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한 현상을 담는 그릇입니다. 때로는 그 현상을 제대로 담지 못해서 넘치거나 모자르 하지만 대체로 언어가 어떤 현상을 실체화 하고 규정지어서 보다 널리 그리고 멀리 퍼트리게 합니다. 그래서 언어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런 언어의 중요함을 잘 아는 선동의 달인들이 모여 있는 정부와 야당은 '공정 해고'라는 단어를 꺼내들어서 앞에서는 능력 없는 노동자라고 말하고 말 안듣는 노동자를 몽둥이로 때려서 내쫒는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 단체는 맞불 작전으로 '쉬운 해고'라는 단어를 꺼내들었습니다
'쉬운 해고'라는 맞불은 아주 잘 먹혀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정 해고 보다는 쉬운 해고라는 단어를 쓰네요.
지금 야당이 정말 못하는 것 중 하나는 이런 단어 짓기를 오지게 못합니다. 그러니 맨날 여당에 끌려 다니는 말 안듣는 개모양 낑낑거리기만 하지 이슈 주도권을 전혀 못가지고 가네요. 무능한 야당만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20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아마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좀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잘 아실겁니다. 아니 뉴스에서도 거론할 정도니 많은 분들이 아실겁니다. 제가 공중파 뉴스를 안 본지 꽤 오래 되어서 공중파에서 거론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이 헬조선이라는 단어는 지옥이라는 뜻의 영어 hell과 조선을 섞은 합성어입니다.
그런데 헬은 이해하겠는데 조선은 뜬금 없이 나왔을까요? 뜬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한국 사회가 계급사회라는 비아냥으로 조선을 쓴 것입니다. 조선의 역사를 들쳐보면 정말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에 간담이 서늘합니다. 조선에서 양반이 아닌 평민 이하로 태어났다면 전 자살했을 정도로 조선 시대의 평민 이하의 삶, 특히 백정의 삶은 개, 돼지보다 못했습니다. 조선은 철저한 계급 사회였죠.
그런데 한국도 점점 계급 사회로 변하가고 있습니다. 한 교수가 그러더군요. 한국은 계급제도만 사라졌지만 계급의식은 남아 있는 사회라고요. 한 마디로 나라 자체가 군대죠. 한 게이머가 만든 위 헬조선 지옥불반도 지도는 현재의 20대가 세상을 보는 시선입니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대다수의 20대들은 금수저와 은수저 동수저를 물고 태어난 20대에 밀려서 흙 퍼먹고 사는게 실제 한국 사회의 현실입니다. 이는 50대 이상 분들이 그렇게 좋아하고 지지하는 '신자유주의'가 만든 부작용입니다.
아실거에요. 2015년 한국은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닌 돈이 돈을 버는 돈 있는 사람이 더 큰 돈을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창의, 노력, 열정? 이런게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창의 노력 열정을 갖춘 노예를 돈 주고 고용해서 더 큰 돈을 버는 돈이 돈을 버는 시대가 고착화 되었습니다.
이런 계급화 된 사회인 한국은 조선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20,30대들은 노예이고 돈이 많은 40대 이상 어느 정도 자본을 쌓은 쉽게 말해 가게 주인인 사장님들은 갑의 입장에서 노예를 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대간의 극명한 계급 대립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입니다. 계급 사회의 문제점은 아무리 노력해도 신분 상승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20대는 자포자기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20대들에게 50대 이상 분들이 하는 빤한 소리가 있죠. 눈 높이를 낮춰서 취직해라, 노력과 열정 희망을 가지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잔소리에 가까운 소리만 합니다. 물론, 노력, 열정으로 신분 상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50대분들이 20대였던 70,80년대 고도성장기가 아닙니다. 연 경제성장률이 4%도 이루지 못하고 미국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한국에서 무슨 노력과 열정의 노래를 부릅니까? 경제성장률이 연 9% 이상이었던 고도성장기는 일자리가 넘치고 넘쳤고 은행에 돈 집어 넣으면 최고 연 15%의 고이자를 주던 시대가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기 경험이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기준인 자신의 20대를 돌이켜보면서 현재의 20대를 비난하지 그게 제대로 먹히겠습니까?
