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너무 추웠습니다. 이런 추운 날에 안양천에 날아든 철새를 찍으러 갔습니다. 안양천은 90년대 후반만 해도 똥네가 가득한 하천이었는데 하수처리장이 생기면서 맑은 하천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자전거, 조깅, 걷기 운동을 하는 분들이 많고 봄에는 아름다운 벚꽃이 가득피는 하천이 되었습니다.
물이 맑아서 온갖 철새가 다 모입니다. 청둥오리, 왜가리는 물론 갈매기까지 날아옵니다. 이 야생 조류를 신나게 촬영하고 있는데 한 여자분이 저를 보더니 뭘 좀 물어보시겠다고 하네요. 제가 큰 백통 렌즈에 고급 DSLR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카메라에 대해서 물어 보시네요.
여자분은 사진에 언젠가부터 녹색 점이 생긴다면서 예전에는 안 생겼다가 최근에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갑자기 녹색 점이? 녹색 점 하면 떠오른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고스트 이미지 현상 입니다.
혹시나 하고 제 LG V50 스마트폰을 꺼내서 카메라를 실행한 후에 이 점 말씀하시는 건가요? 물으니 맞다고 하네요. 예전엔 안 생겼는데 요즘에 보인다고 하기에 이 '고스트 이미지 현상'은 렌즈에 강한 빛이 들어오면 렌즈의 빛의 굴절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서 갑자기 생기지는 않고 예전부터 생겼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계속 신경 쓰다 보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금만 각도나 위치가 달라져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니 그래서 보였다 안 보였다 했나 보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태양이나 자동차 헤드라이트 같이 강한 빛을 쏘는 광원체를 촬영해보시고 그때 녹색 점이 나오면 '고스트 이미지 현상' 또는 '고스트 현상'이라고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LG V50의 후면 3개의 카메라 중에 이번엔 2배 광학줌으로 촬영해 보니 고스트 이미지 현상이 더 강해졌습니다. 같은 스마트폰이라도 카메라에 따라서 고스트 이미지 현상이 강하거나 덜하거나 합니다.
DSLR이나 미러리스에도 많이 나오는 현상입니다. 특히 야간에 강한 광원을 장노출로 촬영하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고가의 UV필터를 사용하거나 아예 필터를 빼고 촬영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렌즈 플레어와 고스트 이미지 현상을 헛깔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렌즈 플레어가 더 큰 의미이고 렌즈 플레어 현상 중의 하나가 고스트 이미지 현상입니다. 고스트 이미지 현상을 줄이는 방법은 있지만 없애는 방법은 없습니다.
있다면 감추는 방법이 있긴 하죠. 강한 광원이 원인이니 카메라를 좀 움직이면 태양 속으로 고스트를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태양 주위에 고스트의 녹색고 뿌연 느낌이 납니다. 가장 좋은 건 촬영하고 후보정으로 지우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