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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음악의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by 썬도그 2015.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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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쓰는 카드가 있지만 현대카드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현대카드 소유자만 들어갈 수 있는 가회동의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 때문입니다.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는 디자인과 사진 관련 서적이 꽉 찬 근사한 도서관입니다. 가끔 이용하는 곳인데 정말 자료 찾기에도 공부하기에도 좋습니다. 

현대카드는 이런 경험재 마케팅을 잘 합니다. 그 유명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도 있고 디자인라이브러리를 넘어 여행책을 가득 담은 트래블라이브러리도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한남동에 뮤직라이브러리를 오픈했습니다. 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를 가봤습니다.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는  6호선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내려서 쭉 내려가면 됩니다. 한 15분 정도 걸어서 내려가면 됩니다. 좀 멀다고요? 아닙니다. 가는 길에 만나는 카페나 건물들이 예쁜 것들이 많네요. 강북의 명품거리 같은 느낌도 나네요. 요금 이 한남동과 이태원이 경리단 길 때문인지 핫플레이스가 되었네요




한강진역 3번 출구에 내리면 블루스퀘어가 있습니다. 공연장도 있고 전시공간도 있는데 콘테이너 박스를 이용한 전시 공간에는 볼만한 전시가 하니 잠시 들려보세요. 저도 잠시 들렸다가 좋은 전시회를 보고 나왔네요




약 15분 동안 걸으니 드디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가 나왔습니다. 공간을 다 채우지 않고 한 쪽을 터놓았습니다. 참 이곳이 뭐하는 곳이냐고요? 여기는 음악도서관입니다. LP라고 하는 턴테이블에 올려서 듣는 비닐로 된 LP를 올려 놓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공간은 2층3층이고 1층은 카페 같네요. 외부는 푹신한 의자가 있습니다. 



지하 공간은 언더스테이지라는 공연장입니다. 주로 젊은 층을 위한 공간인 듯 하네요



공간은 위 사진처럼 한쪽을 다 뚫어 놓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간의 낭비입니다. 한 두푼 하는 땅도 아니고 땅값 비싼 동네에 저런 여유를 부릴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 장소가 좀 더 향긋합니다. 저렇게 뻥 뚫어 롷아서 외부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뮤직라이브러리 공간은 전체 공간의 4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고르덴강을 이용한 세련된 마감이네요



언더스테이지는 지하 1,2층으로 되어 있는데 지하 2층이 공연장이고 지하 1층은 녹음실인가 보네요. 제가 갈 곳은 2층 뮤직라이브러리입니다. 여기는 현대카드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운영시간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고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2시부터 21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은 11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합니다. 이는 디자인라이브러리와 동일한 운영시간이네요. 



벽면은 거대한 그림이 있는데 홀딱 벗은 뒤태를 보니 아마도 우드스탁 공연장 사진 같네요. 당시 히피들이 우드스탁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거대한 음악 축제를 했고 그 공간은 젊음의 해방구였습니다. 그 히피들이 현재의 50대의 꼰대가 되었네요




이 넓게 뚫린 공간은 이런 뷰를 제공합니다. 솔직히 서울의 뷰가 다 이런식이죠. 덕지덕지 올린 주택의 향연. 썩 좋은 풍경은 아니긴 하네요. 그런데 이런 풍경도 보기 힘든 서울입니다. 저만해도 창 밖을 보면 온통 아파트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아파트가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아파트로 둘러 쌓였네요. 


바로 뮤직라이브러리로 돌진했습니다. 



앞에는 이런 둥근 의자가 있는데 비오는 날은 운치 있고 좋겠네요



1층은 카페입니다. 여기는 현대카드가 없어도 누구나 잠시 머물다 갈 수 있습니다. 


