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블로거뉴스 때부터 지켜봤던 다음뷰, 드디어 추천수 1억을 돌파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새로운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 되어서 기존 언론이 담지 못하는 소소한 세상을 알차게 담아냈습니다.
다음뷰의 성공은 네이버에 비해 차별화된 서비스가 거의 없는 다음으로써는 큰 힘이 되었고 네이버의 부러움을 사게 됩니다. 솔직히 다음의 서비스들 다음로드뷰만 네이버보다 먼저 했지 대부분의 서비스는 네이버 따라잡기 아닙니까?
어제 애플이 자사의 제품을 카피캣했다면서 삼성전자를 제소했는데 포털이야말로 네이버 카피캣들 아닙니까?
네이버가 인기검색어 서비스를 하니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 모두 실시간 인기검색어서비스를 하고 지식인 서비스를 하니 비슷한 서비스 선보이고 네이버 지식쇼핑을 하니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포털 메인 페이지까지 색깔만 달랐지 비슷한 모습에 제 얼굴이 다 화끈 거리더군요.
다음뷰는 다음이 가진 유일한 아이덴티티였습니다. 다음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고 다음의 킬러서비스가 될 수 있었던 다음뷰
다음은 이 다음뷰의 성공에 고무되어 크게 키우긴 하지만 솔직히 요즘 다음뷰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죠. 다음에서 다음뷰의 성장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것도 있을 테고 저 스스로도 다음뷰가 현상유지나 하다가 언젠가는 사라질 서비스라고 보이기도 합니다. 포털들 특히 다음이 SNS에 홀릭해서 그쪽에만 전력투구를 하는 모습 속에서 다음뷰는 서서히 사그라지는 봄꽃처럼 후드득 떨어질 것 같습니다. 여기에 많은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폐쇄하고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떠나고 있는 모습도 많습니다.
블로그 운영하는게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데요. 반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얼마나 간단합니까? 스마트폰으로 블로그 운영하긴 힘들어도 페이스북은 운영하기 쉽습니다.
메타블로그들의 몰락
이 올블이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제가 2007년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저를 가장 예뻐해 주었던 곳은 올블로그입니다. 2007년은 메타블로그라는 블로그들의 우물터가 많았습니다.
블로그코리아, 올블로그, 블로그플러스등이 있었죠. 메타블로그마다 약간의 특색들이 있어서 자신의 성향에 따라서 찾아가는 메타블로그가 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플러스 모두 가게문은 열고 있으나 장사는 안 하는 상태로 변했습니다. 예전의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사라지고 시골의 무인점포 같은 가게가 되었죠.
관리도 특별히 하지 않는 것 같고 그냥 몇몇 사람들만이 들락거리는 곳이 되었습니다.
블로그코리아 같은 경우는 기존의 서비스를 하나둘씩 내리고 있는 상태고 올블로그도 위드블로그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거의 서비스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하는 블로그 파티도 올해는 소식도 없네요.
거기에 올블로그 탑100 발표도 안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몰락이 왜 일어났을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이런 메타블로그들의 몰락의 큰 원인을 다음뷰에서 찾고 싶습니다.
블랙홀 같은 포털서비스
안철수 교수는 한국에는 중견기업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만 있을 뿐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없다고 했습니다. 최근에 1조억 원의 매출을 넘긴 신생기업은 NHN과 웅진만이 유일하다고 하죠.
대부분의 대기업은 수십년전에 대기업이 되어서 지금까지 대기업을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중소기업은 대기업 하청업체 수준이고요. 이렇게 한국은 대기업만 살아 남고 나머지 기업은 모두 대기업 납품업체 혹은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하청의 재하청의 재하청을 하는 악습이 계속되는 것이죠. 분명 인건비를 하루 10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직접 공사를 하는 인부의 하루 일당은 하루 5만 원이라는 현실, 그 나머지 5만 원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모두 중간의 하청업체들이 착복한것인데요. 이런 식의 관행이 팽배하다 보니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일의 능률이나 능력은 많이 떨어집니다. 농수산물만 유통마진이 많은 게 아니라니까요
인터넷포털도 마찬가지입니다.
