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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넷플릭스 한국 진출 선언이 반가운 이유 3가지

by 썬도그 2015.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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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영화 마니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영화를 많이 소비하는 것은 아니고 1달에 매주 1편씩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흘러간 옛 영화도 가끔 챙겨봅니다. 특히, 영상자료원에서 해주는 시간이 없어서 못 본 그러나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들을 자주 챙겨봅니다. 

나름 영화 마니아지만 영화관 이외에서 영화를 잘 보지는 않습니다. 아시겠지만 한국은 영화 2차 시장이 붕괴된 상태입니다. 
1차 시장인 개봉관에서 내려온 영화들은 IPTV나 포털이나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다운을 받아서 영화를 보는 가격이 3,500원 정도입니다. 가격이 비싸다고 할 수도 없지만 싸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뭐 가격은 그렇다고 칩시다. 개봉한 지 10년이 지난 옛 영화들은 어디서 다운받아서 볼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웹하드 업체에 올라온 영화들은 불법 자료들이 대부분이라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화질도 자막도 조악하고요. 그렇다고 합법적으로 개봉한지 10년 이상 된 영화들은 볼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꼭 최신 개봉작만 보는 게 아닙니다. 흘러간 영화지만 명작은 뒤늦게라도 찾아보게 되죠. 실제로 저는 전역 후에 복학하기 전까지 흘러간 명작을 '으뜸과 버금'이라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꾸준하게 빌려 봤고 그때의 영화 자양분이 지금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비디오 대여점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돈 되는 영화인 최신 영화만 합법 다운로드할 수 있네요. 이게 다 돈이란 놈의 속물 근성 때문이죠. 돈 안되는 옛 영화들은 아예 상품 가판대에 진열해 놓지도 서비스하지도 않습니다.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의 절대 강자 넷플릭스 한국 진출 선언!


9월 9일 넷플릭스 US계정에는 한 줄의 반가운 멘트가 올라왔습니다. 2016년 초 한국 시장을 진출할 예정이라는 코멘트를 올렸습니다. 드디어 넷플릭스 신이 한국에 강림하시네요



넷플릭스(NETFLIX)는 어떤 회사인가?


넷플릭스(NETFLIX)는 1997년 '리드 해스팅스'가 만든 온라인 DVD 렌탈 회사입니다. 
'리드 해스팅스'는 DVD를 대여한 후 깜박하고 반납을 늦게 하는 바람에 무려 연체료로 40달러를 냈습니다. 
이 40달러라는 가격에 빡친 해스팅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DVD를 온라인으로 대여하고 반납을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반납을 늦게 하면 발생하는 연체료를 없앴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 월정액제로 해결합니다.

월정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DVD를 대여할 수 있고 반납하면 다음 DVD를 빌려 볼 수 있습니다. 반납하지 않으면 다른 영화를 빌려 볼 수 없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반납용 봉투에 DVD를 넣고 우편함에 넣습니다. 그럼에도 게을러서 반납을 안 한다? 그럼 월정액만 더 나가고 다른 영화를 빌려 볼 수 없습니다. 첫 달에 100편을 빌려서 그걸 6개월 동안 보나 매달 10편씩 빌려서 보나 월정액이기 때문에  수량이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시간이 좌우하는 서비스입니다.  시간만 넉넉하면 하루 죙일 영화만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월정액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가 넷플릭스입니다. 연체료 때문에 화가 난  해스팅스는  넷플릭스 연체료가 없는 서비스를 만듭니다.

우편으로 DVD가 든 봉투가 도착하고 반송하기 때문에 DVD가 깨질 수 있기에 포장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럼에도 0.1% 정도 되는 DVD가 부서지는 일이 발생해도 변상을 하지 않고 그냥 반납하면 됩니다. 이렇게 연체료 없는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는 서서히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는 전국적인 비디오 대여점을 갖춘 블럭버스터을 위협할 수준까지 성장하게 됩니다. 

