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리단길이 뜨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리단길의 이름을 차용한 이름입니다. 이 x리단길은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알쓸신잡>에서도 소개한 경주의 황리단길도 있죠. 왜 망리단길이 뜨고 있는지 궁금해서 근처에 갔다가 찾아가 봤습니다.

망리당길에 망이 들어간 이유는 마포구 망원동이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망리단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망리단길이 있는 망원동은 전형적인 서울의 주택가 골목입니다. 이런 x리단길이 뜨려면 골목이 많아야 합니다. 골목이 많으려면 다세대 주택이 많아야 합니다. 아파트 단지는 골목길을 키우지 않습니다. 그냥 싹 밀고 높은 건물을 올리기 때문에 아파트가 많은 곳은 x리단길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망리단길은 이렇게 3층에서 5층 높이의 건물만 많습니다. 이런 주택가는 골목이 많죠. 


이런 골목은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그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가 지나가는 유동 인구를 잡아 끕니다. 





망리단길 가운데는 시장골목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도 서울 여러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죠. 


그 골목길에 있는 많은 주택과 다세대 주택이 용도 변경을 통해서 음식점과 카페와 주점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1층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아닙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 보기도 하고 길거리 소음 때문에 살기 좋은 곳은 아닙니다. 반지하도 마찬가지죠.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2층 이상 고층이 좋죠. 그러나 상가나 음식점, 카페에게는 최고의 입지 조건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길 바라죠



그래서 기존 주택 1층을 개조해서 음식점이나 카페나 각종 상점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x리단의 또 하나의 조건은 임대료가 싸야 합니다. 임대료가 싸려면 건물 가격이 싸야합니다. 망리단길은 상대적으로 건물 가격이 싸고 그래서 임대료가 쌉니다. 


임대료가 싸면 상점 주인들은 다양하고 개성 높은 인테리어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손님이 찾지 않아도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료가 오르면 높은 수익은 커녕 적자 운영을 하다가 결국 폐업을 합니다. 폐업한 자리에 프랜차이즈 같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들이 생깁니다. 프랜차이즈도 수익률이 높고 회전율이 높은 업종이 들어오게 되죠. 

프랜차이즈는 개성이 없습니다만 균질한 맛을 내고 익숙한 맛이기에 맛에 대한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보수적인 소비자들이 찾습니다. 그러나 망리단길처럼 예쁘고 개성 넘치는 상가들이 뭉쳐서 내뿜은 골목길의 향긋한 냄새는 사라집니다. 나중에는 프랜차이즈도 유동 인구가 떨어져서 견디다 못해 매장을 철수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삼청동길과 x리단길의 원조인 경리단 길입니다. 


망리단길에도 이런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전조 현상이 보입니다. 제 예상으로는 길어야 4년 후에 이 망리단길은 삼청동길과 경리단길처럼 황폐화 단계에 들어설 것 같습니다.



'한끼줍쇼'에 나온 점집도 있네요


망리단길을 걷다 보니 대로가 나왔습니다. 흔한 서울의 이면도로입니다. 보시면 높은 건물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색적입니다. 






이면 도로는 임대료가 쌉니다. 역세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골목까지 찾아 들어가는 사람은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가지 않습니다. 추남이라는 이름처럼 젊은 취향의 식당들이 꽤 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멀리서 지하철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이 아니면 지속가능성이 낮죠. 동네 주민들 보다는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서 지속할 수 있겠죠



이면도로 주변을 둘러 봤습니다.


예쁜 카페들이 참 많았습니다. 토이스토어 카페도 있습니다. 다른 동네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죠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상가 아웃테리어네요. 형형색색의 기존 상가들의 간판보다 이런 심플한 디자인이 더 깔끔하고 인기가 높습니다. 


세워 놓은 스쿠터 조차 아웃테리어 소품 같네요. 


어! 이 카페가 여기에 있었네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엄청나게 올라왔던 카페입니다. 인증샷의 메카였죠.  카페 이름은 '자판기'입니다. 