의자들도 고급스러운 의자를 세팅해 놓았네요



대당 1천 2백만원이나 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해서 메르스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와 신분증을 제시하면 현대카드는 체크만 하고 돌려주고 신분증과 가방을 보관해 줍니다.  가방은 안에 들고 들어갈 수 없고 대신 작은 비닐 손가방을 줍니다. 스마트폰만 챙겨서 들어가면 됩니다. 패스카드를 주니 그 패스카드는 꼭 잘 들고 다니세요. 아니 목에 걸면 되겠네요




2층인데 계단이 아닌 엘레베이터로 이동합니다. 



엘레베이터는 2층을 눌러도 눌러지지 않네요. 한 10초간 멍하니 있다가 입구에서 받은 패스카드를 저 열쇠 모양에 대니까 띠링 소리가 나네요 그리고 2층을 누르니 작동합니다.  잠시 첩보원이 된 느낌



뮤직라이브러리는 생각보다 훨씬 작은 공간이네요 1층에 턴테이블 음악 감상 공간이 있고 계단이 있어서 3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2층 공간입니다.  턴테이블이 있고 그 뒤에 DJ석 그리고 그 뒤에 쇼파가 있습니다.



잠시 인포메이션을 봤습니다. 회원 본인과 동반 2인까지 입장이 가능해서 친구 2명 데리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19세 이상 이용가능하며 월 8회까지만 이용 가능합니다.  



3층 공간은 다락방 같은 공간이네요. 끝에 작은 쇼파가 있고요. 전체적으로 좁다라는 느낌이 드네요. 외부 공간이 넓은 것은 좋긴 하지만 이 공간 자체가 좀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했으면 좋으련만 전체적으로 좁습니다. 



3층에는 가요 LP가 가득합니다. 연대별로 구분해 놓았네요. 



모든 LP가 다 있는 것은 아니고 대표적인 혹은 명반 들만 골라 놓은 것 같네요. 총 1만 여장의 LP판이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LP판이 잡음까지도 사랑스러운 따스한 소리를 내는 것은 알지만 굳이 LP판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CD도 꽤 음질이 좋거든요.  그러나 LP 음악이 분명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건 오래 들어도 귀가 아프거나 질리지 않습니다. 

뭐 LP 음반을 들어본 적이 없는 2,30대들은 잘 이해 못하겠지만 분명  LP음반은 음질 자체로는 CD보다 못하지만 이상하게 오래 들어도 귀가 질려 하지 않네요. 이거 때문에 군대에서 LP가 좋다 CD가 좋다파로 나뉘어서 몇일 간 입씨름을 했네요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게 하기 위해서 LP판을 제공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공간의 협소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CD 음악 듣는 공간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CD라면 그냥 스트리밍 들으라고요? 네 그런 이유라면 LP여야만 하는 이유가 생기긴 하네요



LP판을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은 6개 밖에 제공되지 않습니다. 좀 아쉽습니다. 그래서 기다렸다가 들어야 합니다. 




안내 데스크에 턴테이블 예약을 하면 진동벨을 줍니다. 대략 20~30분 기다려야 한다고 하네요. 2~30분 금방가죠. 그 시간에 이리저리 더 둘러 봤습니다. 



3층은 음악잡지, 음악 관련 책과 한국 가요 LP가 있습니다. 서적은 주로 외국 서적이 대부분이네요. 



한쪽은 롤링스톤 콜렉션 전시가 있습니다. 


음악잡지의 대명사 롤링스톤. 그 잡지를 볼 수 있습니다. 




3충 한쪽을 하얀 스페커로 디스플레이를 했네요. 저 스피커들 대부분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딱 한 두개만 나네요. 



한쪽에는 신청곡을 적는 곳이 있네요. 


1층 DJ석에 내밀면 신청곡을 틀어줍니다.  제가 고른 신청곡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도입부에 나온 10cc의 I'm not in love를 신청했습니다



3층에는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쇼파가 있습니다. 




2층 DJ석에 신청곡을 제시하니 화요일은 DJ가 출근하지 않아서 신청곡 안 받는다고 하네요 쩝...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홈페이지에 가니 신청곡 받는 것은 수요일에서 토요일까지고 시간이 정해져 있네요


나머지 시간에 들을 음반을 골랐습니다. 



