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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공모전

사진상 수상은 몰핀이다. 사진상과 콘테스트의 문제점

by 썬도그 201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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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계에 대한 병폐에 대한 글을 3개나 쓰게 되네요. 트롤로지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번 글도 지난 글에 이어서 쓰는 한국 사진계 비판 3종 세트의 마지막입니다. 

 1. 사진학과에 대한 쓴소리. 사진학과의 병폐 3가지

 2.  우후죽순처럼 피어나는 사진 비엔날레, 사진 페스티벌에 대한 쓴소리

에 이어집니다. 이번 글은 한국의 사진 콘테스트 문화와 사진상에 대한 쓴소리들을 담아 보겠습니다. 글 내용은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아르코 미술관에서 하는 미술관 속 사진 페스티벌의 위크샵 내용과 제 생각을 섞어서 적어 보겠습니다.


사진 콘테스트의 문제점!

(제 57회 세계보도사진 수상작)

이 이야기는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쉽게도 워크숍에서는 사진상에 대한 비판은 조금 있었지 사진 콘테스트라는 사진 서바이벌 대회는 다루지 않더군요. 이 부분은 제 생각만 담아 보겠습니다.

한국은 수 많은 사진 콘테스트가 있습니다. 저도 그 사진 콘테스트에 가끔 등록을 해서 아주 가끔 사진 콘테스트에 입상을 해서 상금을 받아봤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실을 이 블로그에 소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전업 사진가도 아니고 취미로 하기에 그걸 자랑할 꺼리는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가 전업 사진가로 뛰어든다면 그 수상 사실을 적극 알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라고 하는 사진가를 소개할 때 이력에 한줄이라도 써서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사진 경력에 대한 명징한 스펙을 적기 위해서입니다. 

수 많은 사진 콘테스트에 수 많은 생활 사진가와 프로 사진가들이 작품을 제출하고 수상을 기원합니다. 이건 비단 한국만의 문화는 아닙니다. 서양에도 사진 콘테스트가 많고 특히 카메라 브랜드들은 사진 콘테스트를 1개씩 지원합니다. 하지만 이 사진 콘테스트에 많은 잡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2010년 돈을 받고 상을 수상작을 결정한 '대한민국사진대전'입니다. 이 대한민국사진대전은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회원들의 사진을 출품 받아서 콘테스트를 하는데 2010년에 수억원을 받고 대상 작품을 밀어줬기 때문입니다. 노령의 심사위원들은 대상작을 뽑는 것이 아닌 외워야 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추악한 모습 때문에 대한민국사진대전은 수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사진작가협회는 예술사진을 하는 사진작가들의 모임이 아닌 태생은 전국의 사진관을 운영하는 상업사진가들의 모임입니다. 아무튼, 이건 극히 일부의 이야기고 다른 사진 콘테스트는 이렇게 까지 부패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심사위원의 성향이나 사진 콘테스트의 주제에 맞춰서 사진 촬영을 하는 또 다른 상업사진 콘테스트

사진 콘테스트만 쫒는 꾼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꾼은 비하하는 단어는 아니고 주로 전국의 풍경 사진 혹은 여러 관공서나 기업체에서 하는 사진 콘테스트의 정보를 얻어서 그에 맞는 사진을 찍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지자체 관광사진 콘테스트 사진 중에는 이 지역 저 지역에서 큰 상을 받는 분들이 좀 있죠. 

이분들이 이렇게 자주 수상하는 이유는 철저하게 프로의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의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심사위원들이 좋아할만한 사진 혹은 심사위원의 성향을 분석하거나 이전 사진 콘테스트 수상작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출품을 합니다. 이 정도 노력만 해도 아주 큰 노력입니다. 

이런 사진들은 쉽게 말하면 상업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진가 자신의 세계를 담는 것이 아닌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사진을 찍어서 공급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광고 사진작가에게 돈을 주고 풍경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자체들이나 기업체가 사진 콘테스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그게 더 싸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진 콘테스트를 하면 홍보 효과가 큽니다. 그리고 적은 돈으로(심지어 어떤 곳은 공모하는 공모비를 달라고도 합니다) 자신들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사진 콘테스트 뿐 아니라 수 많은 기업들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하는 모습과도 비슷합니다. 

