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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본 눈빛출판사 창립25주년 도서전

by 썬도그 201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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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좀 좋아하는 분들은 서촌의 한옥 사진 갤러리 '류가헌'을 잘 아실 것입니다. 저도 자주 찾아가고 가끔 소개하는 곳인데요. 이번에도 아주 예쁜 전시회를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경복궁의 서쪽문인 영추문이 보이는 맞은 편의 아주 작은 골목에 있습니다. 초행길에는 발견하기 힘들 수 있으니 항상 류가헌 푯말을 보기 위해서 시선을 오른쪽으로 두세요. 



길 끝쪽에 이런 작은 기둥에 류가헌 푯말이 있습니다. 



류가헌을 가는 길에서 한 고양이를 봤는데 안절부절 못하는데 저를 보고 그러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밥이 턱~~ 하고 담장위로 올라오기 전의 아양떠는 모습이었습니다.


아트 팩토리라는 곳도 있네요. 아주 작은 갤러리들이 이 작은 골목에 꽤 있습니다.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 도착 했습니다. 걸어서 30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류가헌은 한옥을 개조한 갤러리인데 크지는 않지만 느낌 있고 정겨움이 가득한 곳입니다. 


눈빛서원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눈빛 출판사는 한국 사진출판계의 대들보 같은 존재입니다. 
한국은 사진가가 자신이 찍고 싶은 사진만 찍고 그 삶을 영위하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환경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DSLR을 사고 사진을 취미로 하지만 사진가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한국의 사진 문화가 사진가들을 소비하는 소프트웨어 보다는 하드웨어 종속적인 시장이라서 사진을 업으로 하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어 보이지는 않네요. 사진가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사진전을 찾고 사진을 구매하거나 후원하거나 의뢰를 하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이이 유명한 사진작가 아니 유명하지 않은 사진가라도 돈 주고 그 사진을 구매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진집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사진집 문화가 상당히 발달한 나라입니다. 나라 자체가 출판업이 상당히 강한 나라인데요. 출판 강국 답게 사진도 사진책을 발간해서 구매하는 문화가 확립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 문화가 아주 미비합니다. 



그마저도 이 눈빛 출판사가 없었다면 거의 붕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눈빛 출판사를 알게 된 것은 올해였습니다. 올해 삼청동 입구, 북촌 한옥마을 올라가는 길에 생긴 '현대디자인 라이브러리'에 가니 온통 외국 사진집만 가득했습니다. 외국 사진작가의 사진들을 넘겨보다가 작고하신 김기찬 사진작가의 '골목안 풍경전집'이라는 사진집을 봤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추억에 잠긴 눈을 가득한 채로 사진을 꼼꼼하게 들여다 봤습니다. 골목안에서 뛰어 놀던 그 시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한 사진을 다 보고난 후 출판사를 보니 눈빛이었습니다.

눈빛?? 참 이름 좋다라고 생각하고 눈여겨 봤는데 다른 사진책도 눈빛이더군요. 눈빛을 검색해보니 이 출판사는 사진전문 출판사였습니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이라고 하는데요. 그 험난한 여정을 잘 해쳐나온 거룩한 출판사입니다. 이 출판사 덕분에 잊혀지고 사라지고 볼 수 없는 사진들을 볼 수 있었고 비록 다 사서 모으지는 못하겠지만 사진 작가들의 뛰어난 사진을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류가헌은 사진 위주 갤러리로 주로 사진전을 주로 합니다. 자박자박한 굵은 모래가 깔린 마당과 툇마루 그리고 한쪽에는 카페가 있어서 차를 마실 수 있는데요. 사진집과 사진 관련 책들이 많아서 사진에 대한 문화를 풍부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창을 달아서 닫아 놓네요. 



눈빛출판사 창립 25주년 도서전시회는 입장료가 1천원입니다. 문 앞 돈통에 살짝 넣어주면 됩니다. 전시 된 책은 판매도 하는데 노란색 스티커는 50% 할인 녹색은 품절 예정인 20% 할인 책이고 최근에 나온 사진집 등은 정가에 판매 합니다. 



이 특별한 전시회는 눈빛 출판사가 지난 25년 동안 세상에 선보인 500여 종의 출판물이 다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진집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진집들은 대부분 3~4만원 대입니다. 분명, 싼 가격은 아닙니다만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술값 아겨서 좋은 사진집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보물입니다. 유행 가요 같은 한번 읽고 버리는 소설이나 대중서적 보다는 이런 사진집들은 세월을 먹고 자라는 보물입니다. 특히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 가장 먼저 들쳐보기도 하죠. 