2층에는 음반이 가득한데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장르별로 가수별로 구분을 해놓았습니다.



LP판 얇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책과 같이 두께가 있어서 어떤 책인지 딱 보고 알 수 있는데 LP판은 얇아서 이일이 꺼내보거나 자세히 봐야 합니다. 예전에 레코드 가게가서 음반 찾다가 빡치면 레코드 가게 누나에게 부탁하던 기억이 나네요.

학교 앞 그 레코드 가게 누나 정말 예뻤는데요. 요즘은 레코드 가게가 거의 없어져서 음반 사는 재미도 사라졌습니다. 잠시 음반에 대한 추억에 젖게 되네요. 


이렇게 옆으로 디스플레이한 음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찾기가 쉽지 않네요.



대부분이 외국 음반이라서 외국 음악 좋아하는 분들에게 좋은 공간이네요. 반면 가요 LP는 숫자가 적어서 상대적으로 한국 음반에 대한 차별이 좀 느껴지네요.  


음반 찾기도 힘들도 딱히 들어볼 음반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80년대 팝의 제왕인 마이클 잭슨 음반을 찾다가 포기했습니다



직원에게 찾아달라고 해도 되지만 구석에 음반 서치 패드가 있는데 이 아이패드에 찾고자 하는 음반을 검색하면 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89년 빅히트를 친 마이클 잭슨 형님의 2집 솔로 앨범 배드를 검색했습니다.



출력을 누르면 서가 번호가 찍히는데 거기에 잭슨 형님의 앨범이 있네요. 아! 알겠네요. 제가 왜 앨범 찾기 힘들었는지를요. 아티스트 이름 보니 잭슨 마이클로 찍히네요. 그래서 J로 시작하는데 전 M으로 시작되는 것을 찾았네요. 



찾았습니다. 1집 드릴러도 옆에 있네요. 



쇼파에 앉아 있는데 진동벨이 울리네요. 1번 테이블로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턴테이블 세대라서 사용할 줄 압니다그러나 20년 넘게 사용하지 않아서 좀 주저하게 되네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안내하시는 분이 알아서 세팅해주고 설명해 줍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턴테이블 암의 레코드 핀을 오리고 내리는 것은 레버를 올리고 내리면 암이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왼쪽 끝에는 플레이 버튼이 있는데 이걸 누르면 턴테이블이 돌아가고 또 한 번 누르면 멈춥니다. 턴테이블은 암을 치우고 턴테이블을 꽂은 후에 암을 내리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테이블 밑에는 볼륨 조절 다이얼이 있습니다.



반대쪽에는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서랍이 있습니다.



의자는 2개가 제공 되고 헤드폰도 2개가 제공 되어서 친구랑 같이 LP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 준비가 다 되었네요. 먼저 마이클잭슨 형님 노래부터 들었습니다. 암을 1번 트랙에 올려 놓았습니다. 턴테이블 매일 만지던 시절에는 트랙마다 구분 띠가 있는데 그 위를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지다 보니 잘 안되네요. 레버를 내리자 


턴테이블 LP판위의 미세한 요철을 따라서 핀이 움직이면서 노래를 들려주네요. 음반은 여러 사람이 만져서 그런지 좀 때가 묻어 있고 지문도 보입니다. 아무래도 LP판은 관리가 생명입니다. 그래서 LP애호가들은 수시로 LP판을 닦아주죠. 

그 닦아주는 행위가 음악에 대한 소구력을 더 높여주고 애정을 심어주는 것 아닐까요? 인스턴트 음식에 우리가 감동하고 박수를 치지 않듯 들이는 시간이 길수록 그 매체에 대한 열망과 애정은 비례할 것입니다. 


