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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베스트 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쓴 두 저자와의 만남

by 썬도그 201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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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책을 보내주면서 리뷰를 부탁을 합니다. 책 좋아하는 저는 그런 부탁을 거의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책 리뷰가 가장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책을 읽어 내야 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죠. 출판사가 보내 주는 책들은 대부분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제 취향과도 맞는 책들이 대부분이고요. 다만, 자기계발서는 피하려고 합니다. 가장 영양가  없는 책이 자기계발서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자기가 성공한 성공 방정식을 마치 진리인양 떠드는 모습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네요. 자기가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그 성공 방정식이 다른 사람에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다. 

좋은 책은 핵심을 잘 요약한 책이죠

작년 겨울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인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보내드릴테니 리뷰를 부탁한다고요.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가 한국에도 먹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두 저자가 아주 유명한 저자가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기대 되었던 것은 일본 사회와 한국 사회가 일란성 쌍둥이 같은 사회라서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책을 받자마자 후다닥 읽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나에게 큰 영향을 준 책이 <미움받을 용기>였습니다

2014/12/07 - [세상 모든 리뷰/책서평] - 인간관계로 고통받는 분들이 꼭 읽어 봤으면 하는 책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 리뷰를 통해서 제가 이 책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영향을 받았는 지를 소개했습니다. 이 글은 몇몇 분들이 리뷰 감사하다면서 방명록에 글을 쓰시기도 했습니다. 제가 오히려 더 고맙죠. 저만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였구나라는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었으니까요.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이 <미움받을 용기>가 예스24 판매 1위 기념으로  두 명의 저자를 한국에 초청을 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미움받을 용기>는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라는 빅3 서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1위 하는 지 몰랐습니다. 제가 베스트셀러 책을 일부러 찾아서 읽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그런데 예스24 판매 1위라는 소식에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모든 곳에서 1위를 하고 있네요. 그럴만한 책인 줄은 알았지만 1위를 한 것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이 책에서 큰 위로와 감명을 받았나 봅니다. 책 소개를 간단하게 하자면 이 <미움받을 용기>는 세계 3대 심리학자라고 하는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철학자와 청년이라는 2명의 대화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1주일간의 대화를 통해서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열등감은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지 절대적인 열등은 없다고 합니다. 즉 마음 먹기 달려 있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합니다. 또한 경쟁이 지나친 사회의 해법은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인데 경쟁의 이유는 인정 욕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서 피 터지게 달리는 세상. 그러나 그런 인정 따위 별 필요가 없고 내가 행복한 것이 우선이지 왜 남에 비친 나의 모습을 그렇게 집착하냐고 타이릅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한국과 일본 사회가 새겨 들어야 할 내용이 많았습니다 무한 경쟁 시대에 밀려서 수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비교질과 경쟁질로 피폐해진 삶을 사는 양국의 메마른 삶에 그렇게 살지 말고 내 행복이 우선이라는 개인주의 삶을 살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라우마라는 과거에 얽매이는 삶을 살지 말고 주체적이고 현재를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이 아주 쉽습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풀어내는 방식도 매끄럽고 아들러라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그러나 참 새겨 들을 만한 이야기가 많은 심리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지난 주 정동길 끝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이 책의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철학자 역을 맡은 기시미 이치로와 청년 역을 맡은 고가 후미타케입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학자이고 고가 후미타케는 이 아들러 심리학을 대중이 읽기 쉽게 풀어내는 역을 합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건 아마도 이런 대중적인 책이 나오지 않은 것도 역할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아들러 심리학 카페는 <미움받을 용기>의 두 저자와 독자의 만남을 가지는 자리였습니다. 20여 명 정도가 초청을 받았습니다. 정동길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의 행사를 했습니다. 두 저자는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했는데 많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 하셨다고 하네요. 

그럴 수 밖에요. 이 책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핫한 책이니까요. 



한국어로 인사를 한 두 저자는 통역과 함께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질문과 답을 정리해서 소개합니다. 먼저 두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를 접한 시기를 소개 했습니다.

