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많은 여성이 분노했습니다. 분노는 공분이 되었고 많은 여성이 포스트잇으로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렇게 강남역 10번 출구는 분노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아주 보기 드문 광경이었고 많은 언론이 이 공분의 현장을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강남역 10번 출구는 이성 간의 싸움 장소가 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 남녀 간의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서로를 서로 이해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인정 대신 혐오가 자리 잡은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흥미로운 에피스드가 나옵니다. 성나정은 캠퍼스 잔디밭에서 여심 테스트를 합니다. 
"오늘 이사를 했는데 문을 닫으면 페인트 냄새가 나서 머리가 깨질 것 같고 문을 열면 매연 때문에 죽을 것 같은데 문을 여는 게 좋겠나 닫는 게 좋겠나?" 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 여심 테스트 질문에 동기 남자 3명은 문을 여는 것이 나은 지 닫는 게 나은 지에 대해 각자의 대답을 합니다. 

그러나 문을 열고 닫고는 여자가 원하는 대답이 아녔습니다. 여자들이 원하는 대답은 "너 괜찮냐?"입니다.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남자와 여자가 생물학적으로 다름을 넘어서 사고 방식도 어떻게 다른 지 잘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남자는 목표지향적이라서 능력과 효율과 업적을 중시합니다. 반면 여자는 관계지향형이라서 관계, 대화,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남녀는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서 이성이 이해 못할 행동들을 많이 합니다. 남녀 간의 육체와 사고의 차이점은 이성과의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그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 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 남녀 간의 육체적, 사고방식 차이를 차별의 도구로 활용하게 되면 이성혐오자가 됩니다. 


강남역 10번 출구 포스트잇 문구 중에 눈에 들어온 문구가 있었습니다. "강남살인자 보다 더 무서운 건, 여성들의 불안에 공감하기 앞서 내가 속한 성별을 모욕하지마!라고 말하는 당신입니다" 강남역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맞다 아니다를 따지기 전에 여성들이 가지는 불안을 공감하는 것이 여성들이 세상에 보인 공분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아닐까요?

 


성 역할(Gender Role)은 교육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 

사진작가 윤정미의 <핑크 & 블루 프로젝트>라는 사진 시리즈는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 방에 있는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된 옷, 장난감, 학용품 등을 방안 가득 펼쳐 놓고 그걸 사진으로 담은 사진 시리즈입니다. 당연히 여자 아이들은 분홍색으로 된 물건들이 많았고 남자 아이들은 파란색으로 된 물건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유럽 상류층과 왕궁에서는 남자 아이는 분홍색과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었습니다. 이런 상류층 문화는 일반 가정에 스며들어서 남자 아이는 분홍색을 입고 여자 아이는 파란색을 입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20세기 초까지 이어졌습니다. 1918년  Ladies'Home Journal 기사에 따르면 분홍색은 활력 있고 역동적인 색이라서 남자 아이들에게 어울리고 파란색은 섬세하고 우아해서 여자 아이들에게 어울리는데 금발 머리를 가진 여자 아이는 보색 관계라서 더 어울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이라는 불문율은 교육과 문화가 만든 풍경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남자 아이건 여자 아이건 비슷한 아기 옷을 입혀서 키웁니다. 그러다 말을 하고 걷게 되면 서서히 부모님이 여자 아이에게는 분홍색 옷과 인형을 남자 아이에게는 파란색 옷과 로봇 장난감을 사주면서 여자아이, 남자 아이로 키웁니다. 그렇게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자신과 사회 평균적인 성 역할(Gender role)을 아이에게 주입하게 됩니다. 여자, 남자는  여자, 남자로 태어나는 것도 있지만 성 역할 보육과 교육을 통해서 여자, 남자로 길러지게 됩니다. 

"남자는 우는 거 아니야'" "여자는 항상 꾸며야 해"라는 식으로 학교와 집에서 남성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을 주입하기 시작하고 그걸 평생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자는 돈을 많이 버는 가장이 되어야 하고 여자는 살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역할로 내몰리게 됩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가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와 가족이 늘어가고 양성평등이 새로운 시대의 가치로 대두 되면서 성 역할 고정관념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습니다. 



