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웃음으로 치유 되는 것이 아닌 더 큰 슬픔으로 넘치게 하거나 같이 울어줄 때 슬픔은 잦아듭니다. 슬픔은 웃음이 아닌 공감으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릅니다. 우울하면 밖에 나가서 햇볕을 쬐라는 식으로 무미건조하고 무례하기까지 한 말을 쉽게 하죠. 슬픔의 늪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구해줘야 하는 지를 잘 알려주는 영화가 바로 <윈드 리버>입니다


서늘하고 싸늘한 죽음

영화가 시작되면 하얀 설원을 한 여자가 뛰어갑니다. 뭔가에 쫒기듯 뛰어가는 이 여자는 맨발입니다. 그렇게 황량한 설원을 뛰어가다가 사망을 합니다. 이 주검을 이웃에 사는 헌터인 코리(제레미 레너 분)이 발견합니다. 살인이 의심되는 사고가 접수되자 FBI 요원이 급파됩니다. 그런데 이 FBI 요원은 '윈드 리버'라는 황량하고 눈이 가득 내리는 인디언보호구역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지 너무 가볍게 입고 왔습니다. 

FBI 요원 제인(엘리자베스 올슨 분)은 플로리다에 있다가 연락을 받고 급파된 신참내기 요원입니다. 제인에게는 이 살인 사건이 첫 사건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경험도 일천한 제인 요원은 헌터 코리의 도움으로 근처에 사는 분의 딸이라는 신원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딸의 사라졌는데도 실종 신고를 하지 않은 아버지에게 딸이 실종되었는데도 신고하지 않는 모습에 아버지를 의심합니다. 

이 의심은 죽은 딸의 아버지를 분노하게 됩니다. 딸의 죽음에 부부는 깊은 상처를 받고 울고 있지만 이 신참내기 제인 요원은 이 부부의 슬픔을 알지 못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이 뿐이 아닙니다. 이 '윈드 리버'라는 인디언보호구역은 눈과 땅을 빼고는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1개의 주를 경찰 6명이 치안을 담당하고 먹고 살 것도 사람도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저주 받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망이 지배하는 '윈드 리버'를 지키는 사람들

'윈드 리버'는 절망이 지배하는 지역입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년들은 쉽게 마약에 노출됩니다. 그럼에도 이 황량한 지역을 조상의 땅이라고 생각해서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생 동물 헌터인 '코리'는 이 '윈드 리버'를 지키는 파수꾼입니다. 이 곳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인 요원을 도와서 하나 둘 살인의 실체에 접근합니다. 

코리가 이 살인이 의심대는 사건을 적극적으로 돕는 이유는 3년 전에 자신의 딸이 자신이 없는 사이에 집에서 30km나 떨어진 곳에서 사망을 했습니다. 아직까지 범인을 찾지 못한 이 사건 이후 아내와 이혼을 하고 혼자 삽니다. 절망이 눈으로 덮힌 '윈드 리버' 인디언 보호 구역에서 많은 인디언 후손들은 절망이 쌓이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윈드 리버'는 목장업을 하는 집이 많습니다. 이 목장을 지키기 위해서 코리와 같은 야생 동물 헌터들이 신고를 받으면 퓨마나 늑대들을 죽여서 목장에서 키우는 동물을 지킵니다. 약육강식의 세계를 인간의 힘으로 억지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 사는 마을도 똑같습니다.  공권력이 마을을 지켜주지 못하는 곳이라서 마을 사람들을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늑대가 사냥을 할 때는 가장 약한 동물을 공격한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곳이 '윈드 리버'입니다.  


약한 사람을 죽인 살인마들을 잡기 위해서 코리는 총을 듭니다. 코리의 협조 아래 FBI 요원 제인은 사건의 실체에 점점 접근하게 됩니다.



슬픔은 같은 곳을 보면서 함께 울어주는 공감으로 치유된다

영화 <윈드 리버>는 공감에 관한 영화입니다. 신참내기 FBI 요원 제인은 악어가 사는 플로리다에 있다가 얼음과 눈이 가득한 동토의 땅인 '윈드 리버'의 날씨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날씨에 대한 적응도 못하지만 사람에 대한 적응도 하지 못합니다. 딸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아버지에게 왜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냐고 닥달하는 등 너무 사무적으로 사람들을 대합니다. 

영화 <윈드 리버>는 이 제인의 변화를 통해서 슬픔이 가득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잘 안내해줍니다. 제인은 코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과 슬픔에 침몰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주검 앞에서 누가 죽였을까?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던 제인은 영화 마지막에  "얼마나 추웠을까?"라는 말을 꺼냅니다. 가해자 보다는 피해자의 고통을 먼저 헤아려봤어야 하는데 너무 세상을 사무적으로 대한 자신을 책망합니다. 

코리는 딸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이웃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줍니다. 결코 잊혀지지도 치료되지도 않는다면서 자신의 어깨를 빌려줍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딸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모든 죄를 용서하고 덮어두자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가장 이해도가 높고 보편적인 방법으로 복수를 합니다.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의 겨울 버전 같은 영화 <윈드 리버>

영화 <윈드 리버>의 감독은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와 <로드스 인 더스트>의 각본을 쓴 '테일러 쉐리던' 감독입니다. 절망이 지배하고 희망이 사라진 공간을 배경으로 한 점은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와 비슷합니다. 전체적으로 음습함과 절망이 가득한 모습은 시카리오와 비슷하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릅니다. <윈드 리버>는 슬픔은 억지 밝음과 거짓 희망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같이 울어주는 깊은 공감이 슬픔을 덜어내고 견디게 하는 힘이라고 아주 묵직하지만 쉬운 언어로 담고 있습니다.

슬픔이 굳은살이 된 코리와 그 코리의 도움으로 점점 사건 이전에 피해자 가족과 피해자의 슬픔을 이해하게 되어가는 제인을 통해서 슬픔이 어떻게 치유되는 지를 잘 알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전체적으로 스릴러 요소를 차용했지만 사건이 복잡하지 않고 직선적이라서 스릴러 보다는 휴먼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여기에 '윈드 리버'라는 인디언 보호구역이 마치 동물 보호구역으로 읽혀지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삶이 얼마나 황폐하고 쓸쓸한지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슬픔과 외로움이 자박자박 흘러 넘치는 영화입니다. 개척이라는 폭력에 쓰러진 인디언들과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서늘한 공기가 지배하는 슬픈 현실을 잘 조율한 영화입니다.

우울증에 걸렸는지 모든 것에 흥미가 떨어지고 축축 쳐지던 중에 영화 <윈드 리버>를 보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슬플 때는 웃음이 아닌 또 다른 슬픔을 공감하면서 이 세상엔 나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구나를 알게 해준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사회와 개인의 슬픔을 잘 조율한 품격 높은 복수극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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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01.22 1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취향에 맞는 영화로군요 ㅋ

  2. 상남자다이 2018.05.09 2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보고 테일러쉐리던 영화는 다 찾아보고 있습니다.
    잔잔하면서도 몰입감을 해치지 않는 특유의 긴장감이 있어 좋았습니다.
    좋은 감상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