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포토 이미징쇼라고 하는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재자전이 개최를 안 한다고 하네요. 20년 넘게 매년 개최되던 사진영상기재자전이 안하는 이유는 인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소니나 니콘 같은 대형 카메라 제조사들이 참여를 안 하고 작년도 캐논만 겨우 참가하는 걸 보면서 카메라 제조사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카메라가 사진 촬영 도구가 아닌 영상 도구로 생각한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참가를 안 하려면 이 전시회에도 참가를 안 해야 하는데 니콘 같은 경우는 이 전시회에 참가했더라고요. 바로 KOBA(코바)라고 하는 방송, 영상, 조명, 미디어, 음향 장비 전시회입니다. 코바는 일반인들이 관람하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높은 전시회로 주로 방송과 프로덕션 영화 촬영 관계자 등등 영상 매체를 제작하는 분들을 위한 전시회입니다.
사진과 영상 모두 카메라로 촬영하고 카메라들이 영상 기능과 사진 모두 촬영이 가능하지만 영상은 사진과 달리 꽤 문턱이 높습니다. 사진이 국민 취미가 된 이유가 쉽기 때문입니다. 구도 잡고 조리개 조절하고 누르면 끝이니까요. 그런데 영상은 달라요. 촬영이 시작이고 자막, 더빙, 편집과 효과 등등 하나의 영상물을 제대로 만드려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합니다. 물론 기록 영상으로만 담으려면 누구나 쉽게 담지만 제대로 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즘 유튜브가 대세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KOBA 전시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진영상기자재전도 안 하기에 더욱 더 기대를 가지고 오늘 갔다왔습니다.
2023 KOBA 전시회 관람 리뷰
KOBA 2023은 코엑스 A홀과 C, D홀에서 개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인 19일까지 전시를 합니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대부분일 정도로 작년보다 더 활력이 넘치는 풍경이었습니다.
A홀은 음향 조명 전문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습니다. 그러나 전 음향 기술이나 시설에 큰 관심이 없어서 대충 둘러봤습니다.
주로 공연장에서 대 활약을 하는 조명과 음향 기기 업체들이 간이 콘서트장을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네요. 저런 하나하나가 콘서트장의 흥을 펌핑해주죠.
다만 예년과 달리 좀 규모가 작아진 느낌도 많이 들더라고요.
3층 C홀에 가니 드디어 카메라 제조사들의 부스가 보였습니다. 캐논 부스에서는 캐논의 영상 카메라인 C시리즈와 캐논 R5C 풀프 미러리스가 출전했습니다.
작년에 봤던 카메라네요. 캐논 R5에 냉각팬을 달아서 영상용으로 만든 R5C입니다.
최근에 나온 캐논 파워샷 V10을 실물로 봤습니다. 이 카메라는 캐논이 단종시켰으나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고 사용하고 있는 셀프 영상 촬영하기 너무 좋은 빅시아 후속기라고 하네요. 작은 틸트업 LCD가 있는데 크기는 크게 줄어서 액션캠 보다 약간 더 큰 크기입니다. 그러나 방수가 되지 않고 액션캠은 아니라고 해요. 주로 일상 기록, 셀프 동영상 촬영용인데 광학 손떨방도 없고 LCD 창도 작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애매한 제품입니다. 신기하긴 한데 잘 팔릴지는 모르겠네요.
캐논 부스도 신제품은 파워샷 V10 딱 1개이고 부스도 너무 작아서 이게 뭔가 했네요. 캐논 R8을 현장 구매도 가능한데 공식 판매가와 동일해서 현장 구매 매력이 전혀 없네요.
신제품, 신기술은 많이 보이지 않네요. 그나마 가장 신기했던 것은 K.FLOW라는 디스플레이입니다. 빔프로젝트 맵핑 기술과 3D로 튀어나오는 움직이는 디스플레이입니다. 마치 부조 같았어요. 이 기술은 미국 뉴욕에서 빌딩 외벽을 이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죠.
그리고 니콘입니다. 니콘은 사진영상기자재전 출전 안 한지 꽤 오래 되었어요. 한 5년 이상 참가를 안 해서 장사가 안 되나 했는데 실제로 매년 판매량이 떨어지고 현재는 미래가 어두운 회사입니다. 뭐든 다 느리게 대응하다가 주류에서 밀려버렸네요.
그런 니콘이 KOBA 2023에 출전한 이유는 최근에 출시한 니콘 Z8 때문입니다. 이 새로운 카메라를 소개할 장소로 코바를 선택했네요.
