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에 강동원 한효주 주연의 <골든슬럼버>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제 예고편 보고 이 영화 꼭 봐야겠다 할 정도로 흥미로운 예고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2010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 <골든 슬럼버>가 원작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일본의 인기 소설 '골든 슬럼버'가 원작이죠. 한국 영화 <골든슬럼버>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해서 어제 IPTV에서 일본 영화 <골든 슬럼버>를 봤습니다.


유명한 택배기사 총리 암살범이 되다

2년 전 유명 아이돌을 위협하는 괴한을 단박에 쓰러트린 택배 기사 아오야기(사카이 마사토 분)는 국민 영웅입니다. 어느 날 대학 동아리 동기였던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습니다. 낚시하러 가는 줄 알고 낚시 복장을 하고 나갔는데 친구는 양복 차림입니다. 그렇게 차에서 햄버거를 먹고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아오야기는 친구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방금 잠든 것은 생수에 약을 타서라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합니다. 친구는 아내가 도박에 빠져서 큰 빚을 졌는데 그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너를 여기로 불러서 잠시 같이 있어야 한다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친구는 너는 이제 총리 암살범이 될 것이라면서 무조건 도망치라고 합니다. 


친구의 정체모를 소리에 황당해하던 아오야기는 차량 뒤의 대로에서 큰 폭발음이 들립니다. 친구는 도망치라고 다그칩니다. 아오야기는 그렇게 혼자 차에서 나오자마자 친구가 탄 차량이 폭발을 일으켜서 친구가 사망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도망을 친 아오야기는 최근에 친해진 여자의 전화를 받고 여자의 집에 갑니다. 거기에는 RC 헬기가 가득했습니다. TV를 켜보니 신임 총리가 RC 헬기에 달린 폭발물로 인해 폭사한 것을 압니다. 여기에 총리 폭사 사고가 난 근처 공터에서 RC 헬기를 날리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제보 영상으로 뜹니다. 영락없이 총리 암살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생겼습니다. 

친구가 차 안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넌 케네디 암살범 오스왈드처럼 될거야"
오스왈드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으로 지목 당했다가 괴한의 총에 맞고 사망을 합니다. 지금도 오스왈드가 진짜 범인이 아닌 허수아비였다는 소리가 많습니다. 





사람은 습관과 신뢰가 중요하다가 말하는 영화 <골든 슬럼버>

영문도 모른채 쫓기던 아오야기는 대학 동아리 후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기도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아오야기는 점점 거대한 힘이 자신을 범인으로 만들고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아오야기를 느닷없이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데 놀랍게도 연쇄살인범입니다. 


연쇄살인범은 사람을 죽이지만 이상하게 아오야기를 도와줍니다. 아마도 쫓기는 사람의 심정을 잘 알고 친근감을 느꼈을까요? 아오야기는 연쇄살인범이라는 것을 알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도와주는 연쇄살인범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영화는 중반이 되면 스릴러 추격물에서 추억물로 전환을 합니다. 



아오야기는 전국 수배령이 내려집니다. 이 모습을 TV로 보던 옛 연인이자 대학 동아리 동기인 히구치(다케우치 유코 분)는 크게 놀랍니다. 절대로 그런 친구가 아닌데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되자 옛 추억에 젖습니다. 도망자 아오야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또 있습니다. 용의자로 몰린 아들을 둔 아버지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 아오야기의 아버지는 도망가라고 소리칩니다. 

