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우리 주변엔 왜 품격 있는 노년을 사는 노인들이 적을까?

by 썬도그 2015. 10. 1.
반응형

1분에 한 번씩 감탄을 했습니다. 눈에는 설탕가루가 뿌려진 듯 초롱초롱했습니다. 제가 감탄을 한 이유는 드디어 내가 찾던 보물을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어제 '문화의 날'에 미루어 두었던 영화 '인턴'을 봤습니다. 영화 '인턴'은 정년퇴임한 70세 노인이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터넷 의류 쇼핑몰 회사에 입사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화번호부 책을 만드는 회사의 부사장까지 역임했던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 분)은 은퇴 후에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분)이 창업한 의류 온라인 쇼핑몰에 입사해서 사장인 줄스의 인턴이 됩니다. 노인이라서 핸드폰도 폴더폰에다가 노트북을 키는 방법도 모릅니다. 

이런 벤을 줄스는 할 일이 거의 없으니 편한 부서로 가고 싶으면 가라고 하지만 벤은 사장님의 인턴이 되겠다고 남습니다. 그러나 사장인 줄스는 특별히 시킬 일이 없습니다. 이에 벤은 자기가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합니다. 사장이 골치 아파 하던 회사내 쓰레기통이 되어가는 책상 위의 쓰레기를 말끔하게 버리고 사장 운전기사가 술을 마시는 것을 목격하자 조용하게 타일러서 운전을 못하게 합니다. 

이런 깊이 있는 행동,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고 적절한 대처를 하는 모습에 젊은 사장 줄스는 반하게 됩니다. 저는 이런 벤 휘태커라는 70세 노인을 보면서 감탄을 했습니다. 저 사람이 내 노년의 모습이야! 아니 그렇게 되야해라는 다짐을 숱하게 했습니다. 

제가 요즘 하는 고민 중 하나는 나는 어떻게 늙어갈까?라는 고민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늙으면 늙는거지 어떤 노년이 될지 뭔 고민이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남들보다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고민을 한 이유는 내 주변의 노인들이 품격 있는 노년 생활을 하는 분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년 노년들의 추태가 만연한 한국. 존경할 노인이 없다

싸잡아서 비난 한다고 뭐라고 할 분들이 분명 계실 것입니다. 그걸 각오하고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요즘 많이 느끼는 것은 한국의 중년과 노년을 사는 분들이 결코 아름다운 분들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도 중년이라서 자전거 타는 것 좋아하고 등산 좋아해서 산과 자전거도로에 자주 나가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추잡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입니다. 어제 뉴스 기사로도 나왔지만 자전거에 대형 스피커를 달고 다른 자전거 타는 사람이나 행인들에게 소음 공해를 전파하는 노인분들이 꽤 많습니다. 물론, 이는 20대들도 하는 추태이긴 합니다. 그러나 막걸리 먹고 자전거 타는 행동은 노인들의 전유물인양 술 먹고 자전거 타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2조짜리 자전거도로라고 하는 한강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입구 편의점은 얼마나 막걸리를 많이 먹는지 쓰레기통 하나 가득 막걸리 통이 가득가득 합니다.


보세요. 현실이 이렇습니다. 막걸리 먹고 자전거 타면 그거 음주운전인거 모르시나요? 자전거는 자동차로 분류되어 있어서 음주운전이고 실제로 술 먹고 자전거 타면 사고 날 위험이 높습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등산가면 막걸리 먹는 것이 무슨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지적하면 그럴 수 있지 별거 아닌 것 가지고 그런다고 너 몇살이냐!라는 분들 꼭 계십니다. 별거 아니라뇨. 산에서 막걸리 먹고 사고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또한, 산에서 음식 먹으면 그 쓰레기 그냥 버리고 오는 분들이 또 얼마나 많습니까? 제가 한 두번 본 것도 아닙니다. 

이런 중/노년들의 추태는 한 둘이 아닙니다. 공중도덕 안 지키는 사람 대부분이 중,노년입니다. 그래서 요즘 '개저씨'라는 신종 유행어가 탄생했잖아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 나이가 무슨 벼슬인양 공중도덕을 지키라고 하면 너 몇살이냐!라는 말부터 나오는 꼰대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가 이런 중년과 노인분들의 추태를 많이 보면서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라며 숱하게 다짐을 합니다.

감히 말하자면 존경할 만한 중년과 노인들이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른 공경, 노인 공경하라고 가르치지만 공경심을 일으킬만한 노인들이 없습니다. 어른이 어른다워야 어른이지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 아닙니다. 한국 노인들이 존경 받지 못하는 이유는 노인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자신들의 행동이 존경 받을 만한 행동인지 스스로 돌아보면 잘 아실 것입니다. 

[2015 불륜 리포트] 기혼자 24%·월급 700만원 이상 52% '외도'.. 불륜의 통계

여기에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40대의 36.6%, 50대의 51.6%가 불륜을 경험했습니다. 불륜은 배우자는 물론 가족 전체에 피해를 줍니다. 자기 좋다고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한국인의 종족 특성입니까? 왜들 그렇게 남에게 쉽게 피해를 줍니까? 제가 개저씨라고 하는 것도 노인들의 추태도 다 공중도덕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동들이잖아요. 왜들 그렇게 삽니까? 

물론, 존경 받을 만큼의 고운 마음을 가지고 고운 행동을 가진 노인 분들도 있긴 합니다. 그분들까지 싸잡아서 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분들은 정말 정말 보기 힘듭니다. 


