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기가 뚝 떨어졌지만 플리커(Flickr)는 한 때 아주 인기 높은 사진 공유 서비스였습니다. 2000년 중반 디지털 카메라화소수가 급격하게 올라감에도 네이버나 다음은 하루에 사진 업로드 용량이 20MB 정도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출사가서 촬영한 사진을 여러 날에 걸쳐서 올려야 했습니다. 반면 플리커는 대용량 사진을 편하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플리커에는 전문 사진가와 아마추어 사진가와 저 같은 블로거들이 대용량 사진을 무료로 업로드 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2005년 플리커는 야후에 3,500만 달러(374억 원)에 인수되었습니다. 그러나 야후에 인수 된 후 플리커는 서비스 개선이 크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사진 SNS인 인스타그램이 인기로 인해 소셜 사진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게 되면서 성장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당시 야후의 CEO였던 마리사 메이어는 플리커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 Yahoo.com 계정과 연동 서비스를 도입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2007년 경 전후오 플리커 한국어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이때 큰 인기를 끕니다. 그러나 야후코리아가 망한 후에 플리커도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에게 잊혀져가는 서비스가 됩니다.
야후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존(Verizon)에 매각이 됩니다. 플리커는 바리이존 산하 Oath가 보유하게 됩니다. Oath는 이 플리커를 경쟁 서비스인 스머그머그(SmugMug)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플리커는 사진가와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사진 백업 및 공유서비스입니다. 대부분의 기능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스머그머그(SmugMug)는 프로 사진가와 사진작가의 사진을 판매하는 서비스가 기본인 서비스로 대중보다는 사진가들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사진을 백업하고 공유하는 기능은 비슷하지만 플리커는 좀 더 대중을 위한 서비스이고 스머그머그는 사진가들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이 스머그머그가 플리커를 인수했네요. 플리커와 스머그머그는 경쟁서비스인데 이렇게 인수 통합이 되니 바로 세계 최대 사진 서비스 커뮤니티가 되었네요. 스머그머그의 CEO인 돈 매카스킬(Don MacAskill)은 플리커와 스머그머그의 통합으로 세계 최대의 사진작가 중심의 사진 서비스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플리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돈 매카스킬은 플리커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은 없고 운영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플리커 직원들과 플리커 이용자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플리커의 대중성 보다는 스머그머그의 전문가적인 시선이 더 커질 듯 합니다.
즉 대중보다는 전문 사진작가를 위한 서비스로 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변경과 방향은 2018년 5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머그머그에 따르면 플리커 인수 후에도 두 서비스는 통합되지 않고 이전처럼 각각 서비스 할 예정입니다. 다만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사진 관련 서비스에 대한 미흡한 대응은 개선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과 경쟁을 할 수 있을까요? SNS 와 경쟁하기 보다는 차별화 정책으로 인기를 끌 듯 하네요. 사실 요즘 인스타그램으로 인해 사진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사진 자체에 대한 진중한 태도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길어야 3초 정도 사진을 보고 스크롤을 올려서 넘겨 버립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말처럼 사진도 오래 봐야 재미가 더 진해지고 사랑스러워집니다. 그래서 조만간 휘발성 사진 서비스에 대한 피로도가 증가하면 예전처럼 사진을 길게 오래 보고 큰 사진으로 보는 문화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