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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코믹과 감동과 눈물이 잘 섞인 추천 영화 '굿바이 싱글'

by 썬도그 201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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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1편 이상의 영화를 보려고 하는데 요즘은 이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시간과 돈은 있는데 돈을 내고 볼 만한 영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도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 건너 뛰었는데 이번 주도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네요. 그럼에도 1편은 꼭 봐야겠다라고 두루두루 살펴 봤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올해 최고의 드라마인 시그널의 두 주인공이 주연한 영화가 동시에 개봉했네요. 
이재한 형사인 조진웅이 주연을 한 영화 <사냥>과 이재한 형사를 짝사랑한 차수현 형사를 연기한 김혜수가 주연인 <굿바이 싱글>이 동시에 개봉했네요. 

좀 고민을 했지만 김혜수라는 배우의 됨됨이가 너무 좋아서 김혜수를 선택했습니다. 


배우 김혜수 때문에 본 '굿바이 싱글'

40대 중반의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김혜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김혜수를 tv에서 처음 봤을 때 천사가 나타난 줄 알았습니다. 큰눈과 시원스러운 입 미녀의 조건을 고루 갖추었죠. 책받침 스타로 출발한 10대의 김혜수는 하이틴 스타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다른 하이튼 스타와 다르게 태권도 유단자라서 건강미도 가득했습니다. 

1986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박중훈과 함께 주연한 영화 '깜보'로 데뷰한 김혜수는 30년 내내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침이 심한 이 연예계에서 롱런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데 여전히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80년대 말 90년대 초의 인기보다는 못하긴 하죠. 김혜수는 어예쁜 얼굴에 비해 연기가 좀 미덥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흔한 TV 스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톱스타이긴 하지만 화제성이나 인기는 데뷰 때부터 쭉 그 상태였습니다. 김혜수가 나온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꼭 챙겨 볼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던 김혜수를 달리 보기 시작한 것은 타짜부터였습니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했지만 임팩트가 강한 이건 김혜수 아니면 못한다 식의 드라마나 영화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6년 타짜의 정 마담 연기를 보고 강단 있는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여기에 도둑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드라마 '직장의 신'을 보고 반했습니다. 연기가 어마무시하더군요  이래서 대배우라는 소리를 듣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드라마 '시그널'에서 20대와 30대 연기를 모두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 홀딱 빠졌습니다. 여기에 스타의 거들먹거림도 없는 배우라는 것을 요즘 꽤 많이 알게 되네요. 제가 김혜수가 나온 영화를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톱스타들과 달리 김혜수는 자신의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 지상파 라디오에 모두 출연해서 자신의 영화를 홍보했습니다. 

뭐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톱스타가 되면 자기 영화 홍보는 조연들이 하는 풍경이 많습니다. 대중을 위한 영화에 뭔 낯가림인지 거들먹인지 모르지만 조연 배우들을 라디오에 보내서 홍보를 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런데 김혜수는 자기가 직접 홍보를 하러 다녔습니다. 그 모습에 반했습니다. 요즘은 인간 김혜수가 좋아서 배우 김혜수가 좋아질 정도로 고귀한 품성을 가진 배우가 되었네요. 분명, 이런 이미지는 예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요즘 김혜수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보면 작품 선택의 눈썰미가 탁월한 듯합니다. 그러니 드라마 시그널 출연 제안을 받자마자 출연을 결심했겠죠.


배역을 만드는 배우 김혜수의 <굿바이 싱글>

그럼에도 제목과 포스터 때문에 움찔 했습니다. 기시감 가득한 <굿바이 싱글>이라는 제목과 임신하고 웃고 있는 김혜수의 사진은 정말 별로네요. 로코물 같지만 남자 배우도 나오지 않습니다. 로코물이 아닌가? 정체를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건 확실하네요. 김혜수가 원톱인 영화.

영화 <굿바이 싱글>은 김혜수가 원톱입니다. 김혜수를 위한 영화라고 할 정도로 홀로 돋보입니다. 먼저 미모를 말해보죠. 와~ 40대 중반 누님인데 광이 납니다. 20대라고 말해도 누구하나 토를 달지 않을 정도로 미모가 빛이 납니다. 물론, 10대 김혜수와는 다르죠. 그럼에도 40대가 아닌 30대 배우라고 할 정도로 주름하나 없는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오네요. 

흥미롭게도 영화 내용도 스크린 밖 김혜수와 거의 동일합니다. 40대 톱 여배우라는 설정은 동일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속 김혜수는 철 모르는 천방지축 국민 진상 여배우이고 스크린 밖 김혜수는 생각과 개념이 꽉 찬 당돌한 여배우입니다. 그 당참과 바름에 제가 홀딱 반했습니다. 

영화에서 고지연(김혜수 분) 톱배우는 이런 대사를 합니다. 

"배우에는 3가지 배우가 있어. 배역을 기다리는 배우, 배역이 찾아오는 배우, 배역을 만드는 배우"
영화 <굿바이 싱글>을 보면서 김혜수는 이제 배역을 만드는 배우가 아닐까 할 정도로 이 영화는 김혜수 맞춤 영화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영화의 설정이나 실제 김혜수나 비슷한 설정도 있고 영화를 보면 김혜수가 태양 같이 빛이 납니다. 