품격 있는 노년을 보여준 영화 인턴

노인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진 이유는 노인들이 잉여 인간이라고 보는 사회적 시선도 있습니다. 벤 휘태커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은퇴 후에 퇴물 취급을 받았습니다. 충분히 일을 더 할 수 있고 젊은 사람들보다 많은 경험으로 어떤 상황이든 당황하지 않고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가 있습니다.

노인은 젊은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지혜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식이야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생활 팁, 요령 등이 자세하게 잘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있지 않고 내 상황과 정확하게 들어 맞지도 않습니다. 이때 경험이라는 윤활제가 지식을 가공해서 지혜로 만들어줘야 내 삶에 도움이 됩니다. 

노인들은 지혜 그 자체입니다. 지식과 경험이 섞인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혜를 세상이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을 보세요. 나이 들었다고 그냥 쫒아 버립니다. 은퇴한 후에 맡기는 일이란 아파트 경비원이나 치킨집 사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도저도 못하면 그냥 집에서 쉬다가 낮에 공원에 나가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것이죠. 

예전 농경 사회는 나이 많은 사람이 존경심과 함께 그 마을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사시사철을 가장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농경 사회는 나이 많은 사람이 최고였고 실제로도 최고의 지혜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도시는 계절 보다 빠르게 변화합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나이 든 것이 오히려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면서 핸디캡으로 작용합니다. 

이러다 보니 정년 퇴임을 시켜서 내쫒아 버립니다. 벤 휘태커도 취직을 못했다면 아마도 근처에 사는 노인들과 공원 밴치에서 왕년에 말이지~~라는 타령이나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잉여의 삶을 사는 듯한 노인들의 고충과 세상에 보이지 않는 듯한 투명인간이 된 노인들이 공중도덕도 더 안 지키고 추태를 부리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중년 이상의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 공중도덕을 더 잘 지킨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세상이 보는 시선이 약해진 분들이 더 쉽게 살아가고 막 살아갑니다. CCTV가 있는 곳에서는 공중도덕 잘 지키다가 CCTV가 없는 곳에서 노상방뇨도 하고 쓰레기도 버리기가 쉽죠. 


직장이 있고 없고도 중요합니다만 영화 속 벤 휘태커 70살 할아버지는 젊은이들과 어울리면서 존경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젊은 여사장 줄스도 벤을 보자마자 퇴물 취급을 하면서 편한 곳에서 6주 보내다가 내보낼 생각이었습니다. 20,30대 젊은 동료들도 벤을 노친네 취급을 했죠.

그럼에도 벤은 굴하지 않고 자신의 품격을 유지하면서 젊은이들의 이성 상담이나 부동산 구입법을 넘어서 자신의 집까지 빌려주는 등의 배려심과 이해심으로 무장하고 모든 상황을 바꾸어 놓습니다. 줄스도 자신의 고민을 벤 앞에서 편하게 말하면서 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웁니다. 이때 손수건을 꺼내서 건내주죠.  손수건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가지고 다니는 것아른 신사의 품격을 젊은 사람들에게 전수해줍니다. 

그래서 제가 감탄했습니다. 저게 노인의 지혜고 매력인데 왜 우리 주변엔 이런 노인들이 없을까하는 한숨도 나왔습니다. 
옹고집으로 무장하고 항상 모든 젊은이들을 못마땅하다는 듯 혀나 차는 노인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나도 벤처럼 늙자고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노인은 경험이 많은 분들입니다. 경험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말 들어" "내가 맞아"
라고 말하면 경험이 하나의 독설의 성이 되지만 "내 경험으로는 이랬고 내 생각은 이래. 니 의견은 어떠니?" "세상 다 그런거란다. 나도 그랬고"라는 식으로 이해의 울타리로 주변 사람을 감싸면 그게 경험이 베푸는 아랫 사람들에 대한 온정 아닐까요?


새로운 CEO를 찾기 위해 비행기 1등석을 타고 가는 줄스에게 벤은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러다가 한 마디를 하죠
"사장님. 여기 비행기 1등석이에요. 노트북 덮고 즐기세요"

노인은 세상을 좀 더 큰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항상 숲을 보는 지혜가 있습니다. 그런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전해줘야 하는데 한국은 같은 또래끼리만 노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10대는 10대끼리 20대는 20대끼리 30대는 30대끼리 놉니다. 이렇게 수평으로만 놀고 공유하는 이유는 한국이 수직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많은 사람은 명령하고 나이 적은 사람은 시키는대로 하는 군대 문화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감싸기 보다는 감시하고 지시하는 시선만 가득하죠




노인 자살률이 높은 한국, 노인들의 고립화가 문제다

한국은 노인 자살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전체 인구 중에 가장 많이 자살을 하는 분들이 노인입니다. 
이렇게 자살하는 이유는 고독하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의 짐이 되지 싫어서 자살하고 외로워서 자살하고 혼자 단칸방에서 쓸쓸히 죽는 노인도 많습니다. 

이는 노인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엔 사회적인 문제가 더 큽니다. 외부와의 관계망이 다 끊어져 버린 노인들에게 관계망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입니다. 물론, 노인들 스스로도 변해야 합니다. 위에서 숱하게 지적한 그 추태들과 아랫것들이라는 시선을 좀 줄여야 합니다. 같은 사회지만 벤과 같이 수평적 관계를 가지려고 하는 노인분들이 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같은 꼰대 같은 말을 하면 젊은 사람들이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통한 깊은 이해심이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존경 받는 노인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또한 개저씨, 개줌마들도 많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존경 받는 노인도 적지만 따지고 보면 존경받는 어른이 적다는 게 더 적확한 말 같네요. 나이가 벼슬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은 한 존경 받는 어른이 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