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화에 두 번의 리뷰를 쓰기는 또 첨이네요. 이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을 남들보다 1달이나 일찍 봤었습니다.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시사회였는데 그때 리뷰를 쓰고 이번주 개봉작이어서 다시 한번 써 봅니다.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을 보기 전에 눈여겨볼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쾌하고 장난기가 많은 만화적 상상력의 대가인 타란티노감독이 작품이라면 대충 어떤 식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좀 황당한 B급 무비 감성을 지는 영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타란티노가 영화감독의 자양분이 된 것은 비디오가게 점원을 하면서 수없이 본 영화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이하 바스터즈)은 바로 그 발칙한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가정법의 영화입니다. 만약에 말이지 만약에 히틀러가 자살하지 않고 유대인으로 구성된 특공대에 끔찍하게 총세례를 받아서 죽었다면? 이런 가정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영화입니다.
멀리서 독일군이 비포장길에 흙먼지를 일으키며 한 농부의 집 쪽으로 옵니다. 아버지는 눈치를 채고 딸들을 모두 집안으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신사적인 독일장교는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면서 농부를 대합니다.
그러나 이 독일장교 유태인사냥꾼이란 별명이 있는 지능적인 독일장교입니다. 잔혹하면서도 자비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브래드 피트의 마초적인 억양의 개떼들을 이끄는 장교역할의 연기변신도 재미있었지만 이 크리스토프 왈츠가 이 영화의 주연이 아닐까 할 정도로 이 영화에서 최고의 연기와 흡입력을 보여줍니다. 영화 후반의 빙고!라는 어설픈 미국인 흉내는 관객을 웃게 만듭니다. 과연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받을만한 연기를 펼치죠.
영화의 주된 줄거리는 나치소탕작전인데 브래드피트가 이끄는 유태인으로 구성된 8명의 특공대와 독일장교의 두뇌싸움 그리고 나치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액션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상영시간이 상당히 긴 영화인데 그 대부분을 대화로 담고 있습니다.
대화가 많으면 재미없다고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대화 그것도 영어와 독일어가 많은 영화에서 대화가 길면 지루하죠.
그런데 그런 선입견을 접고 이들이 말하는 대화와 심리상활을 즐겨본다면 이 바스터즈는 아주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지하 선술집에서 약 20.30분간의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뭐 처절한 복수씬이 더 압권이겠지만 저는 이 지하 선술집신을 더 쳐주고 싶네요.
그리고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는 이 83년생의 멜라니 로랑라는 프랑스처자를 알게 된 것입니다.
뛰어난 미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영화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영화 클라이맥스에 악마 같은 웃음의 광기어림은 히틀러를 경기 하게 만듭니다.
영화 바스터즈는 서부영화의 탈을 쓴 나치복수극입니다.
영화는 중간중간 서부영화의 액션신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을 배치하면서 타란티노 특유의 음악선곡의 탁월함을 가미합니다.
이 영화에서 음악이 없었다면 재미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치에 대한 한이 맺힌 유태인을 위로하는 영화 같으면서도
나치에 린치를 당한 서양인들을 위한 영화일 수도 있지만 우리 또한 일본에게 집단구타를 당한 경험이 있기에 그 낄낄거림은 통할 듯합니다.
글을 너무 길게 쓰면 다 안 읽으실 것 같기에 여기서 글은 마치겠습니다. 할 말은 다 했네요. 정리해 드리면
이 영화의 좋은 점 : 통쾌한 상상력. 브래드피트, 크로스토프 왈츠 같은 배우들의 연기력. 음악.
이 영화의 나쁜 점 : 중간중간 지루할 정도로 긴 상영시간. 액션물인 줄 알았는데 큰 액션은 별로 없음.
타란티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강력추천하며 시간 때우기로도 괜찮지만 화끈한 액션물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