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은 삼청동이 가로수길로 변질 되자 새롭게 뜨고 있습니다. 부암동도 1,2년 후에는 지금의 삼청동처럼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조금씩 들어서고 자본을 앞세운 정체성은 없고 블링블링하기만 한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부암동은 길도 복잡하고 주거지역이라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서촌이 변질 되고 나면 그 다음 타킷은 부암동이 될 듯 하네요. 부암동을 요즘 자주 갑니다. 그러나 갈 때 마다 부암동을 다 돌아 보지 못하고 일부만 살짝 보고 오곤 하네요. 항상 다른 일정 때문에 잠시 들렸다다가 다시 종로로 나가기 때문입니다.
부암동은 광화문 광장 옆에 있는 KT 본사 앞에서 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 경복궁 뒤쪽으로 넘어가면 나오는 동네입니다. 북악산 자락에 있는 동네입니다.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분 정도 지나 북악산 자락을 올라서 윤동주 바람의 언덕을 지나 '부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렸습니다. 내리자마자 '카페 갤러리 라 나눔문화'가 써 있네요. 여기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부암동에 밤에 들렸다가 잠시 봤던 곳이죠.
부암동은 산 바로 밑 동네라서 해가 산을 넘어가면 일찍 저녁이 찾아옵니다. 평창동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여기도 점점 변해가네요. 인왕부동산은 재미있습니다. 여느 부동산과 다르게 부동산에서 군것질 꺼리를 팝니다.
흥미롭네요.
바로 뒤에는 창의문이 있습니다.
여기도 점점 통유리로 치장한 모던한 건물들이 많아지네요.
부암동 가는길이라는 치킨집입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도 동네 흔한 치킨집과 다른 아웃테리어를 가지고 있네요
산모퉁이 카페 가는 길입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인기 드라마로 확 떴죠. 그러나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습니다. 항상 가다가 돌아 왔거든요. 가도 가도 안 보여서 포기한적도 날이 어두워서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인왕산 자락이 저 멀리 보입니다.
드디어 도착 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한 20분 걸었네요. 날이 추워서 몸도 녹일 겸 카페 전시회도 볼겸 들어갔습니다.
박노해 페루 사진전을 하네요
카페 라 갤러리(http://www.racafe.kr/)는 사진전도 하고 카페도 하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박노해 페루 사진전을 하는데 박노해씨 아세요? 386 세대는 아주 잘 아실 겁니다. 노동 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박노해
1984년 노동의 새벽을 통해서 노동운동을 했던 시인입니다. 지금도 시인이시지만 몇년 전부터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김지하 같은 변절자도 있지만 박노해처럼 자신의 시선을 세계로 확장한 분도 있습니다. 몇년 전에 사진전을 보면서 짜이를 얻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라 카페는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산자락에 지어진 곳이다보니 높이 차이가 큽니다.
사무실 공간 밑에 갤러리와 카페가 있습니다.
야외 테라스도 있는데 겨울이라서 모두 안으로 옮겼네요
카페 문을 열고 박노해 사진전을 봤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삶을 다스리며 같은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거룩하게만 느껴지는 분입니다
한쪽에는 박노해 시인에게 쪽지를 쓰는 공간도 있습니다
박노해 시인이 쓴 책도 보입니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다른길이라는 책이 보입니다. 포토 에세이 같네요
사진전은 페루의 원주민들을 촬영 했습니다. 페루라는 나라는 잉카 제국의 후손들이 만든 나라이지만 이 나라의 경제나 정치 등의 권력은 소수의 백인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디오 원주민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갑니다.
총,균,쇠라는 책에서도 다루었듯 잉카 제국을 스페이의 정복자 피사로가 1535년 정복합니다. 피사로는 정복을 자축하는 의미로 산꼭대기에 십자가상을 만듭니다. 그 십자가는 태양 빛을 받아서 원주민이 사는 빈민가 위로 흐릅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저 빈민가에도 하나님의 은총이 내려지길 바란 것일까요?
하나님을 믿는 피사로로 인해 잉카는 멸망했는데요.
페루 원주민 대부분은 자급자족을 하는 빈민층입니다.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7살 먹은 소녀가 아픈 할머니를 안장이 있는 말에 태우고 병원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 소녀는 말 안장도 없는 말을 잘 탑니다. 우리가 잘 모르지만 구황작물인 감자를 최초로 키운 곳이 잉카인들이었습니다.
8천년 전 안데스에서 최초로 감자를 재배하고 이 감자가 조선 및 전 세계에 퍼져서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연장하는 구황작물이 되었고 지금도 우리들이 즐겨 먹는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에 감자 전염병이 돌아서 감자 씨가 마를때 마다 페루에서 씨감자가 전 세계 보급 되어서 많은 인류를 살렸습니다. 아일랜드가 감자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하니 감자가 살린 생명들이 엄청 많을 것입니다.
사진들은 박노해 시인의 친절하고 자세한 캡션과 뛰어난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낙타와 외로운 양이 만나서 알파카가 태어났다는 글에는 미소가 지어지네요. 그러고보니 목이 긴 양 같이 생긴 알파카는 낙타와 많이 닮았네요
박노해 시인은 정부지원과 재벌후원을 받지 않고 언론 홍보에도 의존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15년 째 순수한 후원비로
나눔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하네요. 쉽지 않은데 이런 결정을 한 모습을 보니 여전히 청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청년은 나이가 아님 자세입니다.
나뭄문화에는 교수, 변호사, 신부님, 스님 등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노해 페루 사진전은 11월 21일부터 2015년 3월 18일까지 긴긴 겨울을 지새울 예정입니다
해발 3천 미터 산속의 살리나스 염전 사진과 원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데. 부암동 가시면 한 번 들려보세요. 카페에서 차나 한잔 하고 가려다가 들릴 곳이 있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박노해 페루 사진전 정보 http://blog.naver.com/racafe/220179077394
박노해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parknohae
라 카페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racafegallery
날 좋은 날 부암동 지나갈 때 진득하게 들려보겠습니다. 좋은 사진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