그거였습니다. 그게 LP의 매력이었습니다. 지문 묻은 곳을 지나자 덜컹거리고 노이즈가 생겼지만 그 노이즈도 가볍게 무시하는 LP의 매력은 불편함이었습니다. 하나의 음악을 다 듣기전에 이후 버튼을 눌러서 다음 곡을 듣는 음악 시대에서 느낄 수 없는 집중을 일으키는 불편함이 LP의 매력이네요



약속이 있어서 오래 있지 못해서 주요 곡만 들었습니다. 다시 들어도 좋은 노래네요



내 인생의 10대 명반 중 하나인 시인과 촌장의 앨범을 들었습니다.



시인과 촌장은 하덕규와 함춘호로 이루어진 그룹이었습니다.  포크 음악 그룹인데 노래와 작사 작곡은 하덕규가 하고 함춘호가 기타를 쳤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방송에 거의 나오지 않아서 잘 보기 힘든 그룹이기도 했죠.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새벽까지 공부를 하다보면 시인과 촌장 노래가 자주 나왔고 몇몇 곡은 절 울리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가시나무새는 가슴이 미어지는 노래죠. 조성모가 리바이블을 했는데 원곡의 느낌을 훼손해서 전 굉장히 싫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시인과 촌장의 2집 푸른 돛이 있네요. 이 2집에는 비둘기에게, 얼음 무지개, 사랑일기, 풍경 등이 유명합니다. 

가만히 보니 이 앨범 속 노래 제목에 무려 3곡이 비둘기네요. 비둘기 애호가셨나?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기엔 너무 흔한 새라서 닭둘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비둘기에 대한 노래가 많네요. 이외에도 매나 고양이 같이 동식물에 대한 노래가 많습니다.

그래서 동요 같은 느낌의 노래도 많았죠. 얼음 무지개 같은 경우는 노래 가사가 그로테스크 하기도 한데 이 노래 새벽에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동요 풍 가사였다가 좀 괴이스럽기도 하고요. 포크 음악에서 시작해서 일렉 기타 소리도 나오고요. 


가장 인기 있었던 곡은 사랑일기입니다. 90년대 초 아니 지금도 공익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나오는 노래죠. 노래 가사 보세요. 시인이 쓴 가사입니다. 그래서 시인과 촌장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덕규는 노래 가사 정말 시 같이 잘 씁니다. 

도입부에 나오는 새소리는 실제 새소리는 아니고 당시 유행하던 신서사이즈로 낸 소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전자음인데 이 전자음은 들국화의 노래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비둘기에게, 풍경도 좋은 곡이죠. 


LP음반은 꺼내고 넣기가 번거롭습니다 또한 비닐에 넣을 때 앨범을 옆으로 넣어야지 속에 있던 LP가 쏟아져 나오지 않습니다. 어제도 음악 듣고 있는데  LP 앨범을 비닐케이스에 옆으로 넣지 않아서 또르르 굴러가는 LP를 봤네요



마지막으로 김건모 2집을 들었습니다. 노이즈의 천성일이 꽤 많은 곳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했네요.
음악 듣는 시간은 무제한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들을 수 있지만 장소도 협소하고 턴테이블 숫자도 많지 않아서 가볍게 몇 곡만 들어 봤습니다. 턴 테이블을 좀 더 늘려줬으면 합니다. 

잠시 들려서 1시간만에 나왔습니다. 다음에 비올때 좀 더 오랜 시간 있어봐야겠네요. 집 근처가 아니라서 자주 들리지는 못합니다. 다만 근처에 갈 일 있을 때 들려봐야겠네요


어둠이 내리자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는 더 빛이 나네요 현대카드는 고객에게 이런 멋진 경험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현대카드를 점점 주력 카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 콘텐츠 제공에 감사해서 저도 보답하고 있네요. 

뭐 젊은 층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 중노년층에게는 아쉽기는 합니다만 카드 소구력은 젊은 층, 특히 여자분들이 높아서 그쪽을 타켓팅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처에 리움 미술관도 있고 좀 더 올라가면 요즘 뜨고 있는 이태원 경리단길도 있습니다.  경리단길 이야기는 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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