월정액! 이게 아주 주요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죠. 뷔페에서 정액만 내고 무제한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배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먹지 않습니다. 뷔페는 그걸 노리고 적절한 가격에 무제한이라는 솔깃한 문구로 유혹합니다. 넷플릭스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월정액으로 많은 영화를 빌려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일에 치에서 여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죠. 
떻게 보면 월정액 서비스는 소수 영화 드라마 마니아들만 사용하면 적자이지만 대부분의 일반 고객에게서는 수익을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비디오/DVD 대여점에서 인기 영화 DVD를 대여하러 갔다가 몽땅 대여가 되어서 빈 케이스만 보고 화가 난 경험을 가진 소비자에게 온라인에서 클릭 몇 번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장바구니에 담고 배송 요청을 하면 며칠 후에 배달받을 수 있는 점도 넷플릭스의 인기에 큰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 아마존처럼 정교한 영화 추천 시스템을 갖춰서 단순히 비디오 가게 알바생이나 가게 주인의 취향을 강하게 타는 추천 영화가 아닌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빌려보는 영화 리스트를 넷플릭스 홈페이지에서 제안(시네매치 기능)을 해주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 넷플릭스의 성장은 몇 번의 위기를 맞습니다.
먼저 미국이라는 큰 땅 덩어리를 가진 나라에서 배송 일이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어떤 곳은 익일 배송이 가능했고 어떤 지역은 무려 5일이나 걸렸습니다. 이렇게 균일하지 못한 배송 서비스를 미국 곳곳에 유통 센터를 만들어서 익일 배송을 실현합니다. 한국이야 익일 배송이 가능하지 미국은 쉽지 않죠. 

2003년 드디어 공룡이 깨어납니다. 월마트가 웹 기반 영화 대여 서비스를 출시하자 넷플릭스 주가는 폭락합니다.
그러나 2005년에 월마트가 철수합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영화 대여 서비스의 강자인 블럭버스터가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블럭버스터는 넷플릭스보다 더 많은 영화 콘텐츠인 2만 5천 개의 영화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넷플릭스가 2만 개 였으니 5천 개가 더 많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좀 더 저렴하게 내놓았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블럭버스터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예상했고 블럭버스터가 저가 공세를 펼치자 똑같이 저가 공세로 맞섭니다. 여기에 영화 보유 숫자를 늘리면서 블럭버스터마저 무릎을 꿇게 만듭니다. 블럭버스터는 저가 공세와 공짜 영화를 너무 많이 풀어서  오프라인 비디오/DVD 대여점 점주들의 불만을 사기 시작했고 회원 1명 당 2달러의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8년 다시 넷플릭스의 성장을 지켜보게 됩니다.

2008년 넷플릭스는 DVD 대여 시장 대신 점점 떠오르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 2장을 준비합니다. 2010년 11월 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 상품을 출시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서 디즈니 채널, NBC유니버설, 워너브라더스, 20세기 폭스, 라이온게이트, 뉴라인시네마, 유니버설, 에픽스 같은 영화 제작 유통 강자들과 계약을 맺습니다. 

당시 온라인 영화 서비스는 스트리밍이 아닌 다운로드 서비스였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도 콘텐츠 1건 당 요금을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의 한국 영화 2차 시장과 비슷하죠. 훌루, 유튜브, 아마존, 애플 모두 1건 당 다운로드 요금을 받는 방식이었죠

넷플릭스는 DVD 대여 서비스를 그대로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 적용합니다. 
1달에 10달러 정도만 내면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영화, 드라마, 다큐 등등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이기 때문에 PC이건 맥북이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건 아이패드 건 디바이스와 상관없이 인터넷 사용만 가능하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반면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는 다운받은 영화를 디바이스 별로 다시 인코딩을 해주는 불편이 있죠. 요즘은 그냥 다운로드해서 다 그냥 볼 수 있긴 하지만 디바이스와 상관없이 볼 수 있는 것도 강정입니다. 