2천년대만 해도 한국에 수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나왔습니다. 정말 하루에 하나씩 들려볼 정도로 엄청난 다양성에 놀랐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금 보세요. 이렇다 할 인터넷 서비스, 신기하고 재미있고 기발한 서비스가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나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예전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창업을 하고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데 지금은 전멸했을 정도입니다. 그 이유는 포털에 있습니다.
돈 된다 싶은 사업이 있으면 그걸 포털이 낼름 내놓습니다. 소셜커머스가 뜬다고 하니까 다음에서 소셜커머스 서비스 내놓는 것 보세요. 메타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뷰가 나오자 여타의 메타블로그들은 힘을 못쓰게 됩니다.
다음뷰 메인에 뜨고 포털 다음 메인페이지에 뜨면 하루 5만 명이 방문하는데 누가 올블로그에 기웃거리겠어요. 저 같아도 같은 글을 쓰고도 올블로그에 있는 것보다 다음뷰에서 노는 게 더 낫죠. 이런 파괴력에서 여타 메타블로그들이 따라오지 못합니다.
여기에 다음뷰는 돈도 줍니다. 추천잘해도 돈 주고 글 잘 써도 돈 주고(지금은 사라졌지만) 지원되는 금액이 메타블로그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파괴력도 세고 돈도 주고 이러니 다음뷰가 장사가 안될 리가 없죠. 물론 다음뷰만의 시스템이 좋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 점 분명 간과할 수 없죠. 다음뷰가 포털서비스라는 이유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포털서비스이기에 받는 혜택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죠.
인터넷계의 대기업 포털
온라인도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 그 인터넷의 룰도 오프라인의 룰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넷이라는 물류비가 빠진 모습만 다르지 대부분 똑같죠. 한국의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배끼거나 중소기업을 사버리는 모습 속에서 한국은 중견기업이 사라졌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중에 포털과 옥션 같은 쇼핑사이트 말고 꾸준히 사람을 끄는 곳이 있나요?
뭐 거대 커뮤니티 싸이트는 제외하기로 하죠.. 거긴 새로운 서비스라기보다는 예전부터 있고 앞으로도 있을 서비스니까요.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 모습, 나와도 포털들이 곧바로 따라해서 모두 흡수하는 모습. 새로운 검색사이트도 나오지 않고 나와도 포털이 먹어버리는 모습. 첫눈을 무척 기대했는데 네이버가 먹어버렸죠. 미투데이도 네이버가 먹었고요
싸이월드는 어떤가요? SK컴즈가 집어 삼켰고 엠파스를 먹어치우더니 공중분해 시켰습니다. 테터툴즈는 구글 먹어서 분해시켜 버렸고요. 이렇게 포털들이 뭔가 돈이 된다 싶으면 다 먹어 삼키고 있습니다. 이런 생태계에서 어떤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까요?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다음뷰는 분명 좋은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다음뷰만의 특색이 있습니다. 딱 보면 이런 글은 다음뷰가 좋아하겠군 하는 글들이 있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음뷰의 입맛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블로그플러스는 연예가십기사를 전문적으로 중계하는 곳이었고 올블로그는 정말 가벼운 그러나 감정적인 글들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다음뷰에서 베스트로 선정해서 확대 재생산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글은 소멸되는 현상.
다음뷰에 잘보기이기 위한 다음뷰를 위한 글을 쓰는 현상이 비일비재한 요즘 모습에서 과연 다음뷰의 성장이 인터넷 블로그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1억 추천을 축하하지만 그 축하뒤에는 다음뷰가 인터넷 블로그 총통이 되어가는 거대 권력자의 모습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