양성평등의 첫 걸음은 차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부장사회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함께 성 역할 고정 관념이 점점 깨지고 있습니다. 남자만 진출하던 분야에 여성들이 진출하면서 여성 과학자, 여성 발명가, 여성 우주인 같은 단어가 퇴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여성의 사회 진출에 불만을 가지는 분들이 양성평등을 여성 우월주의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남녀평등이라는 단어 대신 양성평등를 쓰는 이유는 '성 구분'을 지우기 위해서입니다.
양성평등이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차별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동등한 기회와 권리와 이익을 누리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양성평등을 외치는 이유는 성(性)이라는 장막에 막혀서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지양하고 다양성과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이 양성평등을 오해하는 분들은 절대적 평등을 양성평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성평등은 남녀 간의 절대적 평등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적 조건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 줘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절대적 평등은 남자 권투 선수와 여자 권투 선수 또는 헤비급 선수와 라이트 플라이급 선수가 같은 링에서 대결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상대적 평등은 신체적 차이를 인정해서 여자 권투는 여자 권투 선수와 대결을 하고 체급이 비슷한 선수끼리 링에서 대결을 하는 것을 상대적 평등입니다.

양성평등은 상대적 평등입니다. 양성 평등은 남성보다 약한 여성의 신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데서 출발합니다. 그렇다고 남자들이 무거운 짐을 나를 때 난 여자니까 짐 나르는 것을 지켜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남자들이 무거운 짐을 들면 여자도 자신의 신체에 맞게 짐을 드는 것이 양성평등입니다. 

양성평등은 기회가 평등해야 합니다. 자동차 정비는 남자가 하고 요리는 여자가 하는 성 역할 대신에 본인이 원하고 흥미를 끈다면 여자도 자동차 정비를 하고 망치 질을 할 수 있고 남자도 뷰티 산업에 뛰어 들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어줘야 합니다. 여자니까 안돼! 남자가 이런 일 하면 쓰나?라는 경직된 성 역할을 점점 줄여야 합니다.


 

가정과 직장에서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방법 4가지

 

 


양성평등은 학교와 가정교육에서 출발합니다. 최근 많은 학교와 회사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개선할 사항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정과 회사에서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방법 4가지를 소개합니다.


1. 남녀 구분 짓지 않기

아이들에겐 넌 남자라서 안돼! 넌 여자라서 안돼라는 말 대신에 남자라서 여자라서 어렵지만 한 번 해보겠니?라는 용기를 주는 말을 해주세요. 또한, 어떤 일이나 행동을 남자가 해야 할 일, 여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어려서부터 성 역할을 강요하지 않아야 합니다. 여자 아이가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시선이 많아져야 합니다. 이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에서의 성차별과 성 역할 강요도 줄어들어야 합니다. 

2. 가사와 육아 엄마와 아빠가 함께하기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엄마가 아빠보다 가정 관리 시간이 31분으로 더 많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성 역할의 영향이 큽니다. 엄마 아빠 모두 직장을 다닌다면 가사와 육아 모두 엄마 아빠가 공평하게 함께 했으면 합니다.


3. 성을 구분하는 단어 사용 자제

여류소설가, 여대생, 여교사, 여학교, 여사장 같은 성을 구분하는 일상 단어는 양성평등을 생각한다면 여류소설가 대신 소설가로 '여'라는 성별을 나타내는 단어를 빼주세요. 


4. 이성에 대한 이해와 배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성에 대한 이해와 배려입니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가 자신과 다름을 이해하고 그 이해 속에서 배려를 해줘야 합니다. 이성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을 없애면서 양성평등은 시작됩니다. 


양성평등은 범지구적인 추세입니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한 가치이기도 합니다. 남자와 여자라는 보이지 않는 장막을 걷어내고 차이는 인정하고 차별은 지워야 합니다. 성 구분 없이 같은 기회, 같은 권리, 같은 책임을 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고정된 성 역할이 교육과 사회의 합의에서 시작 되었듯 새로운 가치인 양성평등은 가정과 사회가 함께 노력하면 더욱 빠르게 확산이 될 것입니다. 성(性)라는 틀을 넘어 인간이라는 틀로 세상을 보는 양성평등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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