넷플릭스 한국 진출 선언이 반가운 이유 3가지

1. 많은 영화와 미드를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50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고 2년 안에 200개 국가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진출 초기에는 많은 돈이 투입될 것입니다. 많은 영화사와 콘텐츠 유통사와 판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가 꽤 많죠. 티빙과 공중파 채널이나 케이블 채널 회사들은 IPTV를 통해서 월정액이 아닌 건당 요금제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방송 콘텐츠는 서비스하기 힘들 것입니다.오로지 한국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를 잘 구슬려야겠죠. 그럼에도 판권이 애매모호해진 10년 이상 지난 영화들은 중에 판권이 없는 영화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옛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많은 영화를 월정액으로 제공하면 큰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넷플릭스만의 강점이 있습니다. 바로 미드, 미국 드라마를 미국의 드라마 제작 유통사와 협약을 맺고 한국어 자막을 입히고 서비스하면 대박이 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드라마까지 정액제로 서비스하면 TV 끊은 저라도 매달 월정액으로 내고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듯하네요. 

가격은 미국이 10 달러 내외인데 한국도 그와 비슷한 가격이 되면 좋겠네요. 10 달러면 아주 저렴합니다. 일일이 토렌트 사이트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해서 보는 번거로움보다 한 달 1만 원 정도에 수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본다는 게 더 간편하고 매력적이고 개이득이 될 듯하네요. 최근에는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드라마와 영화까지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 확보일 것입니다. 


2. 넷플릭스 아이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어 볼 수 있는 진정한 N스크린 서비스

이미 N스크린 서비스가 널리 보편화되어 있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N스크린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영화 서비스가 많습니다. 
윈도우는 물론 리눅스와 iOS와 크롬 등에서도 ID와 비번만 넣으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외출을 하게 되면 약속 장소에 가기 전까지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면 언제든지 이어서 볼 수 있어서 자투리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3. 나에게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는 시네매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 영화 재미있어? 물어보고 재미있어!라는 말 한 마디에 영화를 선택하고 나서 에이! 재미없다고 투정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화는 사람의 취향을 강하게 타는데 같은 취향도 아닌 사람에게 영화를 먼저 봤다고 묻는 자체가 내 취향과 맞지 않는 또는 영화를 잘못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요즘 취향 저격이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넷플릭스는 아마존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추천 시스템을 그대로 베낀 듯한 '시네매치'로 내가 본 영화들의 취향을 분석해서 영화를 추천해줍니다. 따라서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많이 보면 볼수록 취향 저격 정확도는 더 높아집니다. 

한국에서는 가장 영화 취향 저격력이 높은 곳이 왓챠입니다. 왓챠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넷플릭스가 왓챠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초기에 강력한 취향 저격력으로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네요.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제가 이렇게 반가워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LG U+가 비디오포털과 유플릭스를 통해서 한국형 넷플릭스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 유플릭스와 함께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해서 경쟁을 통해서 보다 싼 가격에 보다 다양한 영화나 미국, 일본 드라마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전히 많은 해외 인기 드라마는 어둠의 경로로 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걸 양성화 시키는데 넷플릭스가 큰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넷플릭스가 현재의 다운로드 서비스 위주의 한국 시장을 월정액 스트리밍 시장으로 개편하는데 마중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한국은 CGV나 롯데 같은 두 거대한 유통 공룡이 꽉 잡고 있고 자본력도 빵빵해서 쉽게 자신들의 자리를 내놓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 쪽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 인기 드라마를 방영한 지 다음 주에 바로 볼 수 있게 해주기만 해도 가입자는 많아질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아마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존도 한국 진출하면 미국의 유명 소설을 전속 번역가 고용해서 바로 바로 번역해서 전자책으로 내놓아도 큰 성공할 듯하네요. 어차피 좋은 콘텐츠는 언어의 장벽을 쉽게 뛰어 넘잖아요. 한국의 콘텐츠 시장을 뒤 흔들어 놓았으면 하네요. 분명 이케아처럼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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