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2는 극장가에 단비가 되어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설 연휴 개봉에서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용기 있게 개봉해준 자체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해적2 도깨비 깃발은 총 제작비 235억으로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을 돌파하지 못하고 132만 관객만 동원했습니다.
아쉬운 결과입니다만 이 영화의 재미를 보면 132만 명 관객 동원이 코로나 시국이 아니였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적2 도깨비 깃발>은 졸작입니다.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입니다. 개봉한 지 1달이 지나서 바로 넷플릭스에서 개봉을 한 이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큰 손해를 메우기 위해서 넷플릭스에 올린 듯합니다.
해적2 도깨비 깃발이 펄럭이지 못한 이유 3가지
1. 미스캐스팅
배우 강하늘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연기 스펙트럼이 꽤 넓으면 넓은 배우입니다. 그러나 코믹과 액션이 잘 비벼져야 하는 영화 해적 시리즈를 이어받기에는 코미디 연기가 영 약합니다. 이는 배우의 연기력이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시나리오와 연출이 더 문제입니다만 배우의 이미지가 이 해적 시리즈와 영 어울리지 않습니다.
보면서 강하늘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단언컨데 단 한 번도 웃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강하늘보다 더 문제점은 한효주입니다. 강하늘은 영화 <스물>이나 <청년 경찰>이라는 코미디 영화에 좀 출연했지만 한효주는 아닙니다. 순정 멜로나 액션 영화만 출연하고 그게 가장 어울리는 배우인데 코미디 영화에 출연을 시켰다는 자체가 미스 캐스팅입니다.
한효주의 필모를 보면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많지 않고 그나마도 멜로 영화가 인기가 높았습니다. <광해 : 왕이 된 남자>가 있긴 하지만 그 영화에서는 이병헌과 다른 배우들이 웃음 슛을 날렸지 한효주의 코믹 연기는 없습니다. 그런데 해적 시리즈는 다릅니다. 남녀 주인공 모두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아야 봅니다.
전작인 김남길, 손예진 보세요. 두 사람의 코믹 캐미가 찰떡찰떡합니다. 그래서 연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4년 개봉해서 생각지도 못하게 대박을 터트린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은 명랑이 개봉한 해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무려 866만을 기록한 흥행 영화이고 저도 뒤늦게 보면서 이걸 영화관에서 뒤늦게라도 봐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꽤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전작이 성공한 이유는 하나는 배우들입니다. 김남길, 손예진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배우인 유해진과 이경영까지 뛰어난 코믹 연기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해적2 도깨비 깃발>은 4명의 주연배우 모두 미스캐스팅입니다. 그나마 이광수가 간간히 웃음을 주긴 하지만 강하늘과 한효주는 캐미도 별로고 두 배우의 대사나 연기도 참 어색하고 과장됩니다. 한 20분 보다가 망했구나를 느낄 정도로 전작과 너무 달라서 실망감이 가득하네요.
주연 배우만 미스캐스팅이 아닙니다. 조연 배우들 몽땅 다 미스캐스팅입니다. 해적 시리즈는 주연도 웃기지만 주연보다 조연들의 깨알 재미와 웃음이 수시로 빵빵 터집니다. 지금도 우울할 때 유튜브에서 해적 클립 영상을 보면서 웃음을 주입하고 있을 정도로 유해진과 조연들의 연기는 해적이 왜 인기가 높았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유해진도 없고 다른 조연 배우들도 모두 안 보입니다. 왜 이럴까요? 왜 전작의 배우들을 캐스팅하지 않고 새로 만들었을까요? 시간이 오래 지나서요? 그럴 거면 새로운 간판 달고 출항시키지 왜 전작에 기대게 해서 보는 내내 전작과 비교하게 만듭니까?
이 미스캐스팅을 살펴보려면 감독을 봐야 합니다. <해적2 도깨비 깃발> 감독은 김정훈 감독으로 1편의 감독인 이석훈 감독이 아닙니다. 김정훈 감독은 그런대로 재미있게 본 <탐정 : 더 비기닝>을 연출한 감독입니다. 그래서 그랬나요. 빌런이 영 어울리지 않은 권상우를 캐스팅합니다. 권상우는 코믹 연기가 좋은 배우지 이런 역할 어울리지 않습니다. 차라리 인맥을 사용하려면 성동일을 적극 사용하죠. 주연, 조연 모두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듯한 연기에 짜증만 나네요.
