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라는 회사에 대한 악감정은 없었습니다. 카카오 서비스 초기에는 유처 초청 간담회에 가서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을 해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IT 기업중에 가장 안 좋아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제가 카카오라는 회사를 싫어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다음이라는 기업을 인수해서(말이 합병이지 우회상장 도구로 삼았으니) 다음이라는 정체성을 말살했습니다. 아고라라는 민의의 샘을 이명박근혜 시절 국정원 댓글부대가 점령하는 공격을 방치한 게 카카오입니다. 돌아보면 국정원 댓글부대가 아고라를 공격하지 않았어도 아고라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면서 방치하고 있었기에 알아서 사멸할 서비스였을 것입니다.
카카오는 다음의 여러 서비스를 죽였습니다. 다음 클라우드, 다음 키즈, 다음 뮤직,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기존의 다음 서비스인 다음 지도와 다음팟은 카카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바꾸면서 이전보다 UI와 기능이 더 안 좋아져서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뭐든 손만 되면 서비스를 엉망으로 만드는 마이너스의 손 카카오. 이런 회사를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예쁘고 편리한 쏠 캘린더가 갑자기 사라지다
구글 캘린더를 사용하다가 너무 UI가 예쁘지도 않고 불편한 점이 있어서 다른 캘린더를 찾아봤습니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UI도 예쁘고 편리한 기능도 많고 무엇보다 구글 캘린더와 연동이 되는 쏠캘린더를 사용해왔습니다. 새로운 일정 등록이 무척 편리한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게다가 날씨 정보 연동도 됩니다.
주변에서 캘린더 앱 추천 부탁하면 거침없이 쏠캘린더를 추천해줬습니다.
며칠 전 우연히 날씨 정보를 자세히 보려고 터치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네트워크 문제로 날씨를 확인 할 수 없다고 나오네요. 그런가 보다 하고 며칠 후에 다시 날씨 정보를 보니 여전히 나오지 않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구글플레이에서 '쏠캘런더'를 검색해서 재설치를 하려고 했더니 이상하게 쏠캘린더가 안 보입니다. 쏠메일은 보이더군요. 그래서 쏠메일에 들어가 봤더니 쏠캘린더 서비스가 중단되었다는 글이 보이네요. 그리고 아무 공지도 없이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한 카카오에 대한 비난 글이 보입니다.
부랴부랴 검색을 해보니 지난 가을에 쏠캘린더 서비스가 중단되었다고 하네요.
다음고객센터 문의글을 보니 기존 사용자는 사용할 수 있지만 새로 설치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다음꼬마사전 종료와 비슷하게 공지도 없이 서비스를 삭제한 카카오
서비스 종료를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돈 안되고 지속해봐야 별 가치도 없는 서비스를 안고 가는 것도 업체 입장에서는 좋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기본적인 서비스는 수익이 나지 않아도 안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종료할 수밖에 없다면 최소한 팝업이나 공지를 띄워서 언제까지 서비스를 할 예정이니 다른 캘린더로 갈아 타라고 알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공지가 없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불안정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저 같은 사람은 뒤통수 맞게 되고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방금 네이버 캘런더로 갈아탔는데 역시 쏠캘린더가 확실히 예쁘고 좋네요.
이런 모습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다음꼬마사전은 툴팁 기능이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은 구글 번역이 있어서 미련이 사라졌지만 구글 번역이 인공지능을 탑재하기 전에는 다음꼬마사전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제가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다음사전 공식 블로그에 개선해서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IT 대기업인 카카오. 서비스 종료를 참 많이 합니다. 많이 하다 보니 정신이 없는지 제대로 된 공지도 안하고 떠나는 서비스까지 나오고 있네요. 카카오는 지금 새로운 서비스 성공 보다는 카카오에 여러 기능을 덕지덕지 붙이고 있습니다. 성공한 서비스 1개에 여러 서비스를 접목하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해외 투자금을 유치하려고 유상증자를 하고 있더군요. 인수합병과 유상증자로 부족한 돈을 메꾸는 기업으로 비추어집니다. 솔직히 카카오가 성공한 서비스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건드리기는 하는데 뒷심이 없는지 좀 하다가 다 접어 버립니다. 이러다 보니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나와도 사용하길 꺼려지게 됩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인기가 없으면 카카오가 단칼에 서비스 종료를 할 지 모르기 때문이죠. 카카오가 지금 벌려 놓은 사업이 많아서 많이 만들고 많이 종료하고 있지만 종료하더라도 최소한 공지라도 띄웠으면 합니다. 그게 친절한 기업이자 사용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요? 카카오는 그런면에서 예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