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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곡선을 직선으로 만든 인천을 담은 사진전 '해안선은 없다'

by 썬도그 201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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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직선이 없습니다. 모두 곡선입니다. 인간도 강아지도 고양이도 나무도 산, 강 모든 것이 곡선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것들은 직선들이 많습니다. 빌딩, 자동차, 모니터, 도로, 책상 등등 직선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게 자연이 만든 것인지 인간이 만든 것인지를 가장 빠르게 판단하는 방법은 곡선이냐 직선이냐를 살펴보면 됩니다


인천 송도는 직선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인천 송도를 보면서 왜 여긴 해안선이 직선일까? 했습니다. 간척사업으로 직선으로 시멘트를 부어서 갯벌을 인간이 사는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거대한 직선 건물이 올라섰습니다




갯벌위에 세워진 거대한 도시 송도. 그러나 세워지는 것이 있으면 잊혀지는 것이 있습니다. 서울 뉴타운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추억을 분쇄해서 버렸읍니까? 인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은 서울 못지 않게 변화가 심한 도시입니다. 그러나 덜 변해서 좋은 점도 많습니다. 인천에 가면 19세기 말에 세워진 근대식 건물이 많습니다. 만약 인천이 변화를 빠르게 했다면 모두 부셔버리고 세로운 최신식 건물이 들어섰을 것입니다. 다행히 뒤돌아보는 여유가 생기면서 옛 것을 보존하는 손길들이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라지는 풍경들이 있습니다. 이런 풍경들은 멍하니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서 후손들에게 그 변화를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뛰어난 기록물을 가진 나라의 후손들인데 이상하게도 기록을 잘 하지 않습니다.

서울 뉴타운 사업을 하면서 서울시가 그 지역을 항공 사진 등으로 꼼꼼히 기록 하나요? 안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최근 들어 공공재단들이 사진가들을 고용해서 재개발 사업을 하는 지역을 입체적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주 미흡합니다. 

서울사진축제에서 서울의 역사를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우리는 미군이나 일본 제국에 의한 기록물은 많은데 우리 스스로가 기록한 기록물이 많지 않은 모습에 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기록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들어서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곡선을 직선으로 만든 인천을 담은 사진전 '해안선은 없다'

여기 인천의 변화를 기록하는 사진집단이 있습니다. 그들은 지난 1년 동안 월미도, 정서진, 북항, 남항, 북성포구와 화수, 만석 부두, 연안 부두, 송도, LNG기지, 남동공간, 소래, 영종도 등 인천의 테두리인 해안선을 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이 1년 간의 기록은 사진공간 배다리가 진행하고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영상위원회가 지원을 했습니다.
사진공간 배다리는 인천의 아주 유명한 사진갤러리 및 사진공간입니다. 작년에 '폐허속에서 발견한 오브제'에 이어서 올해 인천 해안선을 기록한 '해안선은 없다'를 전시 합니다. 

사진들은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전문가를 초빙하여 특강을 듣고 지원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따라서 성긴 면이 있긴 하지만 예술적 시선이 아닌 기록적 가치로 본다면 이 사진들은 의미가 있고 세월이 흐르면 앞으로 더 큰 의미가 될 것입니다

해안선은 없다. 자연이 만든 해안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다와 육지의 밀고 당기가가 만든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자연 해안은 사라지고 인간이 만든 직선의 해안선이 퍼져 나가는 인천. 그 해안선을 끼고 사는 삶을 카메라에 담은 사진전입니다. 


월미도


인천항 도크


왕산해수욕장


북성포구



해안선프로젝트는....

이 영 욱

  

바다와 육지 사이에 해안선이 있다. 해안선은 바다에 속하지도 땅에 속하지도 않는 경계에 위치한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변화가 있는 곳이다. 자연조건에 의해서 변하기도 하고 인간에 의해 변화하기도 하는 곳이다. 비교적 자연생태변화 조건에 의해 해안선의 변화보다도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변화가 더 많은 곳이다. 특히 인천의 해안선은 자연적 조건에 의해 형성된 해안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위성사진을 통해서 인천의 바닷가를 내려다보면 직선의 형태로 보인다. 마치 인공 마루처럼 땅에서 이어진 널빤지로 바다를 덮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인천의 해안선은 도시발전과 함께 지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바다와 갯벌이 있고 어업활동이 있었던 곳이 신도시와 공장, 연안부두, 아파트 단지 등으로 변모했다. 인천의 도시가 확장되고 새롭게 지도상에 그 모습이 달라지는 것처럼 해안선은 더 이상 자연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해안선은 인간의 경제활동과 아주 밀접한 관계 속에서 그 모습이 급격하게 변하는 곳이다.

 

인천시 해안선은 총 388.4km. 이중 자연상태에서 변형된 인공 해안선이 276.2km를 차지한다. 1990년의 34.8km에 비해 무려 8배정도 늘어났다. 지금도 이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인천의 해안선을 찾아가 보면 상상속의 낭만적 해변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관광지에 가서야 겨우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이 모습 또한 자연의 관광 상품으로 전락된 지 오래 되었다. 우리의 상상속의 해안선은 현실에는 없다. 따라서 여기에 참여하는 사진가들은 관념 속에서 형성된 해안선의 개념적 사고를 거부하고 직접 해안선을 찾아가 경험으로 얻어진 해안선의 변모하는 모습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그리고 인천이라는 지역적 특성에만 천착하지 않고 현대사회의 문화적 현상과 도시 공간 변모 과정을 인문학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42명의 사진가들은 12번의 현지 탐사와 촬영, 워크숍을 통해 얻어진 사진 아카이브는 총2,275장이다. 그 중 184장을 전시하고 1,383장을 동영상 편집해서 배치했다. 해안선은 낭만적인 바닷가를 떠올리지만, 우리의 관념속에나 존재하는 문화의 영역이다. 자연에도 인간에게도 속하지 않는 기묘한 존재인 것이다.    


일시 : 2014. 12. 10 ~ 2015. 1. 11

장소 : 송도 컴팩스마트시티 1층 2층 전시관

오픈일 : 2014. 12. 21(일)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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