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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에서 차와 책향기를 맡다

by 썬도그 201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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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보존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접근금지죠. 지금까지 많은 문화재들이 이렇게 접근금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접근금지만 시키면 그 가치가 공유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훼손이 안 되는 선에서 국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재 개방 흐름은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문화재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경복궁을 포함한 4대 고궁은 수시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재에 취약해서 통제가 중요한 고궁은 야간 개방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궁의 야간 개방이 늘어가고 있네요.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되긴 합니다만 이런 개방 정책이 국민들에게는 큰 기쁨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집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은 집은 금방 폐가가 되듯 고궁도 사람 손길을 어느 정도 타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물론, 문화재 훼손이 안되게 해야죠. 그러나 이 고궁이라는 것도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것도 아닙니다. 경복궁 같은 경우는 임진왜란 때 전소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복궁이 임진왜란 때 불을 지른 것이 왜놈들이 불을 질렀다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조선의 왕인 선조가 백성을 버리고 야반도주하자 성난 백성들이 경복궁을 다 불태워 버렸습니다.

그렇게 불타버린 경복궁은 수백 년간 방치되었다가 흥선대원군이 무리하게 경복궁 재건을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경복궁은 역사가 200년도 안 된 건물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현재 경복궁은 공사를 여기저기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소의 가치는 있지만 건물 자체의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한국 관광의 3분의 1은 4대 고궁이 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고궁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런 관광객들을 위해서인지 경복궁은 왕의 행차 행사를 진행하고 있네요. 왕과 왕비가 행차를 하고 사진 찍게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행사네요.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 몇 개 있습니다. 그 하나가 향원정이죠. 연못에 핀 연꽃 같은 향원정은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건물이 향원정 뒷편에 작은 마당 앞에 있는 집옥재입니다. 이 집옥재는 고종 황제의 서재입니다. 고종 황제는 서양 문물을 적극 수용한 왕이였습니다. 그러나 워낙 보수적인 나라이고 상업과 기술을 천시한 나라라서 부국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집옥재는 2채의 건물이 이어져 있습니다. 박공 지붕의 그냥 평이한 건물과 그 옆에 팔각정 같은 건물이 붙어 있습니다. 팔각정이지만 2층 규모로 되어 있고 유리창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듯하네요. 고궁에 가면 유리가 있는 고궁이 있는데 대부분이 조선 후기에 지어졌습니다. 

이 팔각정 같은 건물은 팔우정입니다. 딱 봐도 아시겠지만 손님 접대하는 카페 같은 공간이었죠. 경복궁 갈 때 마다 저기서 커피나 녹차 한 잔 때리면 얼마나 좋을까 했습니다. 저기서 보는 뷰 특히 눈이나 비가 올 때의 뷰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제 소원이 이루어졌네요. 


지난 수요일 문화재청과 문체관광부는 이 집옥재를 일반에 개방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집옥재를 도서관으로 꾸며서 경복궁 입장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개방을 했습니다. 



간단한 커팅식을 하고



설민석 강사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황제와 왕의 차이를 설명하네요. 황제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왕은 땅에 제사를 지냅니다. 조선은 왕의 나라였고 땅에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왕의 나라인 조선인들은 만세가 아닌 천세라고 해야했습니다. 우리는 부정하려고 하지만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한 선택이기에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종은 청나라의 영향력이 떨어지자 자주성을 내세우기 위해서 조선을 버리고 대한제국을 세우고 스스로 황제로 등극합니다.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조선 호텔 앞에는 환구단이 있습니다. 이 환구단은 사직단과 달리 땅이 아닌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재단입니다. 이렇게 자주성을 회복하려고 했지만 일제에 의해 강제 합병되고 일제강점기가 시작됩니다. 



식후 행사가 간단하게 이루어지고 행사가 끝난 후에 집옥재에서 잠시 들렸다가라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기에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은 개방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소리가 나오더군요. 아니 아나운서가 행사 끝난 후 들려보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오늘 개방하지 않는다는 소리에 많은 시민들이 항의를 했습니다. 항의에  개방을 해줬네요. 어떤 행사를 하면 한 번 정도 시뮬레이션을 해봤으면 합니다. 이런 대규모 행사를 하면 더더욱 신경 써야 하는데 그런 세심함이 안 보이네요.


집옥재에 들어서니 가운데는 긴 두루마리의 종이에 쓴인 문화재가 있습니다. 



전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습니다. 탄성이 나올 정도로 환상적인 패턴이 있네요. 단청의 오색과 아랍문화에서 볼 수 있는 기형학적인 패턴이 가득합니다. 



정말 놀라운 패턴입니다. 


다시 땅으로 시선을 향하니 문화재가 보입니다. 진품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문화재를 전시하는 마루 같은 곳을 지나서 벽 쪽에  책상이 있는 도서관이 펼쳐집니다.


책 읽기 편한 램프가 있고  의자가 있습니다. 



책은 조선시대 관련서적 1000여권과 왕실 자료 영인본 350여권이 있습니다.  또한 문학책 번역본 230 등 조선왕조에 관련된 책이 가득합니다. 


고궁에 도서관이라는 개념은 아주 좋네요. 다만, 숲속 도서관이나  집옥재나 1회성 방문이 대부분이기에 저 책을 다 읽고 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잠시 들렸다가 나가는 용도로 활용되겠죠. 




그래서 도서관이 아닌 카페나 쉼터로 활용될 확률이 다분합니다.책은 당연히 대출은 안 됩니다. 도서 분실도 꽤 문제가 될 듯하네요. 충분히 시물레이션을 해봤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일반 도서관처럼 도난 분실 도구를 설치한 것도 아닐테고요. 


운영하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은 잘 해결해 나가겠죠.



아무튼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간이 고궁에 있다는 것은 좋은 모습입니다. 저 계단을 올라가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직원이 제지를 하네요. 




ㄷ자로 된 공간에서 책을 빌려서 책상에서 읽어 볼 수 있스빈다. 한지에 비친 햇살이 아주 근사하네요. 한옥도서관이 따로 없네요. 


고종황제의 도서관을 일반에 개방하기기 쉽지 않았는데 그 개방화를 이끈 문체부와 문화재청의 결정이 너무 반갑습니다. 다만, 문화재 관리는 확실하게 하는 선에서 해주셨으면 합니다. 한 1개월 운영하면 뭐가 문제고 개선할 점이 뭔지 잘 보이겠죠.





가장 궁금했던 곳은 팔우정입니다. 이 안에서 차를 시켜서 먹을 수 있는데 가보니 차를 팔 준비가 안 되어 있네요. 커피를 파는지 차만 파는지 물어보니 잘 모른다고 합니다. 준비 소홀이 많이 보이네요.  커피는 좀 위험스럽지 않을까 하네요. 커피 흘리거나 엎지르면 그 색이 바닥에 스며들 것 같기도 하고요. 또한, 고궁과 커피가 그렇게 어울려 보이지도 않습니다.


국화차, 녹차 같은 다양한 차를 판매했으면 하네요. 창가 너머의 뷰가 아주 좋을 듯합니다. 
다음에 갈 때 여기는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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