사람도 생각의 업데이트를 해야 부패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중년과 노년세대들은 너무 현실을 모르는 소리만 합니다. 이러니 20대들이 더 짜증나고 답답해 하죠. 현재의 20대들은 매일 같이 울분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 졸업해도 태반이 취직을 못하고 알바생으로 근근히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한경쟁의 룰을 따르다가 엎어진 20대들은 도와달라고 소리치지만 도와줬다간 똑같이 루저가 되는 세상이라서 넘어진 친구를 손을 내밀어서 같이 뛰기 보다는 경쟁자 한 명 줄었다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무한경쟁의 세상을 누가 만들었을까요? 바로 기성세대입니다. 아이들을 살벌한 정글에 밀어 넣고 인성이 어떻느니 노력을 안 한다느니 하는 손가락질 하면 그게 먹힙니까?
헬조선 탈출은 이민이 정답일까?
헬조선을 탈출하는 방법으로 이민을 생각하는 20대가 많다고 합니다. 설문조사에서 이민을 생각하는 20대가 많은 걸 보면 20대가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생각만 할 뿐 꾸역꾸역 헬조선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이민이 말처럼 쉽게 갈 수 있는 것이였다면 한국 인구가 확 줄었겠죠. 또한, 한국은 3면이 바다이고 휴전선이 있어서 섬과 같은 나라라서 국경만 넘으면 이민인 유럽과 다릅니다.
또한, 이민을 간다고 쳐도 그 이민을 간 나라가 천국이 또 아닙니다. 거기도 스트레스가 존재하는 국가죠. 다만 한국 같이 무지막지한 스트레스를 주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 좀 다르긴 해도 그 이민을 간 나라에서도 스트레스는 존재하고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이민은 하나의 대안이지 정답이 될 수없습니다. 그렇다고 헬조선을 탈출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리타분 한 정답 같지만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탈출법이 2개가 있습니다.
헬조선 탈출법 2가지
1. 투표
출처 : http://impeter.tistory.com/2055
고리타분한 소리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투표하세요. 대선, 총선 선거날에 친구들과 술 먹고 놀러 갈 생각하지 말고 투표하세요. 알바때문에 못한다는 어리아이 칭얼거림을 내뱉지 마시고 이유막론하고 투표하세요. 정 힘들면 사전선거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오로지 선거할 때만 국민들에게 발언권이 주어집니다. 보통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는 여론이 수시 선거의 역할을 하는데 이 여론을 무시하는 인간들이 정치를 하면 여론 눈치도 안 봅니다.
현재의 새누리당이 여론 눈치 봅니까? 현 대통령이 국정지지율 눈치를 봅니까?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고 여론이 안 좋아도 밀어부치거나 정 힘들면 다른 이슈 만들어서 물타기 또는 시선 돌리기를 하잖아요.
닥치고 선거하세요. 보세요. 선거날에 투표 안하고 놀러 다니니까 정치인들이 20대 안 무서워해요. 제가 정치인이라도 투표율 낮은 세대인 20대보다 무려 90%에 가까운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50대 이상 세대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어요. 그러니 매년 정부에서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하철 무임승차 이야기 꺼내지도 못하잖아요. 진보 성향의 박원순 현 서울시장도 이 노인 무임승차에 대해서 전혀 이야기를 하지 못합니다.
이게 다 높은 투표율 때문이죠. 반면, 반값등록금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현 대통령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2년 이상 미루었는데도 누구 하나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잖아요. 앞으로 이런 식이면 20대를 위한 정책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실제로 현 정부는 20대들을 위한 정책을 자기들 맘대로 편의대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금피크제를 마치 20대를 위한 정책이라고 노동탄압을 위한 도구로 20대를 이용하고 있고요.
자존감이 강한 20대라면 이런 정부의 철없는 정책에 화를 내야 하는데 우리네 20대들 화를 내나요?
