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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타다 홍보 다큐 같은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by 썬도그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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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라는 정말 근사한 로고를 달고 다니는 카니발을 하나 둘 보면서 와! 로고 멋지다라고 수차례 감탄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뭔지 크게 궁금하지는 않았습니다. 전 차도 없지만 택시도 거의 타지 않습니다. 택시가 무척 편리하고 2명 이상 이동할 때는 타지만 혼자 이동할 때는 택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한국 택시 서비스가 너무 안 좋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변하지만 택시 서비스는 변하지 않네요. 30년 전이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택시 서비스는 좋지 못합니다. 제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경험해 보신 분들이 잘 아시잖아요. 내가 돈을 내고 타지만 남의 차 얻어 타는 느이죠. 그래서 기사님 듣고 싶은 노래 틀고 라디오 듣고 하기 싫은 정치 이야기를 줄기차게 합니다. 

이런 저질 승차 서비스를 일관되게 수십 년 간 유지하는 것도 참 놀라운 일입니다. 정말 택시 서비스는 안 변합니다. 물론 싸잡아서 말하는 건 아닙니다. 친절한 기사님도 많으시니까요. 그러나 미꾸라지 1마리가 맑은 물을 흐려 놓듯이 승차거부에 무매너, 과속, 합승 등등 수 없는 불쾌한 경험이 모여서 서비스 질 안 좋은 대한민국 택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한 서비스가 타다입니다. 타다는 카카오 택시 같은 앱을 이용한 단순 택시 호출 서비스가 아닌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합차 호출 서비스였습니다. 카카오 택시와 달리 타다 기사님이 호출을 받은 후 승객을 태우기 전까지 그 승객이 어디까지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태우고 난 후에 목적지를 알 수 있기에 승차 거부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운전을 하지 않고 대기를 하는 시간에도 수익이 보장되기에 사납금이라는 조바심을 일으키는 굴러오는 돌도 없습니다. 

그렇게 타다는 시장에서 혁신을 불러왔고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1인승 카니발이라서 많은 사람이 함께 타서 이용할 수도 있고 큰 짐이 있는 분들도 애용했습니다. 가격은 택시보다 비쌌지만 뛰어난 서비스 품질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타다는 다시 시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타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가 바로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입니다. 

타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이런 다큐가 나온 자체가 좀 놀랐습니다. 어떤 기업을 소재로 한 다큐가 나오기 쉽지 않죠. 그러나 타다는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 사회문제가 되고 수 없이 뉴스에 나와서 그 타다의 문제점과 혁신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저도 이 이슈에 참여해서 여러 이야기를 SNS에 했습니다. 

지금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법으로 막혀서 사라졌지만 타다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 또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나 해서 넷플릭스에 이번 주에 올라온 이 다큐를 봤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는 타다 이슈를 통해서 대한민국에서 혁신과 규제와 기득권 사이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룬 다큐가 아닙니다. 초반에는 타다 금지법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지만 후반은 그 이후의 타다가 어떻게 다시 시작하는지에 대해서 초점을 맞춘 다큐입니다.

타다 이슈의 본질을 담지 못한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타다 이슈를 다시 꺼내보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누구든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단 예외 사항이 있는데 외국인을 태울 때, 자동차를 6개월 이상 장기가 임차하는 법인, 국가 또는 지방단체와 함께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허용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를 빌릴 때는 자동차를 빌리거나 또는 내 차를 다른 사람이 운정하게 하는 대리 운전은 가능하지만 자동차도 빌리고 운전사도 빌리지는 못하게 해 놓았습니다. 단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리는 사람은 운전사까지 구할 수 있습니다. 이 항목의 원래 이유는 관광객들을 위한 사항입니다. 

관광할 때 보면 승합차와 운전자를 함께 구해서 관광하는 가족들 많죠. 그런 분들을 위해서 택시보다 큰 승합차와 기사를 함께 빌릴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타다는 이 항목을 유심히 보다가 사업으로 만듭니다. 11인승 카니발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에 운전면허가 있는 프리랜서 운전기사들을 구합니다. 그리고 그 운전기사들에게 서울 시내 그냥 막 돌아다니거나 대기하고 있다가 호출이 오면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이동을 시켜주면 됩니다. 사납금도 없고 손님 덜 태우고 많이 태웠다고 월급이 줄거나 느는 스트레스가 없고 기본 페이가 높다 보니 운전자들은 아주 질 좋은 서비스로 손님들을 태웁니다. 

그런데 이런 타다 서비스를 유심히 보면 콜택시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른 점은 승합차라는 점이고 그쪽은 또 점보택시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그럼 택시 사업과 다를 것이 없는데 왜 이렇게 이슈가 되었냐? 문제는 택시 기사 면허증이 없는 저 같은 운전면허가 있으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택시 기사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막 못합니다. 개인 택시 같은 경우는 TO가 정해져 있어서 개인 택시 기사분이 그만 두고 면허를 반납해야 신규 택시 기사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택시 면허는 사고 팔수가 있는데 그 프리미엄이 수천만 원이 넘습니다. 최근 시세는 무려 8,000만 원이나 하네요. 즉 8천만 원을 주고 개인택시 운전면허를 사야 합니다. 