세상 홀로 버려진듯한 아오야기는 언론과 정부가 자신을 총리 살해범으로 모는 악마로 여기지만 대학 동기와 후배와 아버지와 자신이 알바를 했던 폭약회사 사장님 등의 도움으로 서서히 세상과 맞서는 힘을 찾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너를 손가락질 해도 난 너를 믿는다는 부모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아오야기는 힘을 냅니다.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한 액션과 결말이 담긴 <골든 슬럼버>

영화 <골든 슬럼버>의 초반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갑자기 연락을 온 대학 동아리 동기가 돈 때문에 너를 불렀다면서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될 것이라는 말에 큰 군침이 돕니다. 그렇게 '아오야기'는 영문도 모른채 총리 암살범이 되고 도망을 갑니다. 왜?라는 물음표가 계속 따라다니면서 재미를 증폭합니다. 그러나 초반 액션은 별로 없고 영화 전체로 봐도 액션이 크지 않습니다. 그나마 있는 액션도 CG티가 너무나서 흥미를 터트리지 못합니다. 

액션 연출은 일본 보다는 한국이 더 잘하는 듯 하네요. 2월에 개봉할 강동원 주연의 <골든슬럼버>에서는 광화문 대로에서 차량 폭발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이 영화는 너무 간단하게 담습니다. 


터미네이터 같은 추격자가 나오긴 하지만 이 사람도 초반에 좀 나오고 맙니다. 그나마 가장 흥미로웠던 액션은 연쇄살인마와 터미네이터 같은 경찰의 대결 장면입니다. 그 외는 거의 액션도 없고 액션도 흥미를 끌어내지 못합니다. 

영화 <골든 슬럼버>는 중반부터 서서히 재미가 떨어지고 이야기가 산으로 갑니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소시민의 대반격을 예상했지만 영화는 그런 것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거대 권력이 짜놓은 이미지 전쟁에서 그 이미지를 역 이용해서 부패한 권력을 응징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관심이 없습니다. 이 영화가 관심 있는 것은 모두가 자신에게 손가락질 할 때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주제도 나쁘지 않고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 좋은 소재를 가지고 너무 소박한 이야기를 끌어가는 후반은 지루함의 연속입니다. 


특히 결말은 요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답답한 결말로 끝이 납니다. 보면서 TV 액정을 발로 차서 날려 버리고 싶을 정도로 답답한 결말에 한 숨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역시 순응주의자들의 나라 일본이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결말이 현실적인 결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통쾌함을 위해서이지 그랬구나! 내가 힘이 없는 소시민이구나! 거대한 권력은 무섭구나!라는 생각을 하고자 보지 않습니다.

만약 한국의 <골든슬럼버>가 이런 결말로 끝이 난다면 전 보러 갈 생각이 없습니다. 게다가 영화 초반에 나오는 수 많은 왜?에 대한 대답도 해주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그 시절,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상과 다른 전개에 중반부터 재미가 훅 꺼졌지만 대신 잔잔한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모두가 나를 믿지 않을 때 "넌 그럴 사람이 아니야"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주는 황금빛이 내리는 창가에서 자는 졸음처럼 포근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비틀즈의 노래 '골든 슬럼버'를 제목으로 차용했는데 이 '골든 슬럼버(황금빛 졸음)'와 거대 권력의 계략에 빠진 소시민의 고통이 잘 매치가 되지 않습니다. 

원작 소설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 영화가 아닙니다. 뻔한 이야기 진행이 아닌 것은 신선했지만 그렇다고 고구마 같은 결말과 좀 생뚱맞은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곁가지 스토리가 아닌 메인 스토리로 잡은 것은 무척 아쉽네요. 만약 한국판 <골든슬럼버>가 똑같은 스토리, 똑같은 결말로 끝낸다면 인기는 없을 것입니다.

일본 영화들은 원작과 다르게 만들면 불경하다고 생각하기에 똑같이 담았다고 하지만 한국은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담는 영화들이 많고 그래서 더 인기가 높은 영화들도 많으니 상황만 차용하고 후반 결말을 다르게 맺는 영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지금도 답답해 미치겠네요. 주인공에게 주먹을 한 대 날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초반의 폭발적인 힘이 사라지고 고무마 같은 답답함만 가득한 영화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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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01.11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영화는 제발 그렇게 안 되었을것이라고
    믿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