얼마 전 발간한 '서울발 사진종합'도 나왔네요. 정범태 사진기자는 최루탄에 맞고 쓰러지는 이한열 군을 촬영 했고 그 사진으로 인해 6.10 민주 항쟁이 일어났습니다. 제 블로그 제목을 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사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뜨거웠던 87년이 지나고 지나서 한 세대가 흐른 지금 그 뜨겁던 당시 20대들은 현재 4,50대가 되었습니다. 




눈빛 출판사의 책들은 거대한 사진 아카이브를 방불케 합니다. 하나의 소재로만 담긴 책들은 그 어떤 역사 교과서보다 명징하게 사실을 전달해 줍니다. 돈만 많으면 저거 다 사고 싶네요. 특히 일제 강점기, 개화기와 대한제국, 한국전쟁 1,2는 정말 사고 싶더라고요.  개화기와 대한제국을 들쳐보니 연도별로 사진을 싣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사진을 찾고 담았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일단, 저 개화기와 대한제국는 첫번째 구매 대상 목록에 올렸습니다.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었지만 이전에 산 책들을 좀 더 소화 하고 살려고요. 




눈빛 출판사가 사진집만 출판한 것은 아니더군요. 예술 개론서도 있고 그림에 대한 책도 꽤 많이 보였습니다. 


눈빛 출판사는 사진작가들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발굴자였습니다. 

이경모, 김기찬, 이형록, 김한용, 구와바라 시세이, 윤주영, 전민조 등의 원로 사진가들의 사진을 발굴해서 세상에 계속 내보이고 있습니다. 아! 위 사진의 사진집도 최고의 사진집 중 하나죠. 

예전 사진작가만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남훈, 김지연, 이한구, 이재갑, 임재천, 정주하, 강용석 등의 젊은 다큐 사진작가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집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다큐 사진작가들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다큐 사진이라서 더 눈빛 출판사가 좋습니다. 그러나 왜 패션 사진작가나 상업 사진작가의 책은 출판 안 할까요? 김중만이나 조선희 같은 좀 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인기 사진작가들의 사진집은 없는데요. 아마도 눈빛출판사의 방향성과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 다큐 사진이 좋습니다. 세상을 변화 시키는 사진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요즘 같이 다큐가 지루함의 대명사가 된 시대에서는 다큐 사진이 인기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 류가헌 바로 근처에 있는 대림미술관에서는 한 외국 젊은 사진작가의 사진전을 하던데 주말에는 아주 미어 터진다고 하네요. 

뭐 저는 그런 쪽의 감각적인 사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큰 관심도 없지만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사진 목록에는 다큐 사진은 없나 본니다. 있어도 로버트 카파나 브레송 같이 인지도가 있는 외국 사진작가 사진전만 몰리는데요. 이런 모습을 보면 남들이 유명하다고 하면 나도 봐줘야 한다는 습속들이 좀 천박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울시립미술관은 몇년 째 봄이나 여름이 되면 인상파 화가 미술전을 하나 보네요. 

뭐 팔리고 안 팔리고의 차이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고 그게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유명한 사진작가의 사진들 말고, 덜 유명해도 좋은 사진을 많이 섭취 했으면 합니다. 


도서만 전시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이경모, 사진도 전시하고 있는데 한국전쟁에도 기마병이 있었네요.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작가의 사진을 여기서 또 보네요. 




일본의 조선학교는 보기 드문 여성 다큐사진작가인 김지연 작가님의 사진집입니다.  제가 최초로 구매한 사진집입니다. 선물 받은 사진집은 몇권 있는데 내가 직접 구매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고 계속 늘려갈 생각입니다.  사진작가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후원하는 방법이 바로 사진집 구매입니다. 그래서 구매 했습니다. 김지연 작가님 응원 하는 의미에서 구매 했고 앞으로도 조금씩 늘려가볼 생각입니다. 

사진의 풍요라는 이 시대에 오히려 사진 만을 하는 작가들은 작품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세상의 어둡고 습한 진실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모습도 있고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생각들이 더 많아져서 일까요? 그래서 다른 사진 분야는 몰라도 다큐 쪽은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도 눈빛 출판사 같은 곳이 우물가를 마련해서 후원자와 사진작가를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아카이브도 하고 있고요. 눈빛 출판사가 계속 좋은 사진집들 많이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대의 목격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눈빛출판사 창립 25주년 도서전은 12월 22일까지 계속 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류가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류가헌 홈페이지 보다는 블로그에 더 좋은 내용이 많네요

http://blog.naver.com/noongamgo 도 링크합니다. 21일에는 한국의 여성 다큐 사진가들이 한국의 여성다큐사진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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