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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IT사 100 - 김중태 지음/e비즈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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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 세진컴퓨터 그린PC 전길남박사를 아시나요?
이 4단어를 다 기억하는 분이라면 당신은 30대 이상의 IT에 무척 관심이 많은 분이 십니다.
가끔 내가 살아온 지난 역사중 가장 혁명적인 변화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1위는 인터넷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 어떤 변화보다 가장 혁명적인 변화죠. 그래서 내 삶을 개인적인 변화말고 사회적인 변화로 설명하자면
인터넷이 있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고 싶을 정도입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독과점을 해방시키고 정보의 바다에 입장료없이 누구나 쉽게 놀수 있게 했습니다.
이전의 정보들이 전문가와 관련 된 일을 하는 사람들만의 소유였다면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로는 정보는 쉽게 공유되고 누구나 쉽게 준전문가가 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 인터넷이 내 삶에 처음으로 들어왔을까요?
군대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이라는 단어를 주서듣고 96년 세진컴퓨터(당시에는 가장싼 컴퓨터가 200만원 가까이 되었습니다)
를 모셔와 집에서 모뎀소리 지글거리면서 PC통신을 하고 인터넷을 하던 그 시절을 떠 올려 보면 참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같이 TV켜듯 인터넷을 하던 시절이 아니라 그 시절이 더 소중할수도 있습니다.
13년전의 일이죠. 짧다면 짧은 시간이죠. 가끔 90년대 중후반의 옛 인터넷문화 IT문화가 그리워서 옛 자료를 찾아볼려고 치면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2003년 이전의 기사검색이 되는것도 거의 없구요. 네이버 다음 네이트라는 정보의 가두리양식장에는 최신자료는 넘치고 넘치나 과거의 자료는 거의 찾기 힘듭니다.
이러다 10년전 자료는 공룡화석보다 더 찾기 힘들어지는것 아닌가? 정보의 바다라더니 그 정보는 과거 5년정도까지만 담는 곳인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정보가 넘치다 보니 쉽게 보고 쉽게 버리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IT코리아라는 한국의 IT의 과거를 담아줘야 할텐데.. 라는 걱정아닌 걱정을 했습니다.
전지현이 삼성마이젯 프린터선전으로 대박스타가 되었고
세진컴퓨터가 컴퓨터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넷츠고의 PC통신의 시절이 지금보다 훨씬 맑은 온라인세상이었다는 것과 8곡 들어가면 만땅이되는 MP3플레이어가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과 PC모니터가 비싸서 TV브라운관에 연결해서 컴퓨터와 게임을 했던시절. 심마니가 한때 한국의 대표검색엔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하면 멀뚱멀뚱 쳐다만 볼 뿐입니다.
책 대한민국 IT사 100은 그런 고민아닌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입니다.
파콤 222에서 미네르바까지라는 소제목이 있은데 이 책은 한국의 IT사를 모두 살펴볼수 있는 책입니다. 모두 100장면을 선정해서 소개하는데 얼마나 촘촘하게 설명해 놓았는지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IT사를 사진으로 박제해 놓은듯한 정밀묘사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각 사안사안마다 저자 김중태님의 냉철하고 올곧은 글은 글을 읽는 사람에게 같은 시절의 보냈어도 우리고 모르고 지나간 일들을
되돌아 보게 하는 모습도 볼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세진컴퓨터의 부도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봤지만 내가 모르는 부도과정을 담은 점이라든지
2000년도의 IT열풍이 정신없이 몰아쳤다가 정신없이 대부분 망해버리는 모습속에서 잊혀젔던 하이홈, 네띠앙, 사이버가수 아담과 류시아
등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담고 있습니다.
삼성PC가 어떻게 한국 최고의 브랜드PC,가 되었는지
하이텔과 천리안이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일들이나 태어난후 일어난 일이라도 그 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부분들은 이해는 가나 공감을 하지 못하는 점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하이텔 전용 접속 단말기가 있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PC를 접한게 96년이라서 그런 물건이 있었는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책에서 다룬 내용중 내가 경험한 내용들은 옛추억에 젖으면서 관심있게 읽게 되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내용들은 머리속으로 상상을 해야해서 설렁설렁 읽게 되는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IT종사자라면 한국IT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흐름을 이 한권의 책으로 경험할 수 있게 적극 추천해 드리는 책입니다.
근본을 알아야 현재 내 위치를 알수 있듯이 이 대한민국 IT사 100은 한국의 IT역사를 쉽게 풀어냈습니다. 만약 이 책이 백과사전식으로 딱딱하게 써졌다면 글이 뻑뻑해서 잘 읽히지 않았을 텐데 저자 김중태님의 스타일대로 쉽고 편하게 풀어내서 술술 금방 읽을수 있습니다
책은 한국최초의 전자계산기로 부터 미네르바까지 IT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인터넷, 그리고 IT문화까지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모든것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 IT의 산증인이자 최초의 무료글꼴을 배포한 김중태님은 IT문화원(http://www.dal.kr/)
를 운영하시는데 이 책에 없는 내용들은 IT문화원싸이트에 많이 올려져 있으니 책을 읽고 궁금한점이 있다면 김중태님에게 직접 문의를 해도 됩니다.
어른들은 그런말을 아이들에게 많이 하죠.
우리때는 이런 엑스박스같은것 없었어 공터에서 제기차고 딱지먹기 하고 놀았지.
그러나 아이는 공터라는 개념도 딱지라는 개념도 모릅니다. 말로만 하면 알수가 없죠. 지금 중고등학생들에게 예전에 모뎀으로 인터넷 했었다고 하면 모뎀이 뭐냐고 하겠죠.
그 어떤분야보다 발전이 빠른것이 IT쪽입니다. 그러나 빠른만큼 빨리 잊고 사는것은 아닐까요? 그런면에서 이 책 대한민국 IT사 100은 시기적절할때 잘 나온듯 합니다. IT에 관심이 많다보니 IT의 옛단어들을 들쳐보면서 수시로 추억에 잠기게 했고 기억의 부정확함을 고쳐주는데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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