그런데 타다는 이런 개인택시 운전면허도 안 사고 택시처럼 굴리니 택시기사들이 들고일어났고 결국 분신사태까지 일어납니다. 이걸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다큐에서는 택시기사나 그쪽 관련된 분의 인터뷰가 전혀 없고 타다를 옹호해준 국회의원 2명과 타다 애용자와 타다 직원 이야기만 나옵니다. 이러다 보니 균형적인 시선으로 담지 못하네요. 물론, 감독이 그런 형평성 있는 시선을 담고자 하지 않았다면 할말이 없지만 마치 타다가 시대의 희생양이나 관료주의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거나 기득권층의 시위나 그 택시업자들의 표를 의식해서 타다 금지법을 만들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공감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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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건 공감이 갑니다. 타다 서비스 런칭전에 VCNC가 이런 서비스를 하려는데 괜찮겠냐고 국토부에 문의를 했더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던 그 답변으로 인해 한 기업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은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VCNC가 택시업계의 반발을 체크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 회사의 역량 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저는 타다 처음 나올 때부터 그럼 택시 면허 수천만 원 주고 산 택시기사들 뒤통수 때리는 서비스 같아서 반대를 했는데 그걸 체크를 못했다는 점이 이상하더라고요. 

물론 다큐에서도 나오지만 이런 문제점은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서 중재를 하거나 서비스를 하고 싶으면 개인택시 면허를 사서 하면 되지 않냐고 조언을 하거나 서서히 변경하게 하면 되었겠지만 그냥 한 순간에 법까지 만들어서 중지 시킨 면은 과했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VCNC 자체가 잘못된 사업 모델을 들고 나온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VCNC의 타다를 모두 비판하는 건 아닙니다.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한 후 서비스를 했다면 완벽에 가까운 이동 서비스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겁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법인 택시 면허를 대량 구입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경쟁 기업은 이런 문제점을 알기에 면허 사서 서비스를 하는데 면허 1개 사지도 않고 프리랜서 일반 운전자를 택시업과 비슷한 일을 시킨 점은 문제가 있죠.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내가 생각한 다큐가 아니다 보니 다큐는 점점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타다 금지법 이후까지 담고 있는데 새로운 서비스 런칭도 성공하지 못하고 최근 기사를 보니 결국은 법인택시 면허 사서 서비스하는 타다 넥스트 서비스를 얼마 전 론칭을 했더군요. 진작에 이렇게 해야죠.

타다 홍보 다큐 같았던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다시 말하지만 타다 서비스는 아주 좋은 서비스입니다. 단 하나 택시 면허를 매입해서 고용한 택시운전 면허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기사로 고용한 것이 문제입니다. 이는 법에 있다고 하지만 전형적인 꼼수입니다. 또한 국토부가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한 그 공무원이 참 문제입니다. 이게 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까요? 누가 봐도 택시업으로 보이고 택시업계와 충돌할 것이 뻔한데요. 그렇다고 제가 택시 기사님들 옹호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고인물 중에 최고의 고인물이 택시업계입니다. 대선, 총선 선거할 때 꼭 택시업계 이야기 경청하는 이유가 다 있죠. 

그렇다고 문제가 많지만 엄연히 택시 면허 프리미엄이 있는데 갑자기 없다고 판단하면 안 되죠. 서서히 바람을 빼던가 카카오택시처럼 면허를 매입하고 영업을 했다면 전혀 문제없었죠. 그런 이야기는 쏙 빼고 VCNC 기업의 타다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그냥 그런 기업 다큐로 느껴지네요. 

보면서 이 다큐가 뭘 말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더라고요. 후반에는 CEO를 직원들이 칭송하는 장면에서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대한민국 스타트업이 이런 규제 때문에 너무 어렵고 힘들다도 자세히 담긴 것도 아닙니다. 전제가 공감이 안 가니 꼼수로 사업하다 망한 기업의 고군분투기 같아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VCNC를 망하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처럼 택시 면허 매입하고 그 매입한 만큼만 택시 운영하면 됩니다. 왜 타다가 인기가 높았겠어요. 기사님들에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게 높은 월급 지급을 통한 승객에 대한 승차거부, 콜거부 없는 택시, 친절한 택시, 내 공간을 만들어주는 택시, 그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택시업을 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타다 넥스트가 성공하길 바라고 그래야 택시업계가 긴장을 할 겁니다. 

영상미는 있는데 전체적으로 주제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광고 다큐가 아닐까 하는 정도로 너무 기업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다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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