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증명의 도구입니다. 뛰어난 재현성 때문에 사진은 인증샷의 대명사가 되었죠. 그러나 초창기 사진은 과학의 시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괄시를 받았습니다. 특히 화가들은 자신들의 그림보다 더 뛰어난 재현성 때문에 무시하고 괄시를 했습니다. 그러나 화가들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밥줄 끊길 수도 있겠구나! 괄시를 벗겨내면 화가들의 시기심이 있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눈치 챈 19세기 말 화가들 중에는 세상을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순간의 인상을 담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등장합니다. 재현의 영역을 사진으로 넘기면서 화가들은 표현주의와 추상주의로 이동을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초창기 사진가들은 미술 작품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림 같은 사진을 많이 담았습니다. 흔히 살롱 사진이라고 하죠. 그러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었습니다. 

사진은 다큐멘터리의 도구, 신문 삽화를 대신하는 보도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사진을 예술을 담은 도구로 인식하기 시작한 건 60~70년대 이후입니다. 한국은 더 느려서 90년대가 넘어가야 사진 뒤에 예술이라는 단어를 붙었습니다. 

지금은 지나가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사진을 보고 예술이라고 말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진 예술 전성 시대입니다. 현재는 사진과 미술의 경계가 허물어졌습니다. 오히려 미술학과 출신 미술가들이 사진을 이용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이 이미지를 보고서 그림인가? 수묵담채화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얇은 붙이나 펜으로 휘몰아 치면서 그린 그림 같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미지는 그림이 아닌 사진입니다. 어떻게?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떻게 촬영한 거지?

좋은 사진의 조건 중 하나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혹하는 사진입니다. 그런면에서 이 사진은 좋은 사진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사진이라고 인정하고 뭘 촬영한 것일까? 갈대 또는 버들나무? 어떤 피사체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놀랍게도 이 사진은 일렁이는 파도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위 사진들은 사진작가 김상환의  <Hidden Dimension> 사진 시리즈입니다. 4월 28일부터 5월 13일까지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에서 전시 중입니다. 김상환 사진작가는 통영에서 태어나 사학과를 졸업 후에 국립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였습니다. 지금은 교직을 내려 놓고 사진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사진계에는 어린 천재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음악 연주나 가수 같이 기능이 중요한 예술 장르에는 어린 천재가 있지만 삶의 깊이를 이해(그렇다고 어린 천재 연주자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하는 영화나 사진계는 어린 천재가 없습니다. 천재라고 형용사가 붙으려면 30대 이상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면에서 사진은 나이든 노 사진작가 중에 유명한 사진작가들이 많습니다. 

사진은 사진작가가 세상을 보는 투영물입니다. 따라서 올곧고 핵심을 잘 알고 세상을 잘 아는 사진작가들이 좋은 사진, 다른 사람을 움직이고 끌리게 하는 사진들을 잘 담습니다. 김상환 작가의 삶의 경험이 사진에 투영 되었을까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세상을 보는 시선이 이런 놀라운 사진을 만든 것은 아닐까요?



김상환 사진작가는 바다와 자연, 사람, 환경 문제를 담은 사진들을 찍어왔습니다. 가족 이야기를 담은 사진집 <귀천, 다시 가족으로(2015)>과 <서피랑 박경리학교(2015)> 사진전을 통해서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Hidden Dimension>라는 놀랍도록 신선하고 박진감 넘치는 사진을 창조했습니다. 

바다라고 하기엔 비현실적인 그러나 오래보고 깊게 보면 파도 소리와 물소리가 들리는 사진을 만들었네요. 사진의 뛰어난 재현성을 제거하니 심연에 있는 이미지가 포말과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는 듯한 느낌의 사진입니다. 사진의 역사와 사진의 근본을 깊게 생각한 모습까지 투영된 사진입니다. 


이  <Hidden Dimension>사진 시리즈를 보면서 영국 화가 터너의 눈보라가 치는 바다를 지치고 나가는 증기선 그림이 떠오릅니다. 당시 이 터너의 그림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림이란 무릇 세상을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데 윤곽선도 없고 뭘 그린건지 모를 이 그림에 혹평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눈보라가 치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증기선은 좀 과장되긴 해도 이런 모습이 더 실제와 가깝죠. 이후 세상은 그림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김상환 사진작가의 이 사진도 심상의 영역이 아닌 실제 우리가 느끼는 바다가 아닐까요? 우리는 세상을 눈으로 보고 마음의 필터링을 거쳐서 인식을 합니다   <Hidden Dimension>은 심리+시선이 결합된 사진처럼 보입니다. 통영은 많은 예술가들이 나온 도시죠. 통영의 풍광 때문일까요? 정말 좋은 사진입니다. 


하루 빨리 보고 싶은데 여간 시간이 나지 않아서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소개도 못할 것 같아서 미리 소개를 하고 전시 관람기도 올려보겠습니다. 


전시명 : 김상환 사진작가의 <Hidden Dimension> 사진전 
전시장소 :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
전시일정 : 5월 13일까지 (5~7일 휴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위치 : http://map.naver.com/?query=서울시+은평구+증산동+209-18 (지하1층)
김상환 사진작가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7747541446

[오시는 길]

* 지하철 6호선 증산역 3번출구 -> 약 500m 직진 후 우회전 -> 약 150m 직진 -> 서울 증산초등학교 우측 상가 지하 1층(CU증산초교점 맞은편 건물)
* 차를 이용하실 경우 [서울 증산초등학교]를 검색하셔서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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