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의 도시 기록을 담은 <도시, INNER CITY> 사진전

도시는 생물입니다. 수 많은 유기체들이 무기체 사이에서 흐르고 흐릅니다. 그 유기체들이 무기체를 쌓아 올립니다. 서울은 생물입니다. 10년전과 현재의 모습은 크게 다릅니다. 특히 홍대 같은 곳은 더더욱 그 변화가 심한 곳입니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이대나 신촌이 젊음의 거리였지만 이 홍대 거리에서 기찻길이 사라진 후 지금은 젊음의 거리하면 신촌보다 홍대가 먼저 떠오릅니다. 물 좋은(?) 클럽이 많다고 하는데 저와는 무관한 곳이라서 얼마나 화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홍대에는 KT&G의 상상마당이라는 복합문화체가 있습니다. 영화관과 갤러리 등이 있는데요. 이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사진전이 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진전을 많이 하는 곳으로도 유명해서 사진을 조금만 좋아하면 한 번 이상은 들려 볼 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갤러리는 2층에 있습니다. 아니 3층인가? 아무튼 입구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바로 상상마당 갤러리입니다.

전시회는 도시, INNER CITY 사진전입니다. 11월 22일부터 ~ 12월 10일까지 하는데요. SLAP(상상마당 라이프 아트 포토그래퍼)의 사진전입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상상마당에서 후원하는 생활예술 사진가를 멘토들과 함께 발굴 육성하는 프로그램 같아 보입니다.

참여작가는 권현민, 김민정, 김상현, 김유연, 김효정, 김효준, 김희태, 류진아, 박용현, 신상민, 오영교, 유길상, 윤기황, 이진, 장상기, 조보라, 조혜우, 최성운, 최윤지, 최지혜, 춴호, 황다혜입니다.

지도교사로는 김옥선, 김성수, 성남훈 그리고 기획자 박영미입니다.
지교교사 이름들이 눈에 익네요. 해피투게더 시리즈로 유명한 김옥선 작가님, 흉상 시리즈로 유명한 김성수 작가님, 한국 다큐 사진의 탑 클래스인 성남훈 작가님입니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약 6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도시를 돌아 다니면서 자신들만의 시선으로 도시를 채집한 듯 합니다.

사진들은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부모님을 촬영한 사진들도 있고 거리를 담은 사진도 있습니다.
사진 1장으로 모든 것을 담기보다는 여러 장의 사진을 통해서 스토리를 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정식 사진작가가 아닌 배우는 단계의 사진예비작가님들의 사진이라서 풋풋함이 많이 보입니다.

이 사진은 유길상님이 촬영한 사진인데요. 페이스북 길상별이님 사진입니다. 홍대에 잠시 들릴 일이 있어서 들렸다가 길상별이님 사진전 소식이 생각나서 일부러 들려 봤습니다. 서울의 산기슭 마을 풍경이네요. 이런 풍경도 아파트라는 덩치에 밀려서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평상이 있는 풍경! 예전에 한 건축가가 강의에서 이 평상문화를 잘 관찰하면 논문 하나가 나올 것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평상문화는 정겨움을 가득 담은 풍경이기도 합니다. 평상에 앉아서 말다툼도 하고 같이 이야기도 하고 토론도 하고 소문도 전파하고 저녁 찬거리를 다듬기도 하며 여름에는 수박도 같이 먹고 숙제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이 골목에 몰아치는 착한 바람을 맞으러 나오는 분들이 많고 자연스럽게 나온 이웃들이 서로 말을 섞으면서 좀 더 친해지게 됩니다. 서울에 남아 있는 유명한 평상 만 사진으로 담아도 흥겨움이 가득할 듯 하네요. 이런 산 기슭에 있는 골목이 참 많은 동네들은 이런 평상이 꽤 있습니다. 평상 사진을 한 참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