니콘 Z9는 기계식 셔터를 제거하고 전자식 셔터만 넣은 카메라로 영상 촬영용으로도 많이 사용하지만 기자들의 프레스용 카메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 니콘 Z9에서 하단을 잘라 버려서 기동성을 키운 카메라가 니콘 Z8입니다.
모든 기능이 니콘 Z9와 동일해서 미니 Z9라고도 하죠. 틸트 LCD는 4축 방향으로 세로 모드 로우 앵글 촬영도 가능합니다. 가격도 100만원 이상 니콘 Z9보다 저렴해서 인기가 높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니콘 Z8이 나오면 누가 Z9를 사려고 할까요? 전 팀킬이라고 느껴지네요. 여러모로 포지셔닝이 묘한 카메라네요.
부스는 썰렁했습니다. 사진영상기자재전은 많은 모델이 등장하고 카메라를 여러 곳에 배치하고 판매도 하고 체험도 하고 상담도 하고 규모가 엄청 큰데 KOBA는 인기 전시회도 아니다 보니 방문객은 많지 않네요. 전체적으로 규모가 작네요.
내년에도 사진영상기자재전이 없으면 앞으로 카메라나 카메라 렌즈 구매할 때 유튜브 리뷰나 블로그 리뷰만 보거나 총판 매장에서 체험하고 사야하는 시대가 올 듯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스는 KBS였습니다. 이 KOBA도 절정기였던 2018년 전후에는 MBC, KBS, SBS, CBS까지 참가해서 이벤트도 학 자사의 기술 자랑을 심하게 했는데 꼴랑 KBS만 참가했네요. 뭐 KOBA만 이러는 건 아닙니다. 갈수록 전통적인 대형 전시회들이 규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원인이라고 하기엔 경기 좋을 때도 전시회가 갈수록 축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TV문학관 사진들이 있기에 뭔가 하고 봤더니 필름이 있더라고요. 필름? 궁금해서 물어보니 놀랍게도 TV문학관 주말 단막극을 무려 16mm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합니다. 에? ENG 카메라 아니고요? 더 놀라운 건 당시 예능도 필름으로 찍었따고 해요.
그래서 필름 엄청 썼다고 해요 .뉴스는 ENG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생방송이나 쇼 예능은 ENG카메라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러나 드라마나 TV문학관과 일부 예능은 필름으로 촬영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디지털 작업을 해서 저장하고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놀라운 사실이네요. 16mm를 사용한 이유는 영화 같이 35mm 필름을 감당할 제작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UHD 해상도로 만들어서 밤 12시에 방영한다고 하네요.
유튜브에 80년대 방영한 TV문학관이 올라와 있는데 TV문학관으로 뜬 배우들이 많죠. 방영 당시는 너무 재미없어서 가끔 봤는데 나이들어보니 이런 문예 영화들 속 인물들에 푹 빠지게 될 때가 많더라고요. 인간 삶이 다 거기서 거기죠.
유쾌한 생각의 짐벌들도 전시되어 있고 썬포토와 세기 p&c 부스도 있는데 영상 촬영 장비 위주 전시회라서 그런지 영상 장비들이 대부분입니다. 4년 전에는 대중성 높은 유튜버들을 위한 장비 소개도 많았는데 2023 KOBA는 그런 부스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소니 부스를 보고 한 숨이 나오네요. 최근에 출시한 소니 ZV-E1도 안 보이고 너무 규모가 작아셔서 깜짝 놀랐네요.
오히려 블랙매직 부스가 더 크고 다양한 제품 전시를 하네요.
삼양렌즈도 참가했는데 삼양은 XEEN이라는 영상용 렌즈 시리즈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가성비 렌즈로 유명한 삼자이츠 라고 할 정도로 해상력도 좋아요.
최근에 출시한 35~150mm f2.0~f2.8 렌즈도 있네요. 이 렌즈 하나면 35mm, 50mm, 85mm 인물용 단렌즈 안 사도 될 정도입니다.
버츄얼 스튜디오가 요즘 영상계의 화두죠. 블루스크린 앞이 아닌 대형 LCD에 배경 영상을 띄우고 그 앞에서 연기하거나 자동차 촬영장면도 찍기도 하죠. 파주에 가면 CJ가 만든 초대형 버츄얼 스튜디오도 있고요. 영상 제작의 신성인 한국의 저력이 보여지기도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올해 KOBA 2023은 예년보다 규모가 좀 작아져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