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은 수 없이 나오고 사라져도 기업은 그보다 생명력이 더 깁니다. 따라서 제품은 품질로 인정을 받고 기업은 신뢰도로 인정을 받습니다. 우리가 가격이 비싸도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대기업이라는 높은 신뢰도 때문이죠. 회사 망할 일 거의 없고 A/S 지원도 확실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대기업이 A/S를 등한시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그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확 떨어질 것입니다.
출시 된 지 2년 도 안 된 G4, V10 누가 업그레이드 미지원을 결정한 LG전자
LG G4를 사용한 지 1년이 지나가고 있네요. 아직 약정이 10개월이나 남았습니다. G4를 1년 간 사용하면서 만족 보다는 불만이 더 많았습니다. 배터리 조기 퇴근, 겨울에는 손난로로 사용할 정도의 발열 문제, 조악한 UI 등등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 것을 다 알고도 구매한 이유는 뛰어난 카메라 성능 때문입니다.
그렇게 꾸역 꾸역 사용하고 있는데 아주 기분 나쁜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바로 LG전자가 V10과 G4에 대한 안드로이드7.0 누가 업데이트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소리입니다. 이유는 안정성 문제 때문이라는 변명치고는 조잡한 느낌의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고객센터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G4와 V10의 누가 업그레이드를 안 해주냐고 문의를 해봤습니다. 문의 결과 위에서 내려온 내용은 보도자료 그대로인 안정성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보니 크게 2가지 이유인 듯 합니다.
하나는 인력 감축입니다. 무려 1,000명이 넘은 연구 인력을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빼서 자동차 전장 사업부로 보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을 보내는 것은 스마트폰 사업을 더 이상 확대하기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핵심 개발 인력은 신제품 G6에만 전력투구하고 G4나 V10과 같은 이미 팔아 먹은(?) 제품은 신경을 안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구글과 퀄컴 칩셋의 문제 때문에 지원 해주고 싶어도 못한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뭐가 정답인지 진짜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LG전자가 이러저러해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알려줄 것 같지도 않고 알려 준다고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그레이드 미지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G4와 V10에 대한 업그레이드 미지원은 저를 포함한 많은 사용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못 받는 느낌이죠. 다만, 선경험이 있어서 놀랍지는 않습니다. 이미 LG전자는 2012년 경에 몇몇 제품에 대한 업데이트 지원을 1년만 하고 만 경험이 있죠. 그때 업그레이드 미지원으로 인해 LG전자는 헬지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이후 많이 달라졌고 사후 지원을 많이 개선했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사후 지원 미비에 대한 비판을 또 받게 되었네요
왜 하필 지금 업그레이드 미지원을 발표 했나?
업그레이드 미지원을 여론이 악화 되었다고 해줄 것 같기도 않습니다. 그냥 다음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이번 일을 많이 떠올리고 판단할 것입니다.
제가 궁금한 건 이제 막 태어난 LG G6가 출시되자 마자 이런 공지를 띄우느냐 이겁니다. 어차피 안 해 줄거면 1달 후나 2달 후에 발표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데 신제품 출시에 맞춰서 저런 부정적인 공지를 띄우는 것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네요. 심하게 말하면 신제품 나오는데 똥물을 뿌리는 격이라고 할까요? 누가 저 결정을 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참 안타깝네요.
G4, V10사용자가 분노하던 말던 신경 안 쓰겠다는 마인드인가요? 그래서 LG전자의 안티는 LG전자 제품 사용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참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많이 하네요. G5도 그렇습니다. 다양한 프렌즈 모듈이 나올 것처럼 말하더니 실패를 인정하고 끝이 나버렸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해 놓고 어기는 행동은 바로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좀 먹습니다.
지금 당장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길고 오래 보면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계속 끌고 갈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LG G6에 대한 호평이 많다는 것인데 문제는 언론의 호평이 구매까지 이어지려면 이런 부정적인 여론, 주변에 LG전자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의 입에서 호평보다는 악감정까지 실린 혹평이 나온다면 구매 단계에서 뒤로 물러날 것입니다. 실제로 G6에 솔깃했던 분들이 G4, V10업그레이드 미지원에 G6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큰 문제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문제를 계속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 작은 문제가 모여서 브랜드 이미지에 큰 구멍을 낼 것입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하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힘들다고 고객을 버리고 가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면 누가 미래의 LG전자 스마트폰을 사겠습니까? LG전자의 이번 판단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것입니다.
덧붙임 : 방금 뉴스를 보니 LG전자가 V10, G4의 안드로이드7.0 누가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늦었지만 잘한 결정입니다. G6 앞길을 막는 악재가 사라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