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에 눈이 참 많이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눈은 보기는 참 좋은데 막상 나가보면 춥고 습하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눈을 보는 걸 좋아하지 직접 만지고 노는 건 점점 멀리하게 되네요. 사진도 그래요. 설경은 보기는 좋은데 직접 촬영하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눈 내린 남산한옥 마을
작년 연말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촬영한 설경을 눈이 내리니 생각나서 정리해서 올립니다. 오늘 내린 눈은 낮은 기온 덕분에 내일까지 눈이 녹지 않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산한옥마을은 북촌과 성격이 아주 많이 다릅니다. 북촌한옥마을은 주거지입니다. 관광지가 되어서 그렇지 사람 사는 곳이라서 들어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남산한옥마을은 서울에 있던 정통한옥 그러니까 조선시대부터 있던 한옥이 여러 가지 이유로 철거 대상이 되자 남산골로 이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여기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주거지로 적산가옥이 많았던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선의 명문 가문의 집들을 이전시켰습니다. 한옥은 콘크리트 건물과 달리 기와며 대들보며 기둥이며 다 분리해서 다시 조립할 수 있습니다. 레고 같습니다. 한옥은 못을 사용하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죠.
새로 지어진 건물도 있을 겁니다. 이 남산한옥마을은 충무로역에서 내려서 걸어서 5분 거리고 무료입니다. 명동과 가까워서 관람 후 명동 쇼핑을 해도 좋죠.
새해맞이 소원빌기 행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이 되면 거대한 불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달집 태우기를 하는데 달집 태우기 구경하고 싶으신 분들은 가보세요. 행사 끝에는 강강수월래도 합니다. 풍물패와 민요도 부르고요. 코로나 전에 한 번 가봤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도 자녀들 교육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2018년 달집태우기 행사 때 촬영한 영상입니다. 생각보다 열기가 강하더라고요. 2024년 올해는 2월 24일 이번 주 토요일이네요. 딱 좋은 날이네요.
7년 전에 촬영한 영상입니다. 재가 많이 날리니 불씨에 빵구가 나는 옷은 피하시면 좋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위 영상은 2018년 영상입니다.
하던 이야기를 더 해보죠. 북촌한옥마을은 전통 한옥, 정통 한옥은 아니고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 건축왕 정세권이 만든 개량 한옥 또는 도시형 한옥입니다. 미니 한옥이라고 할 수 있죠.
한옥은 위 사진처럼 기본적으로 마당이 커야 합니다. 그리고 1층이어야 하고요. 권세가들인 양반들이야 인구도 많지 않은 나라에서 엄청난 저택을 짓고 살았죠. 백성들은 기와집이 뭡니까? 초가집이 대부분이었고 북촌도 초가집이 많았어요. 그러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일본인들이 북촌으로 넘어오려고 하자 한옥을 작게 작게 쪼개서 집주인을 대폭 늘려서 개발을 막았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북촌이라고 하는 삼청동, 가회동, 팔판동 그리고 익선동의 작은 미니 한옥입니다. 위 사진의 한옥이 정통 한옥이죠. 마당에는 물 잘빠지는 마사토를 깔았습니다. 한옥은 차경을 중시해서 담장이 낮아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보안에 취약하죠.
대신 마사토를 밟는 소리가 커서 자다가 누가 들어왔는지 알 수 있었고 개라도 키우면 개가 보안경고등 역할을 했습니다.
서울시 민속자료 한옥 5채를 이전 복원해서 비슷하지만 약간씩 다른 한옥을 볼 수 있습니다.
보시면 삼각동, 삼청동, 제기동, 관훈동, 옥인동 등등 4대문 안과 그 인근에 있던 집들을 여기에 이전 복원해 놓았네요. 그냥 한옥을 지어 올린 용인 민속촌과 다릅니다. 서사가 있는 한옥이죠. 북촌과 달리 조선시대 한옥을 볼 수 있습니다.
대들보 보면 못이 안 보이죠. 그래서 이전 조립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한옥 하나하나를 다 챙겨서 보고 알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다 양반집이죠. 안을 들여다보니 작은 공부방 같은 곳들이 있네요.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이라고 하네요.
힘껏깡총 4자성어가 눈에 들어오네요.
한옥은 목재 건물이죠. 화재에 아주 취약해요. 그리고 한국의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인 연교차가 50도가 심한 나라인데 냉난방 시설에 취약한 창호지와 목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온돌이라는 훌륭한 난방 시스템이 겨울에도 훈훈하게 했고 화로로 겨울 추위를 피했습니다.
발효 식품를 담는 장독 문화도 발달했죠.
어딜 가나 저 남산 위의 남산 N타워는 너무 잘 보이네요.
뒤에 고층 빌딩만 안 보이면 지방의 한옥마을 느낌이 확 날 텐데 여기는 서울이네요.
5개의 한옥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옥인동 윤씨 가옥입니다. 여기는 마당이 아주 작았어요. 게다가 가운데 굴뚝이 있네요. 굴뚝이 마당 한가운데 있으면 연기가 다시 들어올 것 같기도 한데 왜 굴뚝이 여기 있나 했네요. 굴뚝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묘하네요.
다른 한옥 건물보다 작은 것이 특징인데 작아서 안에 넣은 것 같기도 하네요.
작으니 아담하고 좋네요. 보통 북촌 한옥마을이 이 정도 크기에요. 저 끝에 땔감도 있네요. 나무로 난방을 하다 보니 조선시대에는 민둥산이 참 많았어요.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은 1907년 조선 말기에 지어진 한옥입니다.
제27대 왕인 순종의 장인이 윤택영이었습니다.
윤택영 재실은 다른 한옥에 없는 것들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뒷마당에 가면 과거 농촌에서 볼 수 있는 농기구들이 있어요. 장독대를 보호하는 볏짚도 있고
다양한 과거 농기구들이네요.
농번기때 새끼를 꼬았는데 새끼틀로 새끼를 꼬았네요.
탈곡기는 많이들 아실 거예요. 벼나 보리를 여기에 올려놓고 탈곡기를 돌리면 벼에 붙어 있던 쌀알이 떨어져요.
풍선기는 껍질을 멀리 날리는데 사용합니다. 가벼운 것은 날리고 무거운 곡식만 모을 수 있는 도구죠. 다 사람의 손으로 돌려야 합니다.
뒷마당에 작은 대나무 숲이 있는데 대나무는 겨울에 더 푸르러 보이네요. 이 추운 날에도 파란빛을 내네요.
그리고 날이 풀리면 한옥 대여 체험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한쪽에 체험 공간도 마련했고
사랑방도 재현해 놓았네요.
이번 주 주말이 달집 태우기 행사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 가보세요. 연못 뒤 큰 정자 앞마당에서 열립니다. 누구나 구경할 수 있어요. 한옥구경하고 달집 태우기 행사까지 보시고 명동 인근에서 저녁 식사하면 딱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