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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졸업하면 공부하지 않는 한국인들에게 하는 충고 '내가 공부하는 이유'

by 썬도그 201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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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뭐든 했다하면 극으로 달립니다. 그래서 남한은 자본주의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고 북한은 공산주의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중간은 없고 오로지 양쪽으로만 달리는 폭주 기관차 같은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이런 일들이 흔하디 흔합니다. 몰빵 사회? 

공부도 그렇습니다. 공부도 평생할 공부를 초중고등학교 때 다 합니다. 요즘은 대학생도 스펙 전쟁이 일어나서 대학교까지 죽어라 공부합니다. 그리고 대학교 졸업하면 공부 안 합니다.  죽어라고 안 합니다. 해야 함에도 안 합니다. 세상은 하루 하루가 광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자신의 지식에 대한 판올림은 안 합니다. 한다고 해도 자기 전공 과목 또는 업무에 관련된 부분만 공부합니다.  그래서 전문가 바보 5천만 시대가 열렸다고 하죠. 모두가 전문가인데 자기가 아는 분야만 빠삭하게 아는 바보들이 넘실거립니다. 

이렇게 특정 지식만 섭취하고 세상에 나오는 대학생들이 미국 IT기업들의 힘이 인문학임을 알고 인문학 열풍이 한국에서 불었습니다. 또 이걸 죽어라고 또 공부합니다. 그렇게 억지로 또는 트랜드라고 공부해진다고 공부가 되어집니까? 그건 공부가 아니라 노동이죠

젊은이들도 공부 안 하지만 중장년층도 노년층도 공부 안합니다. 

[취재후] 한글은 쉬운데 중장년 '실질 문맹'은 왜 많나? 기사보기

위 기사는 왜 한국인들이 글을 읽을 수 없는 문맹율은 낮은데  약병에 있는 문장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이 많은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질 문맹이 많은 이유는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노인이라고 해도 꾸준하게 책을 읽은 사람은 실질 문맹이 되지 않는데 책을 안 읽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글을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왜 우리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지와 공부하는 즐거움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 자체는 그냥 그래서 안 읽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세계사를 움직이는 5가지 힘>의 저자라서 냉큼 집어 들었습니다.

예상대로 책은 전작의 책들처럼 아주 쉽게 읽힙니다. 지식인 중에는 꼰대들이 있는데 꼰대들의 특징은 별 내용도 아닌 것을 인문병신체로 소개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허세와 자기만족 권위적인 글들로 가득찬 강의와 책들을 내놓는데 그런 책은 별 효용성이 없습니다. 진리는 단순한 거지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꼰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책이 편하게 읽히고 술술 읽힙니다.

내가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공부를 한 결과가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공부한 것이 절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공부는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내 안에 각인되어 필요할 때 전혀 새로운 형태로 다시 나타나 뜻밖의 성과를 가져다준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중에서>

공부를 하기 싫은 이유는 뭔가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부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특정할 수 없고 뭔가 배우는 것 같은데 이게 나에게 당장 무슨 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면 자포자기하며 공부를 멈춥니다. 그러나 공부는 마라톤과 같이 장기간 해야 하며 장기간 해도 바로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각 순간순간마다 내가 공부했던 것들이 불연듯 앞에 나타나서 날 도와주고 사라집니다.

이는 공부 대신 책을 대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책도 당장 효과는 없지만 꾸준하게 읽으면 어느날 책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는 구체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닌 내가 쓰는 글에서 내가 하는 말에서 살며시 살며시 도와주고 갑니다. 참고로 책을 한 1천 권 정도 읽으면 읽었던 책끼리 융합이 되어서 뭔가 명징해 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때 부터는 고속 주행 모드에 들어간 것이고 가끔씩 책이라는 엑셀을 밟으면 그 명징함을 계속 유지하면서 삶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공부 예찬론과 효용론을 설명하면서 챕터 3에서는 공자를 통한 공부법과 소크라테스의 생각법을 소개합니다. 이후 챕터 4에서는 평생 공부하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끝을 맺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저자의 생각과 저의 생각이 참 많이 비슷했습니다. 특히, 저자의 주장을 책을 읽기 며칠 전에 제 블로그에 한국인들이 왜 질문을 하지 않는지 왜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 지에 대한 글을 썼는데 그 주장과 책 내용이 비슷하더군요.  

아무튼, 저의 생각과 비슷한 생각과 해법을 제시하니 책이 더 친근해지네요. 저자는 공부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감을 주는 효율적인 활동이라면서 책 전체를 통해서 공부의 즐거움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들이 공부와 담 쌓고 사는지 그 이유에 대한 해설과 함께 대안과 해법 제시도 틈틈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해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맞을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상 저자의 해법은 꽤 효과가 좋을 듯 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 일기 같은 것을 이용해서 그날 공부한 내용을 일기에 꼼꼼하게 적거나 블로그 등에 적어서 자신이 왜 공부하는지와 어디까지 공부하는지 그리고 이 공부를 통해서 뭘 얻을지 등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입니다. 또한, 공부란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질문을 통해서 배우는 소트라테스 식의 산파법을 이용한 공부가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가장 좋은 강의가 교수가 블라블라 일방적으로 떠드는 강의가 아닌 강의 내용을 이리 공부해온 학생들끼리 서로에게 질문하고 교수도 함께 질문과 대답을 하는 토론식 수업입니다. 저자는 토론식 수업이 가장 좋은 공부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데 이 책은 중간중간  기억할 만한 내용들이 꽤 있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만약 당신이 가진 도구가 망치 하나뿐이라면 당신은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내가 망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고리를 못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심지어 구멍을 못이라고 완전히 잘못 보게 될 수도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사고법이 단 하나라면 문제를 정확히 보는 데서부터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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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속이지 마라"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정직하게 말하고 여기까지는 알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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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어떤 사실이 자신의 머리속에서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도출된 '생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체화하고 있으며, 우리 뇌가 생각하기 편한 대로 기억을 바꾸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엉뚱하게 기억하고, 순전히 감정에 따라 편파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생각이 정말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야 '자신의 생각'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논리적인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게 정말 당신의 생각인가?라고 근거를 파헤쳐야 자신이 기존의 생각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공부를 하면 좋은 점과 공부를 하는 방법, 책을 읽은 방법과 고전 읽기 등 다양한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덕담 하듯이 적고 있습니다. 어떤 목적을 가진 공부도 좋고 이득이 되는 공부도 좋지만 당장 도움이 안 되는 공부들이 나중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은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누구나 쉽게 아는 내용이 많아서 특별한 내용이 많지 않기는 합니다, 그래서 책에 대한 흥미나 개인적인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졸업 후에도 공부하는 한국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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