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TV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3D TV 붐이 일던 2010년대 초 많은 TV 제조사들은 3D TV 시대가 열릴 것처럼 대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액세서리 기능으로 전락했습니다. 3D TV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단 3D 콘텐츠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안경을 끼고 봐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게다가 화질도 좀 떨어집니다. 여기에 3D가 주는 효용이 높지 않았습니다. 마치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신기함이 있지만 매일 롤러코스트를 타면 재미가 떨어지고 불편함만 남습니다.
그래서 망했습니다. 3D TV 시장은 망했습니다. 그래서 TV제조사들은 더 좋은 해상도와 화질이 더 좋은 UHD 시장을 뚫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먹히고 있습니다. UHD는 HD 영상보다 해상도가 더 높은 영상 규격을 말합니다. 1080p라고 하는 풀HD보다 해상도가 더 좋은 3840 x 2160 해상도를 가진 영상을 4K라고 합니다. 4K도 해상도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 4K 영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TV가 UHD TV입니다 UHD TV를 제대로 즐기려면 지상파 방송사가 UHD 해상도의 영상을 뿌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드디어 UHD TV 지상파 방송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방송영상기자재 전시회에서 지상파 UHD TV방송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이미 IPTV라는 데이터를 이용한 방송들은 UHD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지상파도 UHD TV서비스를 시작했네요.
지상파 3사는 2014년 중순부터 700MHz 대역을 각각 6MHz씩 이용한 지상파 UHD방송을 시험방송 했습니다. UHD는 단지 해상도만 증가한 방송은 아닙니다. HDR이라는 하이다이나믹레인지 기술까지 포함한 기술입니다. HDR이란 어두운 곳은 좀 더 밝게 밝은 곳은 좀 더 어둡게 해서 노출 관용도를 늘린 HDR 사진처럼 빛에 대한 관용도가 높은 기술까지 접목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눈처럼 보다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 영상물을 보다 보면 밝은 하늘은 하얗게 날아가고 어두운 곳은 검은색으로만 표현해서 사물이 구분이 안되는 영상을 봅니다. 이걸 어두운 곳도 구분이 되고 하얗게 날아간 하늘도 복원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상파 UHD방송을 보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먼저 UHD 방송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안테나가 있어야 합니다. 아파트는 아파트 꼭대기의 공동 안테나에 UHD 방송 수신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아니면 UHD TV를 볼 수 있는 TV를 사면 됩니다. 최신 TV라면 다 달려 있을거에요. 단 50인치 이하 TV들은 고해상도 영상을 뿌려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습니다. 제 방에 있는 TV가 30인치 정도인데 UHD 방송을 시청했는데 HD방송 보다는 살짝 더 좋더라고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려면 50인치 이상 TV로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쉽게 사진으로 설명하면 1000 X 800 해상도의 사진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면 볼만 합니다만 이걸 50인치 TV로 보면 해상도가 낮아서 픽셀까지 보입니다. 보통 이걸 사진이 깨진다고 하죠.
따라서 50인치 이상 대형 TV는 풀HD도 좋지만 UHD 영상을 보면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우려하는 것은 한국 거실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50인치 이상 TV가 한국 아파트 현실, 거실 현실에 맞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크게 봐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UHD TV 방송은 지상파라는 공중파를 통해서 볼 수 있지만 IPTV로도 볼 수 있습니다.
KBS는 눈이라는 모바일 앱을 선보였습니다. 요즘 스낵 컬쳐라고 해서 5분 안에 또는 1분 안에 휘리릭 먹을 수 있는 짧은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KBS는 눈(NOON)이라는 앱에서 5분 짜리 영상물을 올려서 보기 편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눈이라는 앱은 화면 보호기 기능도 있어서 눈(NOON)을 깔고 잠금 화면을 열면 위와 같이 첫 화면에 KBS 콘텐츠가 뜹니다. 터치하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VOD나 뉴스, 연예 예능, 뮤직, 여행, 건강 등등 다양한 KBS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KBS 콘텐츠의 소구력이 높냐? 전 KBS 콘텐츠 중에 다큐나 문화 프로그램이나 볼만하지 뉴스나 예능 드라마 모두 안 봅니다. 재미가 없기도 하고 너무 우파 방송만 해서 안 봅니다. 따라서 저에게는 별 매력이 없네요.
그나마 유일하게 가끔 보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봅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도 EBS의 세계테마기행에 비하면 아마츄어 느낌입니다. EBS 세계테마기행은 무슨 CF 촬영물인지 드론과 다양한 영상 도구를 활용해서 깔끔하고 화려하게 잘 만드는데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배낭 여행 느낌입니다. 뭐 추구하는 지향점이 다른 프로그램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이 눈 서비스를 소개하는 이유는 KBS가 SBS나 MBC보다 기술 선도적이고 이런 기술력이 좋습니다. SBS는 스브스 뉴스로 젊은 층에 어필해서 그나마 낫지만 MBC는 정말 저질입니다. MBC는 정말 10년 동안 아무런 기술적 발전도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노력이 전혀 안 보입니다.
그 이유는 또 있습니다. 올해부터 HD DMB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조만막한 스마트폰 시대에나 먹혔던 DMB는 5인치 이상의 패블릿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요즘에는 잘 먹히지 않습니다.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무슨 SD영상만도 못한 영상을 보여줍니다.
이에 DMB는 HD DMB로 해상도를 끌어 올렸습니다. 그러나 KBS나 JTBC, YTN은 HD DMB를 제공하지만 MBC와 SBS는 지원을 안 합니다. 이러고도 지상파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SBS와 MBC가 HD DMB 서비스에서 빠진 이유는 푹(qoop)때문입니다. 푹은 MBC, SBS 콘텐츠를 유료로 보는 모바일과 TV서비스입니다. HD DMB방송을 하면 푹 매출이 떨어질까봐 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익을 추구하는 방송사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 좀스러워 보이네요.
HD DMB는 정말 깔끔합니다. 프로야구 중계를 DMB로 보는데 확실히 보기 편하더군요. 다만 DMB가 공짜 서비스다 보니 유지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고 사라질 서비스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이통사나 방송사에서는 데이터로 돈 내고 보는 고객이 소중하지 공짜로 보는 DMB족이 꼴뵈기 싫겠죠.
이래서 광고도 줄고 돈만 까먹고 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보편적 서비스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런 마인드가 없습니다.
HD DMB는 확실히 화질이 좋네요. 다만 가끔 끊긴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방송사들이 유튜브나 케이블 방송사에 밀려서 고전을 하고 있습니다. 전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변화에 대처하기 보다는 변화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기복제들도 참 많이 하죠. 타 방송사에서 뜬 아이템을 그대로 이름만 바꿔서 만들고 있고요.
TV드라마도 그렇습니다. 저질 드라마도 많습니다. 게다가 콘텐츠 종류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게 다 시청률에 목숨거는 방송사 생리 때문입니다.
TV 안 봅니다. 안 보려고 안 보는 것도 있지만 보고 싶은 방송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tvN같은 케이블 방송사가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서 MSG를 뿌려서 TV 맛집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들도 방송사의 큰 경쟁상대죠. 기술적인 변화에 대한 대처, 시장 변화에 대한 대처도 느립니다. 그럼에도 지상파 방송사는 망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만든 콘텐츠들이죠. 다만, 독식하던 방송 콘텐츠 시장을 수 많은 개미 같은 개인방송과 나눠 먹어야 하는 혹독한 시절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