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진 동아리 시절. 동아리 실에 있는 피카소의 사진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피카소가 허공에 빛으로 그린 그림인데 어떻게 촬영했는지 참 궁금했고 선배에게 물어보니 잘 알려주더군요.
카메라는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 이 3개의 관계만 알면 사진 표현력이 크게 증가합니다. 조리개는 배경 흐림에 큰 영향을 주고 셔터스피드는 시간을 정지하거나 압축하는 도구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위 사진은 시간을 압축한 장노출 사진으로 피카소가 빛이 나오는 펜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동안 셔터가 열려 있었고 다 그린 후에 플래시에 플래시나 불빛을 켜서 피카소의 얼굴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사진 같지만 이론만 알면 초보자도 찍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자동차 궤적 사진도 카메라 셔터를 개방한 동안 빛이 움직이는 모습을 카메라가 다 담아서 만드는 장노출 사진입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입니다. 셔터를 오래 개방하는 장노출 사진에서 빛과 같은 강한 광원은 사진에 기록되지만 빛을 내지 못하는 피사체가 움직이면 사진에 담기지 않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밤 하늘에 빛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을 '라이팅 그래피티'라고 합니다.
이 사진은 '라이팅 그래피티' 사진입니다. 뭐 제목 보면 아셨겠지만 DJI 매빅 드론으로 밤하늘에 그린 아기 요가를 그렸습니다.
사진가 Russell Klimas는 LUME CUBE 스트로브를 DJI 매빅에 부착하고 직접 드론을 움직여서 '아기 요다'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하게 움직인다고 해서 '아기 요다'를 그릴 수 없습니다. 이에 2가지 프로그램의 힘을 빌립니다.
하나는 구글 어스이고 또 하나는 Litchi라는 비행 앱입니다. 구글 어스에서 아기 요다 사진을 보고 아이 요다의 윤곽선을 따라서 주요 지점을 지정합니다.
이렇게 좌표를 지정한 후에 이걸 Litchi 비행 앱에 입력합니다. 이 과정이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DJI 매빅을 띄운 후에 하늘에 좌표대로 움직이게 했고 그 DJI 드론 코에 붙은 불빛을 18분이라는 장노출의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아주 신기한 사진이네요. 이제는 드론으로 라이트 그래피티를 그리는 시대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