노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사진에서 왼쪽에서 3번째 분)은 1989년에 아들러 심리학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학문을 과시하기 위해서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게 되었는데 아들러 심리학을 배운 이후로는 과시적인 삶을 버렸다고 합니다. 맞아요. 이 책은 철저하게 인정 욕구를 버리라고 합니다. 남에게 인정 받으려고 하는 삶은 진짜 삶이 아니라고 알려주죠. 내가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지 남들에게 인정 받으려고 사는 삶은 금방 지친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공부 그거 아이들이 하고 싶어서 하나요? 엄마 아빠에게 인정 받으려고 선생님에게 인정 받으려고 하는 것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반에서 60명 중에 20등 정도 했었는데 중 3때 짝꿍이 너무 공부를 잘해서 그 친구에게 인정 받고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인정 받으려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5등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선생님만 반 평균 오른다고 기분 좋은 것이죠. 인정 받을 곳이 딱히 없어지자 성적은 쭉쭉 다시 떨어지더군요. 

또 한 명의 젊은 저자인 고가 후미타케(사진에서 2번 째)는 25살 때 열등감에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아들러도 열등감이 무척 많았던 학자였조. 그러다 아들러 심리학을 통해서 열등감을 극복했다고 소개를 합니다. 


질문 :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좋은 사람도 있고 안 맞는 사람도 있다. 직장 생활을 잘 하는 방법은?

답(기시미 이치로) : 아들러는 인생의 과제에 3가지가 있다. 일의 과제, 교우의 과제, 사랑의 과제가 있다

순서대로 인간관계는 어렵다. 즉 일이 가장 어렵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쉽지 않고 지속성도 없다. 

그 직장을 떠나면 인간관계는 끊어진다. 따라서 억지로 친구가 될 필요가 없다. 토론을 해도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말이 나왔느냐가 중요하다. 직장 생활에서의 문제는 일본에서도 한국처럼 어려운 문제다. 상사가 잘못된 말을 하면 부하라도 그 부분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 상사에게 지적하는 것이 인격 모독은 아니다. 만약 그 지적을 하지 않으면 공동체 전체가 파멸로 간다. 이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일이다. 

(이 부분은 참 공감이 갑니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집단 살해를 할 때 옆에 있던 부하들은 히틀러에게 그건 잘못 된 행동이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히틀러 측근들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을 하죠. 그러나 상사가 잘못 된 일을 하면 그걸 지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습니다. 이번 대한항공의 땅콩 회황 사건도 상사의 잘못 된 것을 지적한 내부고발자가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진 것이지 보통의 승무원이었다면 그냥 승무원이 짤리고 끝이 났을 것입니다. 자기 안위를 위해서  침묵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오너나 상사들의 잘못 된 행동으로 회사나 공동체 전체가 파멸을 하게 됩니다)

고가 후미타케 : 부하가 상사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직급의 상하관계가 인간의 상하관계가 아니다. 만약에 상사가 이상한 말을 한다. 그에 대한 대등한 지적을 해야 한다. 지적을 하지 않는 부하들은 위에서 시켜서 하는 것이라는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일 수 있다. 

이츠로 왈 : 두 개의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당신은 잘못되었어가 아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해한다와 찬성한다는 별개의 문제다. 그분이 상사든 동료든 그 말은 이해가 되지만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말해야 한다. 물론 실천은 힘들다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그래서 안 됩니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변화를 해야 한다. 

