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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여수 대경도에서 들은 빗소리 아직도 아른거린다.

by 썬도그 200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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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기 이어집니다.


여수에서의 불꽃축제를 보기위해서  추운 첫날밤(?)을 지내고 다음날 아침은 상쾌했습니다.
일기예보에서는 몇일전부터 비나 눈이 온다고  연일 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지만 비가 오고 있을것이라고
지례짐작을 했죠. 그러나 새소리가 들리는 유쾌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태양은 보이지만 구름이 많이 몰려 오더군요. 조만간 비가 올듯 하네요.

여수의 둘째날의 시작은 경도로 정했습니다. 돌산대교 오른쪽에 있는 섬인데요.  꼭 가보고 싶더군요.
경도는 대경도, 소경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가 갈곳은 대경도 입니다.

대경도 가는 배는  여수 롯데마트 뒷편의 선착장에서 탑니다


배는 15분에 한대씩 있습니다. 한배가 저 뒤에 보이는 대경도를 수시로 왔다갔다 합니다.  대합실에서는 자판커피가 최고죠
한잔 먹었습니다.



배삯은 1천원입니다.  대합실에서는 500원이라고 써있는데 1천원 받아가시고 500원 안 거슬러 주시길래 1천원이가 했습니다.
하지만 그 배삯은 편도가 아닌 왕복배삯이더군요.  배는  부부두분이 운영하시는듯 한데요. 섬에서 나올때  저를 알아보시는건지
관광객인것을 아시는건지 돈을 내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배는 쿨쿨쿨 소리를 내면서 나아갑니다 선미에 있는 긴 의자가 앉아서 경치 감상을 하라는 배려인듯  합니다. 하지만 점점 몰려오는 구름에 의해서  좋은 풍경이 되지는 못했네요.  여행중에 비가 온다면 그 여행은 망쳤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도에 갔습니다.   맑은날이 여행객에게는 최상의 조건이지만  흐린날이라고  그 감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흐리고 비오는 섬의 모습을 보는 모습은 또 다른 추억거리입니다. 여행갔다온지 1주일이 지났지만  대경도에서의 기억이 많이 남네요.


경도는  고래 경(鯨)을 씁니다.  고래를 닮았다고 하여 고래 경을 쓰는 경도였다가  고려시대때  조정의 한 고위직의 여자가
이곳에 유배를 오면서 고래경을 안쓰고 다른 경을 쓰게 되었다는데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네요. 

지방에 가면 기와지붕 모양의 슬레이트 같은 지붕들의 집들이 자주 보입니다. 처음에는 기와지붕인가 했는데 재질은 모르겠지만
기와는 아니더군요. 기와모양 비슷하게 만든  지붕입니다.

대경도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수 있습니다. 도보로 한바퀴 돌아볼려면  하루종일 걸릴것입니다. 아니 더 걸릴수도 있네요. 하지만 차량으로 돈다면 반나절이면 다 구경할수 있습니다. 자전거로도 비슷할듯 하네요. 저는 도보만 준비했기에 다 돌아볼수는 없고 섬의 앞부분만 돌아봤습니다.

자전거를 대여해주면 참 좋을텐데요. 

대경도 곳곳에서 폐가들을 많이 만날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 살던  분들은 어디로 이사를 가셨을가요?



대경도에는 돌담들이 많습니다.



이 곳에도 돌담이 있는데  너무 낮아서 왜 담을 쌓았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흙이 포장된 길로 쓸려 나올까봐 그런가요?  집집마다 작은 마당과 텃밭을 일구어 작물들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11월 말이라서 심고 키울것이 그렇게 많지 않네요.


햇살 따스한 날에 이 의자에 기대어 졸아도 좋을듯 하네요.


이 집은 좀 독특했어요. 돌을 쌓아올려 지은 집 반쪽은  시멘트로 발라서 만들었습니다. 돌집과 시멘트를 만나는 모습
참 독특하네요.



이곳 분들은 수도가 없는지 우물이 참 많았습니다.  남부지방에 가뭄으로 고생한다고 하는데  우물엔 물이 가득하네요.  우물옆에 핀 식물들이 참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 내네요. 마치 옹달샘같다고 할까요.


우물에 지붕이 없어 저렇게 덮게로 덮어놓았네요.  여수시에서 지붕좀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이 두레박 참 오랜만에 보네요. 


마을을 지나서 언덕위로 올라갈려고 하니 소가 저를 봤네요.


