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LG전자의 모바일 사업부는 영업 손실이 무려 1조 2600억원이나 됩니다. 어마어마한 적자입니다. 팬택 같은 중소기업이었다면 망해도 벌써 망했을 규모입니다. 그러나 LG전자는 모바일 분야를 제외한 TV와 같은 홈엔터 분야와 냉장고 같은 백색 가전 쪽에서 이 적자를 매꾸고 있습니다. 모바일 사업부만 잘해준다면 LG전자는 이 험악한 시장에서 다시 크게 날아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부! 참 계륵같은 사업부입니다. 7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는 것을 보면 당장 사업을 접어도 누구하나 반대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LG전자는 다른 사업부나 LG그룹에 대한 파장력과 대표적인 사업부를 접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도 않습니다. 매분기 적자를 내도 좀비처럼 계속 끌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좀비 상태의 LG전자 모바일 사업부에 새로운 구원 투수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LG G6입니다.
LG G6의 아쉬운 점 3가지 기대되는 점 3가지
LG전자는 2017 MWC에서9 G6를 선보였습니다. 이 2017 MWC는 삼성전자가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LG전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많이 비추어졌습니다. 또한, G6를 선보임과 동시에 바로 출격을 시켰습니다. 이는 강력한 경쟁자이자 안드로이폰의 거성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 이전의 공백기를 노렸습니다.
그럼 갤럭시S8이 출시 되기 전의 1달 간 G6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을까요? 전 반은 회의적이고 반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회의적인 시선부터 담아보겠습니다.
LG G6의 아쉬운 점 3가지
1. 별 특색 없는 외모
외모를 보고 한 숨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밖에 나올 수 없나? 둥근 모서리는 4년 전 아이폰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실제 이미지 사진을 보면 위 이미지 보다는 좀 더 나아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확 끌리는 매력이 없습니다. 차라리 V20이 더 낫다고 느낄 정도로 무미건조한 외모입니다.
다만, 베젤을 줄여서 그립감을 좋게 한 점은 좋게 볼 수 있으나 첫 인상은 영 아니올시다네요. 특히, 후면 카메라의 올빼미 눈 같은 모습은 좀 어떻게 할 수 없나요? 화웨이 P9나 아이폰처럼 한쪽 끝으로 몰거나 좀 더 구멍을 작게 만들거나 카메라라고 인식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만들 수는 없나요? 가끔 보면 두 눈이 부릅뜨고 쳐다 보는 것 같아 보입니다.
카툭튀가 아니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하는데 카메라가 튀어 나오건 안 나오건 어차피 케이스 씌우면 툭 튀어 나오는 것은 사라지기에 매력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실물이 위 이미지 보다 좋다는 말이 있기에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2. 별 특색 없는 스펙
‘LG G6’ 주요스펙
크기 | 148.9 x 71.9 x 7.9 mm |
무게 | 163g |
색상 | 아스트로블랙, 아이스플래티넘, 미스틱화이트 |
칩셋 | Qualcomm® Snapdragon™ 821 Processor |
디스플레이 | 5.7” QHD+ 풀비전(FullVision®) 디스플레이 (2880 x 1440 / 564ppi), 18:9 화면비 |
카메라 | 전면: 500만화소카메라(광각 100º) 후면: 듀얼카메라 - 1,300만화소카메라(광각 125º), 조리개값 F2.4 - 1,300만화소카메라(일반각 71º), 조리개값 F1.8 |
배터리 | 일체형 3,300mAh |
메모리 | 4GB LPDDR4 RAM / 32GB UFS 2.0 ROM* / MicroSD (up to 2TB) |
운영체제 | Android 7.0 Nougat |
연결성 | Wi-Fi 802.11 a, b, g, n, ac / Bluetooth 4.2 BLE / NFC / USB Type-C 2.0 |
기타 | 방수×방진, 지문인식, UX 6.0, Dolby VisionTM/HDR10, Qualcomm Quick Charge™ 3.0, 32bit Hi-Fi Quad DAC |
스펙을 보죠. 우리가 신제품에 기대하는 것은 기능 향상과 새로운 기능 탑재. 이전 불만을 다스린 패치된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G6의 스펙을 보면 아쉬운 점이 꽤 보입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SoC칩이 퀄컴 스냅드래곤 821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퀄컴의 최신 Soc칩은 스냅드래곤 835입니다. 최신폰이 최신 SoC를 안 쓰고 작년에 출시한 구형 SoC를 사용하는 것은 아무리 수급문제와 안정성 때문이라는 변명을 해도 통할리가 없습니다. 물론, 최신 스마트폰들이 성능보다는 실용적인 기능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라서 예전보다는 큰 의미가 없지만 그럼에도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을 구형 제품을 사용한 것은 좋게 보이지가 않네요.
