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쓸까, 티스토리에 쓸까 고민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티스토리도 운영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도 있고 네이버 포스트도 있습니다. 3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지만 주로 운영하는 건 네이버 블로그와 티스토리 두 개입니다. 2개 중 전력투구는 티스토리에 하고 있고 네이버 블로그는 보조 수단이지만 앞으로는 네이버에 좀 더 집중하고 이 티스토리는 서서히 줄여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명성은 티스토리 블로그가 더 높죠. '사진은 권력이다'라는 블로그 명으로 활동한지 2007년부터이니 무려 15년이 다 되어가네요. 보통 어떤 분야에서 10년 이상 전력투구를 하고 열정을 쏟으면 명성이 더 높아져야 하는데 이 블로그는 블로거가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히 한다고 성장하고 인기가 높은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플랫폼 기업의 농간(?)에 따라서 커지거나 줄어듭니다.
블로거가 노력해봐야 포털 검색 손아귀에 놀아나야 하는 현실
예를 들어서 15년 전통의 음식점이 아무리 음식 맛을 잘 낸다고 해도 배민과 요기요 같은 배달 플랫폼에 등록이 안 되거나 광고를 안 하면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습니다. 일부러 찾아와서 먹는 유명한 맛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음식점은 배달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죠.
블로그로 비유해 보죠. 일부러 그 블로그 글이 올라오길 기다렸다가 읽는 구독자가 엄청나게 많은 블로그가 한국에 몇 개나 있을까요? 저도 블로거이지만 다른 블로거 분들의 글 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봅니다. 상황이 이럴진데 누가 구독해서 보려고 하겠어요.
이 블로그는 사진작가 이야기, 사진 관련 이야기를 자주 많이 쓰고 인기가 높습니다. 그러나 그런 글들을 구독하는 분들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익은 거의 없습니다. 구독자들이 제 블로그 광고 수익을 올려주기 보다는 검색을 통해서 오는 잠시 들리는 분들이 제 블로그 글을 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광고하는 광고를 클릭해서 수익을 주는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다 보니 수익을 많이 올려야 하는 블로거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 보다는 생활정보, 이슈, 연예, 가십성 글을 주로 쓰는 블로거들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유튜브도 비슷하죠. 사이버 렉카라고 하는 블로거들이 방문객도 많고 수익도 높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정제되지 않은 정보들을 상위 노출되고 검색 품질에 영향을 주기에 다음이나 네이버는 전문적인 글을 쓰는 블로그를 우대합니다. 한 분야에 대한 꾸준한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우대하기 위해서 그들의 글을 상위 노출시켜줍니다. 이게 기본적인 검색 엔진의 태도입니다. 이는 유튜브도 마찬가지죠.
네이버 같은 경우는 아예 더 우대를 해주기 위해서 인플루언서 제도를 만듭니다. 광고 수익을 더 몰아주고 검색 상위에 노출시켜줌을 넘어서 위와 같이 인플루언서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줄정도로 애지중지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입니다. 이렇게 검색 포털과 콘텐츠 생산자들은 서로를 아껴줘야 상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네이버와 다음은 자신들의 검색 알고리즘을 수시로 변화시키면서 상생 보다는 자신들의 검색 변화에 블로거들이 따라오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같은 경우는 자사의 서비스인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를 우대하는 정책을 2020년부터 노골적으로 시행하면서 티스토리, 다음 블로그 배척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폐쇄적인 검색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네이버는 네이버 블로그 글만 주로 노출되는 반쪽짜리 서비스가 됩니다.
물론 비인기 키워드나 긴 키워드에 티스토리 블로그 글이 노출되지만 인플루언서 제도에서 알 수 있듯이 티스토리 블로그는 저기에 지원조차 못합니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 검색이 티스토리를 우대하냐? 아닙니다. 오히려 더 홀대하고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더욱 홀대하는 다음 검색의 변화
이미 제 티스토리 블로그는 다음 검색을 통해서 오는 방문객이 2년 전보다 10분의 1로 확 줄었습니다. 너무 줄어서 이제는 다음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거의 무의미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더 주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최근 다음 검색이 변화를 했습니다. 그 변화를 살펴보면
통합 검색은 동일합니다. 뉴스검색, 블로그 검색, 카페 검색, 브런치 검색, 카카오스토리 검색을 카테고리로 분리한 후 섞어서 보여줬죠. 그런데 검색에서 가장 우대하는 정보 창구인 블로그 검색이 사라졌습니다. 보시면 통합 검색에서 백과사전 밑에 통합웹이 등장합니다.
