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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학로에서 약속이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이 지는 가운데 화재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사진출사 약속이었는데 종각부터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오늘같이 날이 맑고 구름이 여름처럼 살짝낀 하늘이 가장 사진에 담기에 좋은 날 입니다. 티끌하나 없는 하늘은 어제의 소나기와 천둥번개가 선물해준 하늘이죠. 하늘에 취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대학로 쪽으로 향했습니다. 종각에서 대학로까지의 거리는 좀 먼 거리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의 필수 덕목은 튼튼한 다리입니다.
좋은 사진은 발품에서 나오지 자동차 같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교통수단으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걸음걸이 속도가 딱 좋습니다. 아무리 빨라야 자전거속도입니다. 그 속도 이상으로 지나가면 좋은 사진먹이감은 바로 바로 휘발되어 버립니다.
종로 2가를 지나 종로 3가를 가고 있을때 귀에꽂고 있던 라디오에서 종로5가 신진시장에서 화재가 났다고 하더군요
교통정보 뉴스였는지 그 뉴스에 종로 5가쪽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미국의 프리랜서 사진작가들은 사고현장을 먼저 찍기 위해
경찰 무선 주파수를 해킹해서 사고현장에 때로는 경찰보다 빨리 도착해서 현장의 생생감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습니다
종로5가는 큰 빌딩과 좁은 골목길 사이로 음식점과 의류, 원단가계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가끔 저곳을 가는데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강렬한 생명력입니다. 좁은 골목길과 원색의 간판들이 무질서하면서도 질서를 갖춘 하나의 정글같은 생태계하지만 정감어린 그리고 구수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곳이죠. 두산 이라는 대기업의 마크가 선명한 거대한 빌딩앞에 신진시장에 하얀 연기가 나옵니다. 불이 다 꺼졌구나 했습니다.
그러나 연기가 계속 올라옵니다. 잦아드는게 아니라 연기가 더 켜서저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게 아니구나 생각이 들어 화재주변을 돌아봤습니다.
연기가 종로5가 거리를 덮고 있습니다.
청계천에 인접한 상가들에 화재의 연기가 몰려들었습니다.
경찰들은 주황색 접근금지 띠를 사방에 두루고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도심의 화재라 유동인구가 많고 복잡한 시장이라서 화재 진압이 쉽지 않은듯 합니다. 경찰들도 마스크를 쓰고 시민들을 통제하네요
이때 한 아주머니가 화재현장 근처에 가게가 있다면서 가야한다면서 걱정을 하더군요. 주변 분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큰 화재가 아니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화재 현장은 보이지 않지만 핏줄같은 물 호수들이 화재현장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화재현장을 빙빙돌다가 화재현장을 카메라로 담는 기자인듯한 분들을 봤습니다. 저 빌딩위에서 취재를 하네요.
그리고 봤습니다. 화마가 할키고간 현장의 모습을 봤습니다. 주변상가 사람인듯한 분들은 저 가게의 주인을 아는듯 여러가지 카터라 통신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화재는 다 진압된게 아니였습니다. 거대한 연기가 계속 흘러 나오네요.
골목을 더 돌아 화재현장을 봤습니다. 이곳을 몇번 지나가봤는데 그때마다 흥미롭게 봤던것은 기와가 있는 한옥건물이 많았다는 것 입니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한옥을 보니 저절로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나네요. 화재가 난 곳도 종로에 많은 한옥상가였습니다.
파란 모자를 쓴 소방관이 화재가 진압된 현장에 완전진압을 위해 불씨를 제거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숭례문 화재에서도 봤듯이 한옥건물 화재진압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닌가 봅니다. 기와는 방수재질이라서 기와위에 물을 뿌려봤자 그 밑에서 타고 있는 불을 잡지 못합니다.
그래서 기와를 다 제거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근처건물로 올라가 봤습니다. 기자들이 있던 건물입니다. 올라가는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옥상을 폐쇄한다고 하네요. 건물이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마치 60년대 건물처럼 난간도 없고 복도 조명도 없는 건물이었습니다.
재개발 예정 건물 같아 보일정도더군요.
