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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불경기와 추억을 먹고 자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by 썬도그 2016.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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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왕정국가에서 신정국가로 변신한 대한민국을 보면서 연일 짜증만 납니다. 오늘 새벽에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다가 참 많은 권력을 가진 인간들이 꼼꼼하게 이 나라를 해먹은 모습에 눈물이 핑 돌더군요. 나라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서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하지만 안 좋은 일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세상 이치인가 봅니다. 다리 밑에서 나라 걱정으로 울고 있는데 트럼프가 뒤통수 때리면서 껄껄 웃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막말꾼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다

설마 했습니다. 3주 전에 라디오에서 들으니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하던데 며칠 전에 뉴스를 보니 트럼프가 이길 수도 있다는 뉴스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 막말꾼에 성범죄자가 미국 대통령을? 게다가 유세장에서 대놓고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인간이 세계 최강 미국 대통령을 한다고? 단단히 미치지 않고서야 저런 사람에게 어떻게 투표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단단히 미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NS와 뉴스 댓글로 화내고 짜증내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입니다. 이길 수 있다고 점쳤던 사람들은 있어도 이렇게 크게 이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특히, 미국 대부분의 언론들은 10시간 전만 해도 클린턴 승리를 90% 이상으로 점쳤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대 참패네요. 더 놀라운 것은 상원 하원 모두 민주당이 크게 패배를 했습니다.  전체 하원과 상원 의원의 의석수는 모르겠지만 상,하원 그리고 대통령 선거까지 민주당이 모두 패배했습니다. 미국 진보 세력들은 오늘 최악의 하루를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 대한 영향 

미국 대선이 우리에게 큰 영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지만 다른 대통령이면 몰라도 트럼프는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트럼프는 반한주의자가 아닐까 할 정도로 한국에 대해서 좋은 소리를 한 적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트럼프는 주한미국 철수와 한미FTA재협상을 거론했습니다. 실제로 주한미군 철수는 하지 않겠지만 주한미군 철수를 핑계 삼아서 주한미군 분담금을 더 달라고 하겠죠. 항간에는 2조원을 더 달라고 할 것 같다는 소리가 들리네요

그것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이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자라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은 제조산업이 붕괴되어서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주변을 둘러 보세요. Made in U.S.A가 어디있어요. 트럼프는 제조강국 미국을 다시 외쳤습니다. 미국 내수 경제, 그것도 제조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자유무역 기반을 흔들어 버리기 위해 외국 제품에 관세를 크게 올릴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겠죠. 국제 무역의 틀을 한 나라가 쉽게 바꿀 수는 없겠죠. 그러나 트럼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 트럼프는 실패를 모르는 인간이니까요.

그렇게 되면 한국의 IT제품이나 자동차, 철강, 조선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한국은 수출 산업이 먹여 살리는 나라인데 대미수출이 줄어들면 경제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런 것을 잘 알기에 오늘 코스피 주가는 큰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눈치보기이고 내일이 더 큰 하락이 나올 것이라는 소리도 있네요. 장기적으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멕시코, 한국, 대만, 일본과 같은 미국에서 수익을 내는 나라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 경제에도 악 영향을 줄것이라는 소리가 많고 그렇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다시 쌍팔년도 보호무역주의입니까? 자기들이 자유무역 혜택을 가장 크게 받고 있고 달러라는 기축통화로 윤전기 돌려서 돈을 찍어서 먹고 사는 나라가 보호무역주의라뇨!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공장 지어주겠다는 트럼프


이번 대선 지도를 보면 동부와 서부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민주당의 파란색이 가득하고 중부 지방은 붉은색으로 문들었습니다. 미국 중부 지방은 제조업이 많았으나 자유무역주의를 하다가 전통적인 제조업이 붕괴한 곳이 많습니다. 그 공장들 다 지금 중국에 가 있죠. 이러다 보니 노동자 계급이 붕괴가 되었고 이들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 대신 서비스 산업, 금융 산업같은 3차 산업에 집중하는 미국 경제 정책의 흐름을 넋 놓고 봤었습니다.

이 중부 지방 사람들은 미국 제조업의 호항기였던 30~70년대 시절을 그리워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간주 같은 경우 자동차 제조 호항기를 무척 그리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제조업이 우리의 미래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달랐습니다. 막말을 하고 추문을 향수처럼 뿌리는 인간이지만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공장을 만들어서 60~70년데 미국의 황금기를 다시 만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가능하냐고요? 잘은 모르겠지만 미국은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나라가 아닙니다. 또한, 미국 제품이라고 비싼 가격에 사는 시대고 아닙니다. 그러나 옛 영광에 취해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박정희 정권의 고성장 시대가 좋았다면서 고장난 레코드판처럼 옛 향수에 취해서 투표하는 우리들처럼 미국인들도 트럼프의 말이 실현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또는 향수를 제대로 건드려준 트럼프가 예뻐 보였을 것입니다.