뭘 알아야 화를 내죠. 20대를 비난하고 싶지 않지만 최소한 뭐가 나에게 도움이 되고 확실하게 도움이 되는지는 알았으면 합니다. 투표하세요. 그게 유일한 발언권이고 그 발언권 포기하고 헬조선 노래 하지 마세요. 노래 부르라고 마이크 줄때는 못 부르면서 노래방 나와서 한 곡도 못 불렀다고 투정하면 뭐합니까?
저도 이 블로그에서 투표하라고 숱하게 말해서 지겹지만 그래도 계속 하겠습니다. 투표하세요.
2. 연대
투표는 가끔 있습니다. 대선이 5년에 한 번, 총선이 4년에 한 번 있습니다. 이게 바로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입니다. 선거 끝나면 정치인들은 자신의 한 공약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안 지켜도 국민들이 뭐라고 하지도 않고 한다고 해도 끝난 선거 무를수도 없습니다. 주민소환제요? 그거 성공한 케이스가 있습니까? 오세훈 전 서울시장같이 자기꾀에 자기가 걸려서 넘어지면 모를까 성공하기 힘듭니다.
그럼 투표 사이에는 뭘 해야 할까요? 시위를 하세요. 1인 시위 백날 해봐야 먹히지 않습니다. 모여서 시위하세요. 그렇다고 돌맹이 던지라는 소리 아닙니다. 그냥 모이세요. 닥치고 한 1천명만 모이세요. 그럼 정치인들이 후덜덜 합니다.
지난 2011년 대학생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키라면서 서울청계광장에서 시위를 했습니다. 한 2~3천명 정도가 모였고 몇일 간 계속되자 정치인들이 화들짝 놀랐습니다. 이런 20대가 아닌데 뭉치니까 크게 놀랐죠.
이 반값 등록금 시위가 있는 후 전국 대학교는 매년 오르던 등록금을 동결시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 대선 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반값등록금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킵니다. 정말 몇번 모이고 이렇게 큰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정말 저노동 고비용 아닙니까?
꼭 시위만이 연대는 아닙니다. 서로서로 고통을 공유하고 그 공유의 힘을 보여주면 됩니다. 그 어떤 시대보다 서로 링크하기 편해진 세상 아닙니까? SNS도구로 단박에 여러명에게 연락할 수 있는데 어떻게 된게 더 안 모이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에 20대들이 어디 모여서 대규모 시위를 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좀 비판을 하자면 솔직히 헬조선이라는 단어도 20대의 비겁함이 묻어 있습니다. 연대도 안하고 투표도 안 하면서 헬조선 노래만 부르면 헬조선에서 탈출이 됩니까? 그냥 우리 힘들어요 소리로만 들리죠. 헬조선 노래도 부르면서 이목을 끌고 투표도 하고 연대를 하세요.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총선이 내년입니다. 내년에는 부디 50대 60대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러면 20대가 원하는 세상이 될 것이며 최소한 20대 눈치를 보는 정치인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글을 쓰지만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며칠 전 박노자 교수가 쓴 글처럼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성장 신화'의 지속이 아닌가 싶다. 여태까지의 성장 속에서 어느 정도의 생계안정을 이룩한 부모세대의 지원에 힘입어 실업자가 돼도 굶을 일은 없는 많은 젊은이들은 '헬조선 지옥도'를 그리면서도, 아직까지 경제성장과 각자의 노력이 결국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자신들의 어려움을 '자기 탓'으로 쉽게 돌린다. 성장이 둔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모양이다. 재벌경제가 아무리 수출을 잘해도 다수의 삶이 나빠지기만 한다는 사실을 앞으로 몇 년간 더 확인해야, 이 사회를 연대해서 바꾸지 않는 이상 살길이 없다는 점을 '헬조선'의 피해자들이 각오할 것이다.
출처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newsid=20150929190007901
취직 못해도 부모님이 번 돈으로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기에 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여전히 20대는 세상에 대한 관심도 적고 투표도 연대도 시위도 안 합니다. 내 사는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억하세요. 투표하고 연대해라. 이게 유일한 20대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부모님이 주는 밥과 집이라는 몰핀으로는 고통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