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다양한 전시회 그것도 무료 전시회를 보시려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있는 덕수궁을 가면 좋습니다. 덕수궁 미술관은 유료 전시회가 많지만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두 곳을 다 둘러보고 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이나 인사동을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갤러리를 아직도 돈 내고 들어가야 하는 미술관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갤러리는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에 입장료가 없습니다. 안 사도 되니 작품 구경 실컷 하네요.
좋은 전시회를 많이 하는 문화역서울284
문화역 서울 284는 이름이 참 헛깔립니다. 문화서울역이 가장 어울릴 것 같은데 문화역 서울입니다. 아무래도 여기가 과거 서울역이었던 곳이라서 서울역이 더 입에 붙습니다. 이 '문화역서울 284'는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의 하나로 서울에 몇 안 남은 근대 건물입니다. 따라서 공간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023년 1월 19일부터 2월 26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2023 뉴트로 페스티벌 오늘전통>이라는 전통을 소재로 한 전시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물론 무료 전시회입니다. 전통문화를 새롭게 해석해서 소개하는 전시회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위 작품은 '달의 41%'라는 작품으로 달토끼가 뛰어노는 동산을 재혀한 느낌이네요. 달은 전면만 지구에 보여주는데 우리가 보지 못하는 달의 뒷면을 담고 있습니다. 달의 뒷면이 41%라고 하네요. 왜 50%가 아닌 것이죠? 아마도 3D 구 형태라서 그런가 봅니다. 아무튼 지구인들이 절대 볼 수 없는 것이 달의 41%인가 봅니다.
신기했던 점은 호수의 물이 출렁거리는 걸 디스플레이로 재현했는데 실제 물웅덩이인줄 알았습니다. 물의 출렁임을 너무 잘 담아서 이게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것일까? 했네요.
한지 체험공간도 있었습니다. 하얀 한지와 함께 여러 색을 물들인 예쁜 한지들도 선보였습니다.
한지를 디퓨저로 활용해서 실내 인테리어나 전등갓이나 다양한 빛 투과체로 활용하면 은은한 빛을 내는데 관련 상품이 잘 안 보입니다. 한지가 얼마나 예쁘고 오래가는데요. 색 보세요. 은은한 색이 잘 물들어 있습니다. 전국 한지 업체들의 팸플릿도 있더라고요.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공예품 같은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VIP 대합실 공간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문화역서울 284는 공간구경하는 재미도 큽니다.
한식과 한국의 전통 공예품들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있고
나전칠기로 만든 전기자동차도 있네요.
개화기 시절 한복입니다. 융드레스 같은 한복과 짧아진 치마 저고리입니다. 좀 더 실용성을 강조한 옷이네요.
개량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코로나와 공존을 하다 보니 이제는 어떤 제약도 없네요.
2층은 실용을 주제로 한 전통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전시하고 있습니다. 가격표가 있고 한쪽은 카운터가 있어서 결제가 가능합니다. 사는 사람은 못 봤는데 그도 그럴 것이 가격이 실용적이지는 않습니다. 꽤 비싸더라고요.
비싸도 공예품 같은 제품들이라서 가지고 다니면 눈길을 얻을만한 제품들입니다.
전통을 소재로 한 보드 게임도 있고 카드 게임도 작은 백자, 청자도 있네요.
4자성어 학습 카드도 있더라고요. 한글이 한자 바탕의 단어가 많아서 한자 많이 알면 조어력이나 단어 이해력이 쑥쑥 올라갑니다. 그래서 사흘을 4일이라고 오해하지 않고 심심한 사과에 분노하지 않죠.
저 옷들을구매할 수 있습니다.
2층 복도 공간은 바닥 공사를 한 것인지 이전에는 시멘트 바닥으로 알고 있는데 변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들 그림 그릴 ㅅ 있는 체험존도 있습니다.
나전칠기를 이용한 미디어 아트 작품도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이 주사위는 통일신라시대 귀족들이 사용하던 주령구라는 전통 주사위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주사위와 달리 면이 더 많습니다. 무려 14면체입니다. 이 주령구 2개를 돌려서 가로세로를 정합니다. 하나는 한글 자음, 하나는 숫자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뒤 벽에는 숫자와 한글 모음의 숫자별로 카드가 있습니다. 주령구를 굴려서 그에 맞는 카드를 골라서 돌려보니 새해 운세가 적혀 있더라고요.
이 주령구는 통일신라시대 귀족들의 술 먹기 게임에 활용했다고 해요. 카드에는 벌칙 같은 게 적혀 있었나 보네요. 그나저나 통일신라 사람들은 술에 진심이었네요. 포석정도 그렇고요. 귀족들은 정말 일 안 했는지 술문화가 참 발달했네요.
청한지환이 나왔습니다. 조용하고 여유가 있는 즐거움, 여유 있고 즐거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하네요. 딱 좋네요. 다 귀찮고 여유롭고 평온했으면 해요. 심심해도 좋으니 평온하고 조용했으면 좋겠어요. 다른 카드들을 다 돌려보니 덕담 같은 문구가 많더라고요.
뒤를 돌아보니 벽에 뭔가가 가득 붙어 있네요.
나의 새해작심을 적는 곳이네요. 자세히 보니 건강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돈이었습니다. 부자 되게 해 주세요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 많이 벌게 해달라고 합니다. 한국은 돈 많으면 천국, 돈 없으면 지옥인 자본주의 최첨단 국가이자 천민자본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오로지 돈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돈 보다 건강이죠. 건강 잃으면 다 잃은 것인데요.
1층에는 전통 놀이 체험 공간이 있습니다.
다양한 놀이이자 엄마 아빠들이 어린 시절 했던 놀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전통 놀이라고 하지만 당시는 장난감 사주는 부모님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렴하고 싼 도구를 사서 같이 놀았어요. 딱치치기, 동그란 딱지, 팽이, 구슬치기, 비석치기 등등 간단한 도구로 놀 수 있고 구슬이나 팽이, 둥그런 딱지는 돈이 들어가지만 비석치기나 다방구나 여러 놀이는 돈이 안 들어가거든요.
1층 전통놀이에서 5개를 체험하고 도장 찍는 카드에 도장을 찍어오면
이런 전통을 소재로 한 보드 게임판을 그냥 줍니다. 유아용, 초등학생용이 있는데 모두 주는 건 아니고 선착순입니다. 이날이 일요일 오후 11시 정도였는데 쉽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1층 오른쪽 체험공간이 있으니 꼭 들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