통합 웹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웹 검색이라고 있었죠. 웹 검색에는 대형 커뮤니티, 웹 사이트 같은 네이버나 다음이 운영하는 서비스가 아닌 외부 독립된 홈페이지 내용을 서치 해서 담는 기능이었죠. 그런데 놀랍게도 이 웹 검색에 카페와 블로그가 등장합니다. 블로그와 카페는 네이버나 다음에서 서비스하는 서비스라서 블로그/카페 검색에 따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웹 사이트와 섞어서 보여주네요. 이렇게 되면 블로거들은 자신들의 글이 검색 상위에 노출될 확률이 더 크게 줄어듭니다. 실제로 이 통합웹에 블로그를 넣으면서 제 다음 검색 유입량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반면 카카오가 미디엄 베껴서 만든 브런치는 그대로 뒀네요. 브런치는 친자식이라고 애지중지하고 티스토리와 다음검색은 업둥이라고 통합 웹에 욱여넣어 버렸네요. 또한 브런치 글들은 포털 다음 메인 곳곳에서 노출 시켜주는 특별 대접까지 해주고 있죠. 티스토리가 이런 대접을 하루 이틀 받은 것이 아니라서 크게 화가 나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티스토리는 귀 막고 눈 가리고 운영한 지 10년 가까이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매년 연말에 하는 티스토리 1년 돌아보기 기본적인 통계 서비스 이벤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뷰가 검색에 등장했습니다. 저도 카카오뷰 채널이 있고 수익을 조금 내고 있지만 한 달 돌려봐야 커피 가격도 안 나오기에 이걸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네요. 게다가 카카오뷰에 올라온 글들이 너무 자극적인 글들이 많아서 지금은 믿고 거르는 카카오뷰가 되었습니다.
자극적인 글만 가득한 카카오뷰 믿고 스킵하는 서비스
카카오뷰는 일반인들이 직접 뉴스를 선택해서 소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이 서비스 변질되어도 너무 변질되었습니다. 먼저 포털 뉴스들이 너무 자극적인 뉴스들, 연성화된 뉴스들로 도배되어서 짜증 났는데 카카오뷰는 더 자극적이고 연성 뉴스가 가득합니다. 지금은 카카오뷰 절대 안 봅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걸 무슨 대단한 서비스마냥 애지중지하네요. 예상컨대 1년 안에 이 서비스 중단할 확률 90%입니다.
바닥에서 지하로 떨어지는 다음 검색률
인터넷 검색서비스 점유율입니다. 1위는 네이버이고 2위는 구글입니다. 딱 2배 차이가 나네요.
그리고 기타 등등으로 분류되는 3위에 다음이 있습니다. 다음의 2022년 4월 평균 검색 점유율을 보니 4.54%입니다.
그러나 다음은 지난 1월에는 6.18%까지 꽤 올랐습니다. 물론 별 의미는 없습니다. 문제는 카카오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나서 이전보다 검색 점유율이 오르기보다는 조금씩 하향 추세입니다. 최소한 반등을 이끌어내지는 못한 카카오뷰네요.
카카오뷰는 검색 서비스가 아닌 모바일 메인에 노출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지만 통합 검색에도 등장하기에 영향을 안 준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검색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이 직접 자신이 콘텐츠를 둘러보고 양질의 콘텐츠라면 묶어서 소개하는 인간이 직접 정보를 선택해서 묶어서 소개하는 보다 똑똑한 검색 묶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이죠. 돈도 안 되는 거 누가 열심히 할까요.
카카오뷰 수익이 생각보다 높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들러붙었는데 한정된 광고 자원을 나눠먹고 초기 적자를 보면서 카카오뷰 큐레이터를 모집이 끝나자마자 수익이 반토막 또는 10분의 1로 확 줍니다. 저도 경험해 봤습니다. 그 수익을 보면서 커피 한 잔 가격도 아닌 걸 열심히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요즘은 대충 운영하고 있네요. 언젠가는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티스토리를 구글이 인수해주었으면 한다.
카카오는 티스토리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럴 마음도 없습니다. 오히려 돈도 안 되는 티스토리를 카카오가 왜 운영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니 블로그, 카페 검색도 없에고 통합웹에 넣어버린다는 건 홀대를 넘어서 그냥 웹문서로 취급하겠다는 의지 아닐까요? 어차피 검색률은 올라갈 일도 없으니 검색 서비스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 검색을 저리 하대할까요? 그렇다고 브런치 사용자가 많아서 블로그 검색을 대체하는 것도 아닙니다.
브런치는 전문적인 글쓰리라고 하지만 사용자도 적고 정보량이 너무 적고 자신의 일기나 수기 같은 것이 대부분이라서 검색을 통한 정보 취득량도 적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구글 코리아에 인수의사를 물어보고 넘기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지금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수익을 내는 1위는 구글 검색입니다. 구글 검색을 통해서 주로 검색 유입이 일어납니다. 구글 없었으면 티스토리 블로거들 반 이상 사라졌을 겁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니 이 티스토리 운영 열정을 네이버 블로그에 쏫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서서히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 에너지를 줄이고 그 에너지를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티스토리에 대한 애정을 안 보이는데 우리가 티스토리에 애정을 보이기 쉽지 않네요. 15년 동안 운영하던 이 티스토리, 당장은 멈추지 않겠지만 어차피 글 써봐야 검색도 안 되고 수익은 계속 주는데 서서히 엔진을 하나씩 정지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네이버 블로그 운영 수익이 서서히 티스토리에 근접하고 있네요.
티스토리! 언제까지 이렇게 홀대 받고 살아야 하는지 좀 화가 나기도 합니다만 하소연해도 들어줄 카카오도 아니기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