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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싫어요를 싫어하는 네이버가 전 싫어요

by 썬도그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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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사용한 지 몇 년 지나면 30년이 되네요. 네이버 태동기부터 사용했으니 참 오래 만난 친구 같습니다. 초창기인 1990년대 후반과 2천 년 대 초반에는 네이버 광팬이라고 할 정도로 주변에 네이버를 설파하고 많이 사용하고 권하고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네이버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싫어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네이버 정책과 태도가 내 성향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네이버는 시끌복잡한 걸 혐오한다고 할 정도로 거부하고 금기시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좋아하는 건 요리, 여행, 일상 등등 블링블링하고 화려한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반면 정치, 시사 이슈는 극혐하고 IT는 데면데면합니다. 

 

즉 시끄러운 소리는 입닫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죠. 그래서 시사 이슈 블로그, IT 테크 블로그는 티스토리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지금은 티스토리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많아서 네이버 2중대가 되고 있고 있어서 변질되었지만 이런 구도는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블로그는 노는 물이 달랐습니다. 

네이버에 없는 싫어요 버튼

싫어요를 싫어하는 네이버가 전 싫어요

네이버의 이런 경향 시끄러운 것 싫어하고 분란 싫어하는 성향은 뉴스 기사 하단 독자들의 의견 표시 아이콘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뉴스를 포털에서 소비하는 사람들은 댓글로 자기  의견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터치 1번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표정 이모티콘으로 표시하는 분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네이버 뉴스 기사 하단 이모티콘에는 쏠쏠 정보, 흥미진진, 공감백배, 분석 탁월, 후속 강추라는 모두 긍정의 아이콘만 있습니다. 싫어요가 없습니다. 요즘 뉴스 기사들 보면 낚시 기사가 정말 많고 오류 투성이 거짓말이 섞인 기사도 많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보고 뉴스 기사 정보의 오류를 정정하기도 하죠. 

 

이게 작지만 하나의 크로스 채킹 역할을 합니다. 또한 하단 이모티콘을 통해서 독자들의 반응도 바로 알 수 있죠. 그런데 싫어요가 없으면 이걸 알기 쉽지 않습니다. 난 이 기사 문제 있고 싫다고 생각하는데 네이버 뉴스 이모티콘에는 이게 없습니다. 그래서 전 네이버 뉴스를 보고 싫어하면 아무것도 누르지 않습니다. 반대로 좋아해도 안 누르게 되네요. 아니 네이버 뉴스를 잘 안 보게 됩니다. 

 

싫어요를 싫어하는 네이버가 전 싫어요

반면 다음 뉴스는 화나요가 있습니다. 사람은 좋고 싫음을 표현 할 수 있는 동물입니다. 아니 동물이면 양쪽 감정을 표정으로 말로 표현할 수 있고 우리가 싫고 화나는 걸 잘 표현할수록 자기 의사 표현을 잘한다고 합니다. 자기 의사 표현 못하는 사람들이 화나고 싫어도 아무 말도 안 하는 사람들입니다. 

 

싫으면 싫다고 표현해야 그 사람에게 싫은 걸 강요하지 않죠. 그게 바로 의견이지 모조건 좋다고  하는건 의견이 아닙니다. 
이 좋고 싫음을 바탕으로 내 취향과 성향을 알 수 있고 그게 쌓이면 개인의 성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IT 기업들이 유저 개개인의 성향을 판단하기 위해서 좋아요 버튼 말고 싫어요 기능을 넣어서 개인 취향 저격 알고리즘을 만듭니다. 

 

그런데 싫어요가 없으면 개인 취향 저격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건 알겠는데 싫은 걸 알 수 없으니까요. 

 

유튜브에 있는 싫어요 버튼과 좋아요만 있는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 

싫어요를 싫어하는 네이버가 전 싫어요

네이버의 이런 모습은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는 좋아요 또는 공감 버튼 딱 하나만 있어요. 

싫어요를 싫어하는 네이버가 전 싫어요

네이버 클립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렇게 되면 내 취향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워서 추천 알고리즘의 정밀성이 떨어져요. 실제로 네이버 숏폼인 네이버 클립 영상을 위로 올리면서 보면 왜 그렇게 골프 영상 그것도 여자들이 골프 치는 영상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전 골프 좋아하지도 치지도 않아요. 관심도 없고요. 그런데 제 나이 또래가 골프 좋아하긴 해요. 그래서 그런가봐요. 이런 자체가 네이버의 추천 알고리즘이 아주 안 좋다는 소리예요. 

싫어요를 싫어하는 네이버가 전 싫어요

반면 유튜브는 싫어요가 있어요. 싫어요를 통해서 유저가 싫어하는 영상을 파악하고 추천에서 점점 줄여갑니다. 그래서 유튜브 알고리즘은 매우 뛰어나요. 다만 싫어요 테러가 너무 많아져서 싫어요 숫자 표시를 없애 버렸어요. 싫어요가 좋아요보다 더 많으면 사람들이 싫어요를 더 누르고 싶은 게 있거든요. 

 

네이버는 싫어요가 없어서 싫어요. 네이버가 좀 더 정교한 추천을 원한다면 싫어요도 만들어야 하지만 네이버는 그런 정교한 알고리즘에 관심 없어서 앞으로도 싫어요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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