(이 부분도 고개를 끄덕 거리면서 들었습니다. 우리는 참 이상합니다. 상사가 되면 직급의 상사지 인격의 상사가 되어서 부하를 인격적으로도 부하라고 생각합니다. 수직적 관계망이 강한 나라라서 부하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말할 기회를 줘도 무시합니다.  토론 시간에 회의 시간에 왜 부하 직원들이 조용한 지 아세요? 그건 상사 당신이 억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하가 합리적인 지적을 하면 그걸 받아 들이던가 제대로 된 반박을 해야지 말 대꾸 한다고 하거나 앞에서는 귀 담아 듣는 척 하다가 뒤 돌아서  부하 주제에 지적질을 해? 라며 뒤끝 작렬하죠.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자기 의견에 동의 하라고 강요를 합니다. 
자신의 주장을 하고 어때? 이게 정답 아니냐? 그럼 제가 당신의 의견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난 동의하지는 못한다라고 하면 꽉 막힌 사람이라느니 고집이 쎄다느니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을 하죠.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영화를 참 재미없게 봤다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 난 재미있게 봤는데 넌 제대로 안 본거다라는 댓글이 매번 달립니다. 자신이 재미있게 봤다고 왜 다른 사람이 재미있게 봐야 할까요? 재미 없게 본 건 니가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몰라 본 것이라고 하는데 사람마다 살아 온 길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데 어떻게 동일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까? 공산품도 아니고 무슨 의견이 똑같아야 직성이 풀리나요?)





질문 : 10살된 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친구와 다투고 친구들이 다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미움 받을 용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답 : 너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두 다 가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싫어하지 않는 친구가 더 많고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라. 아이들의 교우 관계는 아이들의 문제다. 아이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부모가 먼저 해야 할 것은 이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가 먼저다. 부모입장에서는 도와주고 싶지만 뭔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말해라. 아이가 정말 엄마 아빠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말할 것이다. 아무 말이 없다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구나 믿고 기다려야 한다. 

교우관계로 상처받고 우울해 하고 있다면 힘들겠구나 말하면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해결해야 하는 수동적인 삶이 된다. 아이가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지켜봐주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질문 :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는 과거에 문제 해결 점이 있는데 현재만 중시하는 아들러 심리학은 이걸 어떻게 보나


답 : 정치적인 문제는 어떻게 할 지 모르겠지만 양국간의 과거에 대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먼저 해야 할 것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부터를 생각해야 한다. 한일 양국이 우호적으로 가고 싶은 것인지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검증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들러 심리학은 1세기를 앞선 생각이다. 공동체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공동체란 기존에 존재하는 공동체가 아닌 현재 과거 미래에 대한 커다란 공동체를 말하고 있다. 그 공동체 안에는 무생물도 포함한다. 

공동체의 최소 단위는 나와 당신이다. 내가 일본인이라서 나에게 증오심이 있다면 개인의 선에서부터 출발한다. 세계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생각하면 개개인이 쉽게 친해질 수 있다. 

1차 대전에 여러 나라가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주장을 한 아들러 심리학. 
그때도 어려운데 현재도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공동체로 가는 것이 궁극점이지만 쉽지는 않다. 

이외에도 몇몇 질문이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인정 욕구입니다. 
요즘 라디오에서도 이 인정 욕구라는 단어가 많이 들리던데 다 이 책의 영향 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애인에게 친구에거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친구에게 이웃에게 인정 받기 위해서 삽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인정 받으려는 삶은 오롯한 내 삶이 아닌 가면 속의 삶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인정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인정 받기 위해서 한다면 그건 자신의 삶이 아닌 타자화 된 삶입니다. 명품백 들고 다니고 고급 승용차 타고 다니고 뒷 동산 올라가면서 수백 만원 짜리 아웃도어 제품 입고 오르는 그 모든 것이 과시적인 삶이고 남에게 인정 받기 위한 삶입니다. 

과시적인 삶이 행복할까요? SNS에 올린 글에 좋아요가 하나도 눌러지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는 우리들의 삶은 항상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는 우리 안의 인정 욕망의 발현이 아닐까 합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타인으로부터의 미움도 쿨하게 받아낼 줄 아는 주관이 강하고 내가 중심이 된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감명을 받은 분들과 함께 하다 보니 이 책이 얼마나 좋은 책인지 다시 한 번 느껴지게 되네요. 이 책은 한 번 읽고 중고 서점에 파는 책이 아닙니다. 한 번 읽고 생각 나면 또 읽고  또 읽으면서 이책이 제시한 삶을 조금씩 실천을 하면 완성이 되는 책입니다. 주변에 마음의 고통 받고 있는 분들이 있으면 이 책을 권해 보세요. 정말 색다른 시선을 갖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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