지 않은 일 아니 어떻게 보면 닮은 매체라고 생각되지만 당시는 좀 뜨악했죠.
시인은 소설사가  수천, 수만단어로 나타내는 감정과 이야기를  수백단어로 압축해서 쓰는 사람들입니다
사진작가는 수십,수백단어로 쓴 시를 단 한장의 사진으로 담아 사람에게 감정과 공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어떻게 보면 시인이 사진작가를 겸하는 것은 정말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신현림 작가가 자신이 찍접 찍은 사진과  글로  우리에게 다시 찾아왔습니다
작가는 어머니를 여윈지 3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와 보낸 시간들과  떠나 보낸 후 느끼는 후회들을 한권의 책에 담았고 그 책의 이름은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입니다


 

인생은 한번이기에  우리는 항상 후회하면서 산다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타이머신을 타고 10,20대의 나를 만나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와 충고 조언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요.  지나고보면 항상 어리숙하고 잘못된 판단과 서투름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이었습니다.   그 10.20대때  누군가가 흔들리는 나에게 중심이 되는 직언과 조언을 해주었으면 하는 가정법을 써보곤 하죠

하지만 분명 그런 이야기를 누군가는 저에게 해주었을 것 입니다. 다만 제가 그걸 멀뚱멀뚱 뭔소리인가 하고 듣고 흘렸을 것 입니다.  지금은  누군가 저에게 그런 소리를 합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해드려, 떠나고 나면  해드리고 싶어도 해드릴 수 없다"
이런 소리를 들을때면  네 그래야죠,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런 말들이 바닥위에 떨어집니다.

이 책은 작가 신현림이 어머니를 떠나보낸 선경험자로써  적은 경험담입니다. 그리고  실천책이기도 합니다.
분명 우리는 어머니나 아버지를 떠나 보낸 후 깊은 후회를 할것입니다. 그 후회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책이 바로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입니다



엄마를 부탁해의 쉬운 실천서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우리 곁에 항상 있지만 그 소중함을 모르는 엄마란 존재에 대한 재인식을 끌어왔다면 그 엄마의 소중함을 실천하는 책이 바로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엄마처럼 참 투박하면서 쉽습니다.   책 제목대로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을 신현림의 사진과 글이 시화처럼 흐릅니다.  

총 30개의 실천강령(?)이 있습니다.
그중 몇개를 소개할까 합니다.

- 화장대 위에서도 사랑을 찾는다 (생활용품 바꿔주기)
- 최고의 사랑은  곁을 지키는 것 (함께 있어주기)
- 함께 천천히 맛있게 (음식 사드리기)
- 사진 찍을 때마다 더 깊어지는 정(사진과 비디오 찍기)
- 시간은 없다, 그때 그때 풀어라(관계 회복하기)
- 손잡고 뛰면 인생이 길어진다(함께 운동 다니기)
- 사랑을 리필해 드립니다(리마인드 웨딩)

이 책은 엄마가 살아 계실때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서입니다.
뭐 해외여행 보내드리고 용돈을 매달 얼마씩 드리고  하는 돈들어가는 일만 적은게 아닙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할 수 있는 행동들입니다.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선배가 인생 후배들에게 하는 조근조근한 목소리 하지만 충고어린 내용이 가득합니다.
특히  딸들이 읽기에 참 좋은 책입니다.  작가가 여자이자 보니 따님들이 읽으면 참 좋은 책이죠. 그렇다고 저 같은 남자가 읽으면 감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30개의 행동지침서중 1.2개만 빼고 모두 자식에게 사용되는 공통 행동 지침서입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느낀것은  우리가 우리 친한 친구들에게 했던 행동중 3분의 1만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한다면 부모님들은 적적한 하루하루를 활기찬 하루하루로 바뀔 것 입니다.

 자식이 먹다 남긴 밥에 물을 말아서 드시고  화장품도 샘플만 쓰시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때는 소녀가 되시면서도 자기 자식이 위험에 처했을때는  사자후로  상대를 제압하는  엄마.
그런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적은  효도레시피 책입니다.
 
"살아계실 때 잘하란 그 흔한 말, 그때는 몰랐다"라는 저자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가득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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