언덕위로 올라가는 길인데 사람의 흔적이 살짝 느껴집니다.


염소가 자꾸 찍어달라고 메에~~ 라고 외치더군요.  뭐 찍어줘야죠.



빨래줄에는 빨래만 널리는게 아닙니다. 그나저나 비오는데  저렇게 나두는게 정상인가요?


굴껍데기들이 모래처럼 쌓이네요. 바다의 무덤을 보는듯 하네요.

다시 항구쪽으로 나왔습니다.




시계를 보니 8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등교하는 아이들의 뒤를 쫒았습니다.  한 아이가 지나가면서 저에게 인사하더군요.
응?  생판 처음보는 사람인데도 어른이면 무조건 인사하는 모습에  뜬금없어 하면서 순박함이 동시에 느껴지더군요.

아이는  앞에가는 여학생을 불러서 같이가자고 합니다.
경호 초등학교입니다.  학교안에 들어가면 실례일듯 해서 학교안에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뭐 선생님이나 행정실에 사진좀 찍겠다고 하면  대부분 허락해 주십니다. 하지만  학교안까지는 수업방해될것 같아 학교 전경을 보다가 나갔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운동장 참 운동장 넓죠. 학생수도 얼마 되지 않을텐데 이렇게 넓은 운동장이라니 시골 초등학교만의 특권입니다.
서울에서는 이정도 운동장 크기를 가지긴 하나의 꿈일 뿐이죠.  최근엔  학교에 정보화센터라는 건물을 짓는다고  그나마 있던
운동장도 더 줄어 들었습니다.


살짝 뒷길로 나와서  이 고니를 발견했습니다.   이런게 여행의 맛이 아닌가 하네요. 아무 계획도 아무런 목적지도 없이 그냥 걷다가
학교뒤 작은 만에서 노니는 고니들을 발견했습니다.  고니 좀처럼 보기 힘든 새인데요. 조용히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구름은 하늘을 다 덮었습니다.



섬 곳곳에는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더군요.  어부들이 고기잡을때 쓰던 스티로폼도 보이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해변가에
바다가 토악질을 해 놓았습니다. 저런거 누가 청소 안하나요? 하도 많아서 그냥 포긴한건가요?

소들을 발견했습니다. 무려 10며리 다가갔더니 10마리가 동시에 나를 쳐다봐서 움찔 했습니다.  방해하는듯해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섬에는 길냥이들인지 주인인 있는 고양이인지 모르겠지만 고양이들이 많더군요. 사람을 그렇게 의식하지도 않구요. 


나무의 포스가 느껴지죠.  이 대경도의 당산나무입니다. 5백년전 아이가 없는 노부부가 아이대신에 심어서 키운 나무라고 합니다.
줄기가 땅에 닿아서 자세히 보니 나무가 섞어서 뿌려졌더군요. 여기저기 깁스를 하고 있더군요.   정월대보름때는 마을 주민들이 풍어제를 한다고 합니다. 


친환경적인  파라솔입니다. 청와대의 5백만원짜리 파라솔에 비견될바가 아닙니다.  장판이 깔린 테이블도 근사하네요.   왼쪽의 맥주박스가  저녁에 맥주한잔 하고싶게 만드네요. ㅎㅎ





비가와서 대기실에서 좀 쉬었습니다. 

이런 날씨에 낚시하는 분도 있네요, 이런 날씨가 고기가 더 잘 잡히긴 하죠.


갈때와는 다르게 배의 실내에 들어왔습니다.   나이 지긋한 분이 저에게  관광오셨냐고 묻기에   관광왔다고 하니
좋은 구경하셨나고 물으시더군요.   네 여기저기 잘 둘러보고 갑니다라고 응대했습니다. 

경도에 대한 좋은 추억거리를 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보이더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충분히 즐거웠고 생경스러운 풍경들 많이 봤습니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여기저기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다음 여정을 정했기에 오전이 끝나갈 무렵에 나왔습니다.


경도를 나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시골을 가도 시골풍경을 잘 못느낄정도로  많이 도시화가 되었는데
섬이라서 그런지 도시의 편리한것들이 많이 없어 보였습니다. 오히려 그 모습이 저에게는  더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날씨만 좋고 일몰시간때 왔으면  백만불짜리 일몰을 볼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이 경도는 하모로 유명합니다. 참붕장어를 하모라고 부르는데 일본어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여수도 일제시대때 많은 영향을 받았나 보더군요. 


경도에서 들은 빗소리가 아직도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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