2. 클리세가 가득한 조악한 스토리
보면서 한숨이 나올 정도로 뻔한 장면인 클리세가 가득합니다. 관객의 예상과 달라야 흥미가 생기죠. 1분 후에 키스하겠구만 하면 키스를 합니다. 무슨 쌍팔년도 영화도 이렇게 안 만들 겁니다. 클리세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해적2 도깨비 깃발>은 클리세가 너무 많습니다.
고려 왕조가 이성계에 의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자 고려 왕실의 금은보화를 실은 보물선이 사라졌고 그 보물선을 찾으러 떠나는 보물섬 찾는 명랑 액션 영화입니다. 스토리 자체도 참 문제죠. 땅에서 날고 기는 산적들이 한 번도 타보지 못한 배를 타고 해적이 된다는 이 1줄만으로도 얼마나 웃깁니까? 그런데 2편은 이게 없습니다. 한줄로 정의하자면 웃기려고 하다가 모두 자빠진 영화라고 할까요. 상황이 주는 웃음 구간도 없습니다. 이런 스토리가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네요. 235억이나 들어가는 영화가 스토리가 이렇게 엉성
게다가 어떻게 조연들의 개성을 하나도 찾아주지 못합니까? 해적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은 뛰어난 조연들이고 조연들마다 약간이라도 서사를 넣어서 캐릭터를 어느 정도 구축합니다. 그러나 <해적2 도깨비 깃발>는 없습니다. 전체적은 스토리 컨셉도 재미없고 배우들의 연기도 절망스러운 수준입니다.
시나리오가 너무 조악해서 누가 썼나 봤는데 해적 1편에 7급 공무원을 쓴 분이네요. 아니 왜 2편은 이렇지 했는데
망작으로 유명한 박진영 주연의 5백만불의 사나이가 눈에 띄네요. 그럼에도 1편을 쓴 작가분이자 하리마오 픽쳐스 대표인 분이 이런 저질 시나리오를 쓸 수 있나요? 스토리는 그렇다고 쳐도 대사들이 왜 이리 재미가 없나요.
3. 감독
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영화는 감독이 다 책임져야 합니다. 다만 시나리오가 너무 저질이라서 감독이 모든 욕을 다 먹을 수 없습니다만 저질 시나리오라면 수정을 하던가 연출을 맡지 말았어야 할 정도로 감독의 연출도 형편없습니다. 235억이나 들어가는 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를 그럼에도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었지만 그게 없네요. 영화 스토리도 연출도 다 엉망이네요.
그래서 한 20분 보다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찔끔찔끔 보다가 리뷰를 쓰려면 다 보고 써야 하기에 뱃멀미가 느껴졌지만 꾸역꾸역 봤습니다. 그리고 후반에 유일한 장점이 나옵니다. 안 봤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놀라운 CG에 한국 영화 맞아?라고 감탄의 연속인 후반
영화 초반 해파리가 별처럼 떠 있는 장면을 보면서 CG에 돈을 다 투입했구나를 느꼈지만 영화 후반의 CG의 향연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어? 이게 한국 영화가 맞나? 할리우드 블럭버스터급 물 CG와 액션 장면을 보면서 감탄만 했습니다. 여전히 두 주연 배우 나오는 장면은 인상이 써지지만 CG 장면과 거대한 파도와 불기둥을 재현하는 장면을 보면서 한국 CGI 실력에 물개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비록 영화 <해적2 도깨비 깃발>는 졸작이지만 한국 CGI 수준을 목격해서 좋았고 저 실력에 뛰어난 연출과 스토리와 배우들이 붙으면 전 세계에서도 먹힐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 회사가 이렇게 잘 만드나 했더니 역시나 한국을 대표하는 CGI 업체인 덱스터네요. 덱스터의 기술력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더 일취월장해졌네요. 보면서 가슴이 웅장해졌습니다. 동시에 이런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이렇게 밖에 못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해적2 도깨비 깃발>의 주인공은 CGI였습니다. 영화 후반 10분간의 바다 액션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랐다고 할 정도로 CGI 기술력이 엄청나네요. 앞으로 나올 한국영화들이 너무 기대가 됩니다.
CG가 주인공인 참 이상한 영화이자 1편의 재미의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2편은 나오지 말았어야 할 영화로 느껴질 정도로 못 만들었네요.
별점 : ★★
40자 평 : CG가 하드캐리하는 이상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