저 자판기 앞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엄청 많네요. 이 사진 찍기 위해서 5분 기다렸습니다.


실제 자판기는 아니고 '카페 자판기'의 입구입니다. 저 자판기를 열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개성 넘치는 상점이 많은데 대부분이 카페입니다. 한 곳에 이렇게 많은 카페가 있으면 출혈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 같은 구경하러 오는 손님이 많으면 상점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임대료가 오르고 핫플레이스의 이미지가 떨어지면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겁니다. 


골목이 많은 망리단길. 도로와 보도 정비도 잘 되어 있네요






물류창고마저 특색있는 간판으로 만들었네요. 


망리단길에는 망원 시장이 있습니다. 전통시장하면 올드한 느낌이 많지만 이 바삭마차처럼 인테리어도 신경쓴 곳도 있네요


아케이드도 잘 되어 있고 안내판도 깔끔하니 좋습니다. 무엇보다 활기차서 좋았습니다. 마침 제가 찾아갔던 시간에 식사 후 간단한 체조를 하네요. 망리단길 가면 이 망원시장은 꼭 들려보세요



베트남 쌀국수집은 줄서서 먹네요. 매장이 작아서 다 못들어가나 봅니다. 



개성 넘치는 스웩 쩌는 가게 이름들이 많네요. 뽕남


원기정. 이 원기정은 덮밥과 맥주도 파는 음식점입니다. 



도마뱀식당도 있네요. 이런 아웃테리어는 60~70년대 일본 디자인 느낌도 듭니다. 이런 디자인의 가게들이 요즘 많이 보이네요. 요즘 뜨는 익선동에서도 이런 비슷한 분위기의 아웃테리어를 갖춘 음식점이 많더군요


시멘트 블럭을 테이블로 이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너의 요구가 아닌 너의, 요구입니다. 저 쉼표의 의미가 뭘까요? 재미있네요


팻 간식 카페 같습니다. 펫버스. 참 아이디어 기발합니다. 


바로 옆에는 주택이 상가로 개조되고 있었습니다. 2층 주택인데 2층도 테라스로 만드려나 봅니다. 





평범한 주택가 건물이 상가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연트럴파크에서도 볼 수 있죠. 홍대 상권이 요즘 아주 뜨겁죠. 그러나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분들이 연남동에 개성 넘치는 상점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연남동도 핫플레이스가 되자 바로 옆 동네인 망리동으로 점점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망리단길도 홍대 상권의 영향권에 있다고 봐야죠


영국 유니언잭 국기가 걸린 카페도 있네요. 돌아다니다 보니 전 세계 상가 구경한 것 같기도 하네요. 한 번 들려볼만한 동네입니다. 


게다가 걸어서 15분 거리에 망원 한강지구에 거대한 함선이 떴습니다. 


서울함입니다. 폐함선을 서울시가 인수해서 관광자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성인 3,000원이고 청소년 이하 1,000원입니다. 무료 개방 할 때 들어가 봤는데 구경할만 합니다. 서울함은 따로 또 소개를 하겠습니다.

망리단길은 또 하나의 경리단길이었고 경리단길, 삼청동길의 과거입니다. 제가 여행기가 아닌 임대료 타령만 한 것 같습니다. 망리단길이 지속했으면 하는 조바심과 노파심에 자꾸 지속가능성에 신경이 쓰이네요.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습니다. 비싼 부동산 매입 가격을 빼 내려면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수 밖에 없죠. 문제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과할 정도로 비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경쟁은 심하고 임대료는 높으니 상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1년에서 3년 안에 반 정도가 망하거나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도시 문제인 젠트리피케이션. 막을 방법이 없다는 소리도 많고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과 지자체가 정부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니 해결 방법은 아니더라도 무슨 대책이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 그나마 좋았던 점은 프랜차이즈 상가가 거의 안 보여서 좋았습니다. 동네에 프랜차이즈만 없어도 그 동네는 개성이 넘치는 아이러니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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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1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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