옥상에 올라가지 못해 창문으로 화재현장의 담지 못 하고 내려오다가 복도창문으로 화재현장을 보는 분이 있었는데 양해를 구하고 노파인더 샷으로 몇장 눌러서 담은 사진입니다. 큰 화재는 아니지만 처참한 화재현장이 보이네요. 집에와서 뉴스를 보니 총 2억2천만원의
피해가난 화재라고 합니다. 약 6에서 7곳정도의 상가와 식당이 불에 탔네요. 한블럭정도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화재보험에 들어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화재현장 주변엔 화재를 조사하는 조사관들이 배치되어 최신 DSLR로 사고현장을 사진으로 담고 있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 지나가니 한 아주머니께서 저쪽 건물을 올라가서 찍으라고 조언을 해주시네요.
사진기자로 봤나 봅니다. 제가 사진을 찍고 있을때 방송국 사진기자나 카메라맨 한명도 없더군요. 처음에 왔다가 작은 화재라서 다 철수했나 봅니다.
높은 건물에본 화재현장은 처참했습니다. 한 블럭이 폭격을 맞은듯 검은빛과 하얀 연기를 내면서 폭삭 주져 않았습니다. 소방관들이 호수 두개로 잔불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옥건물이라서 기와 밑에서 계속 올라오는 연기를 잡기 위해서 위에서 혹은 아래서 물호수를 쏩니다.
그런데 연기가 계속 납니다. 화재가 다 진압된게 아니라 옆건물에 옮겨붙었다고 합니다. 저 큰 6층짜리 건물은 약 3층까지 불길에 닿았으나 다행히 건물 전체로 번지지 않았고 그 앞건물은 2층에서 3층짜리 건물에 불이 붙었습니다. 그곳에는 서점이 있어서 책에 불이 붙어서
화재진압이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저녁노을이 지는 가운데 화재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옥상에서 카메라로 담고 있는데 주변상가분들이 지나가는 말들을 하네요.
귀동냥으로 듣게 되었는데 저곳이 재개발을 위해서 보상비를 주고 내 보내렬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나간다고 버틴곳이라고 합니다.
보상비들고 다른데 갈곳이 없기 때문이죠. 보상비가 다른곳에 정착하고 남을 돈이라면 몰라도 보상비에는 입주할때 낸 자릿세인 권리금에 대한 보상도 없고 턱없이 작은 보상비에 단골손님까지 버려가면서 이주할 생각이 없기에 버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시나 정말 혹시나 못된 마음을 먹은 사람이 일부러 불을 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이 진실일지 아닌지는 나중에 조사하면 나오겠죠. 하지만 그 말이 쉽게 지나가지지 않는게 종로를 이잡든 많이 다녀보면 대로변의 높은 건물과 다르게 그 뒤에는 슬럼화된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건물들이 오히려 더 정감있고 한국적이라서 잘 보존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개발론자들에게는 지우고 싶은 오점과 같은 곳인가 봅니다. 서울시는 그런곳을 정비할려고만 하고 있네요
서로 공생하면 참 좋을텐데 싹 밀고 다시 시작할려는 모습만이 정석이라는 모습만 보여서 짜증이 나네요.
사고현장을 열기가 식기전에 담을려는 사고현장 조사반이 보입니다. 높은 건물 옥상에 장독대가 있는것도 이채로운데 위험하게 사진찍는 모습도 열정적으로 보입니다.
옆에 있던 건물의 2층에 소방관들이 올라가서 잔불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에 불길이 있는지 연신 물을 그곳에 쏘아 대고 있습니다.
높은 건물 옥상에서 화재현장을 찍는 모습이 위험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모습에 감동스럽기 까지 하네요.
마포 종로 중구등 많은 소방차들이 왔습니다. 적어도 50대 정도가 온듯 합니다.
큰 화재는 아니였지만 도심에서 일어난 화재라서 많은사람들이 관심있게 봤습니다. 화재원인을 밝혀서 이런 화재가 없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곳은 원단가계들이 많아서 화재나면 큰 화재가 나겠더군요. 화재현장을 사진으로 찍고 내려오면서 복도에 떨어진 불이 붙은 담배꽁초를 보고 신발로 지긋이 누르면서 역시 화재는 자기집이 타봐야 아이고! 소리가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피해를 입은 가게와 식당에 화재보험이 들어있길 바라며 사고원인이 꼭 밝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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