철없는 40대 톱스타 여배우의 성장 영화

영화 내용은 독특하다고 할 수 없고 기시감이 좀 있긴 합니다만 다시 돌아보면 약간 색다른 느낌도 듭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 밝은 영화라고 지시등을 켜듯 화려하고 깜찍한 오프닝씬이 나옵니다. 여고생이 잔뜩 꾸며 놓은 다이어리 같은 오프닝에서 주요 배역들을 소개합니다. 

40대 톱스타 여배우인 고주연은 40대지만 철이 너무나 없습니다. 20대부터 톱스타만 하오던 이 철없는 여배우는 얼마나 철이 없는지 기획사에서 자신 외에 다른 배우를 들이려고 하면 불 같이 화를 냅니다. 여전히 아름답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점점 떨어지는 인기를 자신만 모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20대 연하 킬러라서 나이 어린 남자 배우와 염문을 뿌리고 다닙니다. 이 철딱서니 없는 여배우를 위해 기획사 대표(김용건)와 스타일리스트 평구(마동석 분)는 속이 타다 못해 썩고 있습니다. 그렇게 20대 남자 배우와 찐한 키스를 하고 결혼까지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웬열 이 남자 배우 여대생과 바람을 피다 걸립니다.


그렇게 추락한 마음을 안고 아는 동생이 의사로 있는 병원에 갔다가 폐경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됩니다. 아기를 낳을 수 없게 된 고주연은 우연히 임신을 한 여중생 단지(김현수 분)를 보게 됩니다. 엘레베이터에서 사람들의 비난을 막아준 주연과 단지는 그렇게 알게 됩니다. 

단지는 고아원 출신으로 술집에 나가는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불우한 환경의 여중생입니다. 그런데 남자 친구와 잠자리를 했다가 임신을 하게 됩니다. 단지는 몰래 애를 지우려고 합니다. 애를 낳지 못하는 주연은 단지에게 제안을 합니다.

그 아기 지우지 말고 낳으면 자신이 길러주는 조건으로 큰 돈을 주겠다고 제안을 하죠. 단지는 그 제안을 받아 들이고 방학 동안 고주연의 집에 살게 됩니다. 단지는 미술에 재능이 있고 미술학도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 꿈을 위해 나아가고 싶지만 임신한 몸 때문에 안절부절합니다.  그렇게 남자에게 상처 받은 두 여자는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냅니다. 


보통, 미혼모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시종일관 우울한 풍경으로 그려집니다. 단지는 고아 출신에 같이 사는 언니도 질 좋은 언니도 아닌 열악한 환경에서 삽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우울한 풍경을 우울하게 그릴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영화 초반에 이 우울한 풍경을 밝고 맑게만 그립니다.

그렇다고 그게 모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남자에게 상처 받은 두 여자의 캐미가 점점 진해져서 버디 무비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다 두 여자는 각각 남자들에게 복수를 하게 됩니다. 고주연의 복수는 가짜 임신입니다. 추락하는 이미지를 단박에 깨기 위해서 기자들 앞에서 임신 사실을 밝히면서 동시에 아버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이후 영화는 가짜 임신을 한 고주연의 재기발랄함과 재상승을 한껏 담습니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영화 <굿바이 싱글>은 철없는 40대 여배우의 철드는 과정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고주연의 성장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웃기는 영화는 아니다. 사회적 메시지도 담고 있는 영화 <굿바이 싱글>

코미디 영화라고 하지만 코믹스러운 부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강해서 그런지 코미디는 자기 역할을 잘 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다만, 시종일관 미소가 자박자박하게 흐릅니다. 특히, 마요미 마동석이 스타일리스트이자 매니저 역할을 너무나도 잘 소화합니다. 여기에 상황이 주는 재미도 큽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코미디라면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하고 보다가 후반에 눈물샘이 터집니다. 이 영화는 미혼모라는 사회 이슈를 후반에 크게 터트립니다.  여중생의 임신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왜 아기 아빠인 남자들은 비난을 받지 않고 아기 엄마인 미혼모만 욕을 먹냐며 따집니다. 이 과정이 낯 간지럽거나 감정의 과잉이 아닌 아주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담고 있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이라서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꽉 채웠는데 여성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영화 끝나기 30분 전부터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자라서 피해를 받는 일들이 많죠. 대표적인 것이 미혼모입니다. 미혼모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김혜수의 매력 대방출 <굿바이 싱글>

강력 추천하긴 어려운 영화지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이번 주 영화 중에서는 가장 볼만한 영화입니다. 김혜수의 미모에 반하고 맑은 모습에 반해 버립니다. 코미디는 좀 약하지만 시종일관 맑고 밝아서 사랑스러운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특히, 까메오들과 톡톡 튀는 조연들이 꽤 많이 나옵니다. 족구왕과 응팔의 안재홍과 요즘 핫한 '또 오해영'의 서현진, 황미영, 전석호, 박경림 등의 까메오도 등장합니다. 여기에 영화 후반에 감동과 훈훈한 스토리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네요. 

맑고 밝은 영화입니다. 축축한 장마철 날씨를 뽀송뽀송하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영화네요. 역시 김혜수가 선택한 영화는 다 이유가 있네요. 

별점 : ★★☆
40자평 : 코믹과 감동이 맛깔스럽게 잘 섞인 배역을 만드는 김혜수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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