게다가 V20처럼 듀얼 스크린과 같은 기능도 안 보입니다. 카메라는 성능 향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큰 변화의 특징이 안 보입니다. LG전자는 혁신 보다는 안정화에 초점을 두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좋은 선택이라고 보여지긴 하지만 최소한 소비자에게 각인을 할 수 있는 특징 기능을 1개 정도 넣어줬으면 했는데 이게 없네요.
있다면 방수 기능인데 방수 기능 덕분에 배터리 착탈이 되지 않는 일체형으로 간 단점이 발생합니다. 물론, 1장1단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신제품에 기대하는 새로운 기능과 혁신은 안 보이네요. G5는 너무 혁신을 해서 망했는데 G6는 너무 혁신을 하지 않았습니다.
3. 일체형 배터리
G5가 비록 실패한 제품이고 그 후유증이 상당히 컸습니다. 다양한 프렌즈 모듈을 통해서 확장성을 꾀했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시도는 고꾸러졌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가장 인정해주는 부문은 일체형 디자인을 갖춤년서도 배터리를 착탈할 수 있는 점을 높이 샀습니다.
아시겠지만 배터리 일체형 제품들은 얇고 디자인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죠. G5는 그런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디자인적인 매력과 함께 배터리 착탈이 가능한 편의성까지 갖췄습니다. 이는 대단한 혁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혁신을 G6는 유격 문제 등도 있고 그거보다 방수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는지 과감하게 삭제했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도 애플 아이폰도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한다면 LG전자는 차별성을 위해서라도 배터리 착탈식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일체형으로 가면 LG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강력한 이유 하나가 사라진 것입니다.
하나 더 보태자면 사운드 특화폰인 V20과 동일한 쿼드DAC을 사용하면 G시리즈와 V시리즈의 정체성이 충돌하게 됩니다.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갈지 모르겠지만 V시리즈의 특징까지 가져가는 것은 무척 아쉽고도 아쉽네요.
LG G6의 기대되는 점 3가지
1. 18 : 9 화면비
G6에서 가장 눈여겨 볼 혁신 기능은 화면비입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16 : 9 비율을 사용합니다. 이 16 : 9 비율은 영화 감상하기에도 좋고 사용하기에도 좋은 비율로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이 비율을 따릅니다.
G6는 이 16 : 9 비율을 벗어나 가로를 더 길게 한 18 : 9 화면비를 넣었습니다. 누가 2 : 1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 표현하냐고 태클을 걸던데요. 이는 16 : 9의 9를 맞춰서 설명해야 가로로 더 길어졌구나를 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18 : 라는 비율로 표시합니다.
그럼 18 : 9 비율 즉 2 : 1 비율은 어떤 비율일까요? 먼저 영화 스크린 가로 세로 비율을 보죠. 우리가 흔히 보는 영화들은 1. 85 비율인 비스타비전 비율을 사용합니다. 가끔 예술 영화나 스펙타클을 보여주기 위해서 시네마스코프 비율을 사용하는 영화들이 있죠. 라라랜드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는 1.85 비율을 사용합니다. 어떻게 보면 1.77 비율을 지닌 스마트폰에 가장 적합하죠. 스마트폰의 화면비는 바로 이 영화의 화면비에서 따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LG G6는 과감하게 2.00 비율을 선택합니다. 이렇게 긴 화면비를 사용하게 되면 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영화까지 화면비가 맞지 않아서 생기는 상하의 검은 띠인 레터박스를 줄여서 시원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화면을 반으로 짤라서 2개의 화면을 동시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 촬영을 할 때 위 화면을 보면서 촬영을 하면 아래 화면에 촬영된 사진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위에는 문서를 띄우고 아래창에 검색창의 띄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화면비는 독특한 점이고 해외 IT매체들이 호평을 하고 있습니다.
