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에서 내려서 잠시 노트북을 켜야 할 일이 있어서 서울시청 지하에 있는 서울시민청에 들렸습니다. 서울시민청은 가끔 전시회도 하고 공연도 하는 등 휴게소 같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아주 괜찮은 전시를 봤습니다.
2016년 9월 7일부터 오늘 9월 11일까지 서울시청 지하 서울 시민청에서는 '2016 창작공간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창작공간 페스티벌은 전국 광역문화재단연합회가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각 광역시이상의 큰 도시에는 문화재단이 있습니다. 이 문화재단은 각 시에 레지던시 같이 예술가들의 아틀리에를 제공하고 대신 작품 등을 기부 받습니다.
이런 관이 주도하는 예술 사업이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하나의 거대한 흐림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만 해도 곳곳에 문화창작을 하는 레지던시가 꽤 많습니다. 이 전시회는 대구, 전남, 경기, 강원, 제누, 전남, 전북, 제ㅈ, 서울 등의 전국에 있ㄴ느 레지던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하는 작품은 많은 데 장소가 협소한 것은 좀 아쉽네요.
작품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작품이었지만 이 작품은 강남역 근처에 있는 '스페이스22'에서 본 작품이네요. 이 작품은 빈집의 창문을 검은막으로 막고 바늘구멍 사진기처럼 구멍을 뚫어서 외부의 풍경을 빈집 안으로 중첩시킨 사진입니다.
이 작품도 재미있듭니다. 가상의 지역을 만들고 그 지역의 관광지도를 만든 작품입니다.
관광안내서를 열어보니 이렇게 익숙한 풍경이 보이네요. 이 운동기구는 한국 표준 운동기구에요. 전국 없는 곳이 없고 모양도 다 비슷합니다. 그나저나 저거 보급하는 게 국민 건강에 큰 도움이 되나요?
흥미로운 작품들이 꽤 많았습니다. 하늘을 보라고 한 표시에 하늘을 보니 눈이 떨어지는 풍경이 TV를 통해서 보여지네요. 그러나 아쉬운 점은 협소한 공간도 공간이지만 너무 많은 작품을 소개해서 그런지 작품들에 대한 안내가 거의 없네요. 맥락 잡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길게 집중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전시를 5일 밖에 안 하는 것도 아쉽네요. 설치하는데 하루가 걸렸을텐데 또 그걸 1주일 밖에 안 하고 철수 하나요?
초등학생들이 레고 블럭으로 만든 이 작품도 재미있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주제를 가지고 만든 작품인데 이걸 이어 붙이니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네요. 재미있는 것은 한 꼬마가 이 레고를 만지려고 하자 부모님이 작품을 만지지 말라고 말립니다. 예술가가 아닌 초등학생이 만들었어도 예술 작품으로 명명한 이후에는 예술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전시는 사진, 미술, 조각, 설치예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소재의 전시회였습니다. 이 사진 작품의 제목은 <가구산>입니다. 가구가 산처럼 놓여 있네요. 낡은 아파트에 가면 저렇게 가구를 치우지 않고 쌓아 놓는 곳이 있더라고요.
1층 시민청 끝에는 큰 갤러리가 있습니다. 여기는 디자인 제품 같은 알록달록한 전시품들이 많습니다.
이 거대한 풍선 조형물은 작품 이름과 작가 이름이 바닥에 붙어 있는데 글씨가 너무 작아서 좀 성의 없이 디스플레이를 했습니다. 안내서에도 작가 이름만 나와 있고요.
그냥 눈으로만 보고 감상했습니다.
정말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이네요. 대단한 손재주와 상상력입니다.
오늘까지 서울시민청에서 전시하는데 서울시청 지나가시면 잠시 들려봐도 좋은 전시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