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2016이 내일이면 끝이 나네요. 이 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 글을 이어서 쓰겠습니다

경복궁 옆 서촌을 지나서 서촌 깊숙히 들어갔습니다.


서촌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건너면 본격적인 서촌이 시작됩니다.  서촌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아파트가 안 보입니다. 아파트가 있긴 하겠지만 아파트가 안 보입니다. 아파트를 올리지 말자고 주민들이 협의 했을까요? 그럴리가요. 우리가 어떤 민족인데요. 조그마한 땅만 생기면 거기에 아파트를 꽂아야 하는 민족 아닙니까? 

그런데 왜 아파트가 없을까요? 정확한 건 아니지만 여기가 청와대 인근이잖아요. 아파트 올리면 아파트에서 대통령을 저격할 수 있기에 고도 제한이 걸려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서촌은 아파트 같은 흉물이 없습니다. 여기에 서촌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상이 살던 집도 있고 윤동주의 흔적도 있고 여러가지 역사적인 인물과 집터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알록달록한 예쁜 카페와 집도 많고 골목의 정취도 남아 있습니다. 기와집도 많고요. 요즘은 삼청동 보다 서촌이 더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젠트라피케이션은 진행되고 있고 원주민이 떠난 자리에 20,30대들이 좋아할만한 카페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 서촌도 삼청동처럼 변할 듯합니다. 그때는 또 다른 대체지를 찾아서 떠나야겠습니다.


서촌은 골목이 많아서 지도가 필수입니다. 네이버 지도를 펼쳐들고 찾아갔습니다. 


이용재 아키텍츠 + 사이드에서 전시를 한다고 하는데 근처까지 왔는데 잘 안 보이더군요. 그런데 반가운 푯말이 보이네요. 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 푯말


이용재 건축사무소! 잘 찾아왔네요. 이용재 건축평론가를 잘 모르실거에요. 그러나 "딸과 함께 떠난 건축여행"이라는 책을 쓴 분이라면 잘 아시겠죠. 네 그분입니다. 베스트셀러 건축 서적을 쓴 분입니다. 저도 집에 있어요. 건축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잘 담은 책입니다. 


푯말을 끼고 돌아보니 가정집 같은 곳이 나오네요.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저기가 맞는 것 같네요. 다가가서 보니 입장권인 밴드가 있네요.  


들어서니 안내하는 분이 계시네요. 잘 찾아왔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놀랐습니다. 와! 역시 서촌. 마당이 있는데 마당에 거대한 목조 구조물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서 만든 것 같네요.  무슨 스탠드 같이 만들었는데 사직이 가득 붙어 있습니다. 


바닥 무늬를 보니 한 60년대 이전에 바닥을 했나 봅니다. 바닥이 아주 오래 되었네요. 뭐 한옥이니 그 이전에 만들어진 집이겠지만요. 

사진은 이 스탠드 같은 곳에 붙어 있습니다. 사진전 제목은 DEPOSIT-Plant입니다. 

이 데포짓 사진 시리즈는 얀 밍가드의 작품입니다. 자세히 보면 무슨 창고나 동굴 사진만 가득합니다.


그 풍경이 기이합니다. 그런데 이 공간들은 유럽의 종자씨 보관소, 데이터 백업 센터 같은 인류가 미래를 위해서 보과하는 다양한 것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지구가 소행성 충돌로 인류가 사라져도 우리의 기억과 존재를 담는 공간입니다. 그 사진들을 전시하네요. 많은 사진전을 가봤지만 이렇게 사진 디스플레이를 하는 것은 처음 봤네요. 맨날 미술관 같은 화이트큐브에서 보다가 이런 공간에서 보니 재미있네요. 



벽화 마을이 많은 요즘, 벽화를 넘어서 사진 마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요?  마을 전체를 사진전 디스플레이로 활용해서 벽에 플랜카드로 창문 한쪽을 골목 옆에 사진을 붙여서 전시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아니면 사진을 테마로 한 동네를 만들어도 좋을 듯하고요. 그러면 원주민들이 시끄럽다고 사진 다 뜯어낼까요?

하기야 마을이 관광지가 되면 문제가 많이 생기죠. 그런데 유럽 전체가 마을이 관광지인데 거긴 왜 분란없이 관광수입을 꾸준하게 올릴까요? 아직 우리는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벽화를 그리고 벽화를 지우는 단계에서 넘어가지 못하네요. 이호 벽화마을 사태를 보면서 합의보다는 멱살질이 일상인 나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 공간 자체가 흥미로웠습니다. 예전엔 마당이 많았는데 아파트가 생기면서 마당이 사라졌습니다. 마당이라는 공간은 실내 같으면서도 실외입니다. 마당에서는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나 눈을 느낄 수 있는 야외 공간이기도 하고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지하공간을 지나서 회사로 출퇴근 하는 도시인들은 계절을 느낄 시간과 공간이 거의 없죠.  한옥 건물인데 창문과 문이 굉장히 많네요. 유리문으로 되어 있는데 현대식 한옥이네요. 


안을 보니 베개와 이불이 놓여 있네요. 아! 여기 숙소로도 사용하나 봅니다. 



뒤에는 돌계단이 있는데 바베큐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네요. 맞나?


이쪽은 채광이 좋은 지붕이 있고요. 플라스틱 슬레이트 지붕인데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은 빗소리 들으면서 커피 한잔 하기 딱 좋네요. 그러고보면 이용재 건축평론가는 운치를 잘 아는 분이에요. 저도 이런 공간이 너무 그리웠고 가지고 싶습니다. 빗소리 타박타박 내리는 날 빗소리가 슬레이트 지붕에 떨어지는 그 소리에 맞춰서 책장을 넘기는 것이 풍류죠.


한옥이 살기 불편해도 자연이 주는 선물을 가득 담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용재 건축사무소 정문에도 작은 전시회가 있습니다. 빔프로젝트로 밖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 작품이 있네요. 전 안에서 봐야 하나? 하고 벨을 누를 뻔 했습니다. 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2016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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