2. 혁신 대신 실용과 안정을 선택하다
아쉬운 점에 혁신이 너무 없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LG전자는 G5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혁신 보다는 안정과 실용을 추구한 G6를 선보입니다. 먼저 방수 기능입니다. 방수 기능은 꽤 유용한 기능입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가장 큰 돈을 들이는 이유가 액정 깨짐과 물에 빠트려서 스마트폰을 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LG전자는 G6에 배터리 착탈의 편의성을 지우는 대신 방수 기능을 넣습니다. G6는 전체적으로 실용과 안정을 취한 제품입니다. 이는 G5가 소비자가 원하는 혁신이 아닌 기술 과시형 제품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반성이겠죠. LG전자는 혁신 보다는 손에 잡기 편하면서 더 큰 화면 그리고 방수 기능을 넣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있던 기능을 개선했습니다.
특히 5.7인치라는 큰 디스플레이 크기임에도 손에 잡기 편한 그립감을 극대화 한 것은 사용자들의 만족감이 높을 것입니다.
이 선택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습니다만 소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동시에 실용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듯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샤워실의 바보처럼 뜨거운 물 틀었다 찬물 틀었다 하는 볼륨 조절을 제대로 못하는 느낌입니다. 혁신을 줄여야지 혁신을 다 잠궈 버렸습니다.
3. 충격에 강한 내구성
V10도 V20도 내구성이 꽤 강한 제품입니다. US 밀리터리 스탠다드 낙하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입니다. 그러나 G시리즈는 내구성이 강한 제품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당연히 G6도 내구성이 약한 제품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라운드 모서리 디자인은 전체적인 제품 디자인에 대한 평가를 낮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내구성 면에서는 충격 흡수 역할을 하네요. 스마트폰 액정이 깨질 때를 보면 모서리 쪽으로 땅과 키스를 하면 액정 전체에 번개가 칩니다.
이에 LG G6는 라운드 형태로 처리해서 모서리로 받는 충격을 흡수합니다. 로마식 아치가 튼튼한 이유가 한 곳에 받는 압력을 아치 형태로 분산 시켜서 튼튼하다고 하죠. 그 원리를 이용한 듯 하네요
성공은 쉽지 않지만 가시밭 길을 가야 하는 LG G6
LG G6의 성공을 예견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체적으로 LG 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G4나 V10의 누가 업데이트 미지원은 그게 비록 LG전자 문제가 아닌 외부적인 요소라고 해도 소비자는 그걸 다 알고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소비자 습성상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쌓아지게 되죠. 여러가지 시장 여건이 좋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LG전자가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V20은 미국에서 판매량을 늘려가면서 북미시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3위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V20은 제가 2016 올해의 스마트폰에 선정할 정도로 발열도 없고 다양한 편의 기능과 뛰어난 음질과 광각 듀얼 카메라의 장점이 꽤 좋습니다. 이 인기를 G6가 이어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G6가 V20의 특화 기능을 흡수하면서 제품 포지셔닝이 통합된 느낌이 듭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실용과 안정을 추구하다가 혁신을 너무 잠궜습니다.
실제 제품 사용 후기들이나 해외 매체들의 평은 호의적입니다. 저도 이렇게 글을 쓰지만 실제 만져보면서 느낀 점을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전국 LG 베스트샵과 하이마트 등에 G6 체험존을 설치했다고 하니 조만간 찾아가서 이리저리 만져보고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G6가 성공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그 성공이 쉬워 보이지는 않네요. 그럼에도 앞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혁신과 실용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습인데 언젠가는 혁신과 실용을 잘 조율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G6는 불만도 크지 않지만 만족도 크지 않은 제품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