#도덕 보다는 경제를 택한 미국 유권자들

트럼프 당선은 돌아보면 우리에게서도 일어났던 현상입니다.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도덕성이 좋지 않은 이명박 후보를 큰 표차이로 대통령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찍은 분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도덕성이 안 좋다는 것을 모르고 찍었을까요? 아닙니다. 다 압니다. 전과과 많은 지도 안 좋은 추문이 많은 것 다 압니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을 찍은 것은 단순하게도 경제입니다.

먼저 이명박 전 대통령 이미지는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그겁니다. 돈 많이 번 사람! 어떻게 벌었건 제대로 벌었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돈이 많다는 것은 성공 스토리를 완성하는 마침표이자 말이 크게 필요 없습니다. 돈 많이 번 사람이니 국가 경제도 잘 운영해서 국민들도 부자 만들어주겠지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지지했습니다.

똑같습니다.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이 번 16명 중 한 사람입니다. 밀리어네어가 트럼프입니다. 성추문에 온갖 막말과 부도덕한 언행에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돈입니다. 미국 경제를 다시 제자리에 올려 놓겠다는 실행력이 있는 사람으로 판단 했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 미국 뿐이 아닙니다. 영국인들은 경제가 어려워지자 사람들의 마음은 어두워졌고 누구를 탓할까 고민을 하다가 만만한 이민자들 때문에 경제가 망쳤다는 소리에 혹해서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티를 지지합니다. 한국도 일본도 경제가 어려줘지지 보수 정당을 지지하고 보수 대통령을 만들게 됩니다. 미국도 오바마 정권 덕분에 경제가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6~70년대의 고속성장시대)은 아니여서 보수들은 이민자 퇴출을 주장하는 트럼프에게 큰 표를 준 것은 아닐까요?. 특히, 미시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같은 백인 보수 노동계층 사람들이 많이 열 받았나 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보수에 표를 줍니다. 이건 이율배반적인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진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복지 정책을 많이 펼칩니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도 오바마케어 같은 의료복지를 하는 것도 다 민주당이지 공화당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열심히 일을 하라고 채찍질을 하지 복지라는 당근을 안 줍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은 보수에 표를 줍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그건 아마도 세금이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보면 기업들이 내는 세금은 물론, 미국인들이 내는 세금을 깎아주고 상속세도 폐지하는 정책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죠.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그런 셈법을 하지 않고 당장에 10만원 내는 세금을 9만원만 받겠다고 해주면 아주 고마워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돈을 깎아주는 것은 바로 이해해도 세금은 그대로 내시는데 대신 포인트 적립을 해드리거나 할인 쿠폰이라는 복지를 드릴테니 필요할 때 쓰세요 같은 복지는 피부에 와닿지가 않습니다.   말만 번지르한 민주당 엘리트에 대한 분노가 아주 강한게 가난한 노동자 계층입니다. 

여기에 여성 대통령도 견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보수의 대결집

많은 분들이 최순실 사태에 분노하면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도 이 하야 운동에 동참하라고 하고 있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하야를 주장하면 보수들의 대결집이라는 역효과를 두려워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 많은 비난을 하지만 전 그게 좀 공감이 갑니다. 왜냐하면 더불어 민주당은 지난 17대 대선 당시 박근혜에게 몰표를 준 50대들의 분노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동의 하지 않는 분들도 많겠지만 대선 토론을 보고 진보층은 박근혜 후보의 당황하고 공격 당하는 모습을 즐거워했지만 50대 이상 박정희 향수가 있는 분들은 분노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선거에서 50대가 90%이상의 놀라운 투표율로 선거를 이끌었습니다. 이번 미국 대선은 한국의 18대 대선과 비슷합니다. 막판에 보수층이 분노에 찬 목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여기에 가난한 백인 노동자 계급의 분노가 도화선이 되어서 크게 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보고 어떤 후일담을 해도 사후약방문 같은 글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다음 대선에서 다시 진보가 승리하려면 왜 실패를 했는 지에 대해서 정확하고 제대로 된 분석이 필요합니다. 한국도 지난 대선에서 과거로의 투표를 했는데 미국도 고성장 시절의 제조업 강국 미국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과거에 투표를 한 듯 하네요. 모든 것은 투표한 유권자가 혜택도 책임도 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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