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보통 대통령 취임식은 12월 말에 대통령 선거를 하고 다음 해 2월에 취임을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강제로 끌어내려지자 바로 대선을 치루었고 인수인계할 시간도 없이 취임을 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 문재인 정권을 돌아보면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뭐니뭐니해도 경제죠. 전 정권이 워낙 경제를 망쳐 놓았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대기업 경제만 살려놓고 민생경제는 다 망쳐 놓았죠. 돈 있는 자에게 돈을 더 쉽게 벌 수 있게 세금을 깎아주고 복지 정책은 후퇴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1년 경제가 딱히 좋아지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라는 것이 1년 만에 살리고 죽이는 것이 아니고 경제 문제가 대통령 탓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여전히 경제정책에 대한 또렷한 방향이 잘 보이지 않네요. 하지만 이걸 제외한 모든 것을 잘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권위를 내려 놓고 국민 눈 높이에 맞춘 행동 하나 하나가 감동이었습니다. 여기에 김정숙 여사님도 인품이 너무나 좋고 밝아서 좋습니다.
존경하는 어른이 많지 않은 요즘 존경하는 어른 두 분이 청와대에 계셔서 너무나도 든든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에 핵을 쏘느니 마느니 하면서 당장 전쟁이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나라가 1년 만에 남북정상이 만나서 전쟁을 종결하고 협력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1년을 돌아보는 사진전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전 '다시, 봄'
3년 전에 서촌의 사진 갤러리를 보고 삼청동으로 가기 위해서 지름길인 청와대 앞을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복 경찰이 내 가방을 확인해 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만 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아니랍니다. 모두 가방 검사를 한다고 하네요. 그래요? 그럼 저 뒤에 오는 저 아가씨 가방 검사하면 제 가방 오픈 하겠습니다라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냥 통과 시켜줍니다. 웃었습니다. 저도 그냥 가도 돼죠?라고 말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문재인 취임 1주년 사진전을 하는 청와대 사랑채란 건물은 청와대 바로 앞에 있어서 사복 경찰이 곳곳에 서 있습니다. 가방 검사를 여전히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두리번 거리면서 걸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제 가방을 보자고 하지 않네요. 특히 길목을 막고 서 있던 사복 경찰이 사라졌습니다. 변했네요. 변했어요.
그렇다고 사복 경찰이 줄어 든 것은 아닙니다.
경복궁 서쪽 돌담을 쭉 따라 올라가면 청와대가 나옵니다. 그 청와대 바로 앞에 청와대 사랑채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 사랑채는 청와대 관련 전시나 정책 홍보를 하는 공간입니다. 청와대 기념관이라고 할 수 있죠. 청와대를 체험하고 느끼고 싶으면 청와대 사랑채 추천합니다.
1층 로비에 들어가니 한복을 입은 국악 연주자 2분이서 국악 공연을 하고 있네요. 노래도 좋고 목소리도 카랑카랑 좋네요. 잠시 관람을 했습니다.
청와대 사랑채 1층에는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걸려 있는 수 많은 미술품을 일반인에게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그림들이 있고 그림들이 대체적으로 컸습니다. 몇몇 그림은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담백하고 정확한 묘사가 딱 보기 좋네요. 가을에 물든 경주 불국사네요.
<통영항(한려수도) / 전혁림>
이 그림이 가장 강렬하고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벽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그림도 큽니다. 동화 같은 그림풍에 쪽빛 바다. 통영의 아름다움을 잘 담았네요.
1층 청와대 그림 소장품을 감상한 후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록 사진전인 '다시, 봄'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실내 공간이 아닌 2층 복도에서 가건물을 만들어 놓고 전시를 하네요. 사진전 제목이 좋습니다. '다시, 봄' 다시 봄이 찾아왔습니다. 2018년 봄은 평생 기억될 봄입니다. 정말 봄이 왔고 비도 많이 내렸고 남북 정상이 손을 다시 잡았습니다. 남북한 모두 봄이 찾아왔습니다.
사진전이 좀 특이했습니다. 그냥 청와대 기록 사진 전시회인 줄 알았는데 지난 1년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레고로 재혔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인 상해 임시 정부가 대한민국의 시작이라고 못을 박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상해 임시 정부를 부정하고 1945년 광복 후 선거를 통해서 만들어진 남한 정부를 대한민국 건국의 시작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상해 임시 정부가 대한민국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 일환으로 상해 임시 정부를 방문해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헌법에도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헌법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고 내년이 건국 100년이 됩니다. 내년에는 거대한 건국 축하 행사가 가득할 듯 합니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 다가오네요. 이 광주의 슬픔은 아직도 제대로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살벌하고 두렵고 떨리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군대가 자국민을 학살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정부 전복 세력도 아닌 민주화를 외치는 선량한 시민들에게 총을 쏠 수 있을까요?
작년 5.18 광주 민주화 항쟁 기념식에서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 눈물의 편지 낭독을 했습니다. 낭독 후에 돌아서는 유족에게 다가간 문재인 대통령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돌발행동이라면 돌발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에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유족을 꼭 안아주는 모습이 마치 손녀를 안아주는 할아버지 같았습니다.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더 큰 울림을 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수부대 출신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군대의 사격술이 몸에 배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원거리 조준 사격을 할 때 하늘을 한 번 봐서 동공을 축소 시킨 후에 조준을 한다고 하네요. 몇 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군부대에 갔을 때 그 하늘을 잠시 보고 조준하는 모습에 역시 공수부대 출신 답다고 했습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대우도 깍듯합니다. 취임하자마자 국가유공자 특히 독립군 후손들의 처우를 크게 개선했습니다. 이게 진짜 보수죠. 진정한 보수입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서 곧 북미정상회담도 이어집니다. 해외 언론들은 뛰어난 협상가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극찬합니다. 문재인 정권은 외교 참 잘 합니다. 대통령이 바뀌니 동북아 정세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사진전 기획한 분 누구에요? 딱딱할 수 있는 청와대 기록 사진을 레고로 재현해서 재미를 더했습니다.
흐뭇합니다. 흐뭇해요. 요즘 청와대 행사를 보면 딱딱하고 고루함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나 봅니다. 모든 행사에 기발하고 젊은 감각의 행사들이 많습니다. 레고를 이용한 청와대 사진전. 사진들이 많지 않은 것이 좀 아쉬웠지만 정말 재미있는 사진전이었습니다. 2층에는 청와대 관련 상설 전시물이 가득하니 꼭 들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