입선작부터 대상작까지 푼돈만 주고 그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진 콘테스트는 하나의 홍보 효과로 활용되고 있고 이게 정형화 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참가하는 사진가들은 대상이나 입선만 해도 자신의 이력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당선이 안되더라도 많은 참여를 합니다. 이런 부작용이 꽤 보입니다. 



어떻게 사진 한 장으로 그 사진가를 평가할 수 있을까?


사진 콘테스트는 사진 한 장 많아야 3~4장의 사진만 보고 평가를 합니다. 이 작은 숫자의 사진으로 그 사진가를 평가하는 힘듭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초등학생이 찍은 사진과 유명 사진작가가  똑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을 구별해 낼 수 없습니다. 한 장의 사진으로 유명해진 사진작가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사진작가들은 그 유명한 사진과 비슷한 퀄리티의 사진을 끊임없이 생산하기에 사진작가라고 하지 단지 우연히 찍은  뛰어난 셔터 찬스로 담긴 사진 하나로 유명해지기는 힘듭니다. 

사진 콘테스트는 이런 맹점이 있습니다. 
사진 콘테스트는 단 1,2장의 사진으로 사진가를 판단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진 콘테스트는 사진가에게 주는 상이 아닌 사진에 주는 상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사진에 주는 상을 마치 자신에 대한 대단한 평가라고 생각하는 사진가들이 많고 이력에 그 수상 소식을 적고 있습니다. 사진가가 인정 받으려면 꾸준한 퀄리티의 사진이지 사진 콘테스트의 수상 사진이 아닙니다. 이건 마치 마라톤을 달릴 때 100미터 구간을 미친듯이 달려서 마라톤 100미터 구간에서 1등 했다고 뻐기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않은 사람이 사진 콘테스트에 대상을 받기는 힘듭니다. 그럼에도 다른 매체와 달리 사진은 사진 1장으로 그 촬영자가 프로인지 아마츄어인지 대학생인지 노인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진 콘테스트 대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외형 지상주의 사회라서 그런 수상 경력을 덮어놓고 추켜 세워주고 인정해 줍니다. 세계보도사진 콘테스트나 퓰리쳐 상 콘테스트나 내셔럴지오그래피 콘테스트 같이 유명한 콘테스트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출품하는 작가의 홈페이지를 링크해서 그 사진기자와 사진가 혹은 사진작가의 작품 세계를 함께 소개합니다. 

즉, 사진가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링크하고 있죠. 그러나 한국 사진 콘테스트에서 그 사진가의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게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이 없습니다. 그냥 사진만 보여줄 뿐이죠. 




사진상은 몰핀이다!


사진 콘테스트는 생활 사진가와 프로 상업 사진가의 경연장이지만 사진상은 순수예술을 하는 사진작가에게 주는 상입니다. 최근 들어서 한국에도 수 많은 사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최민식 사진상도 새로 생겼습니다. 


사진상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신진 사진작가를 발굴하는 사진상도 있고 신진작가를 키우는 지원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또한, 공로상 같이 사진계에 큰 공헌을 한 사진작가에게 주는 상도 있습니다. 

이 사진상을 받은 작가들이 대부분 한국 현대 사진을 이끄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줄 사람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이상일 고은 미술관 관장이 강력하게 주장 했습니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분명 눈에 익은 사진가들이 주요 사진상을 받고 있습니다. 

한 사진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진상은 몰핀이다" 그 말이 너무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사진상은 순간의 고통을 참을 수 있는 마취제일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고통이 몰려든다는 그 말에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분명, 사진상을 통해서 좀 더 유명해지는 기회가 되지만 한국에서 순수 예술 사진을 하는 사진 작가 중에 자신의 사진 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사진작가는 일부에 불과 합니다. 대부분은  학원이나 후배를 가르치면서 과외 할동 심지어는 회사 생활을 하고 번 돈으로 사진전을 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미술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진계도 사진상이라는 몰핀제 보다는 사진 갤러리에서 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제도가 좀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 않죠.  아직 까지도 사진은 미술에 비해 소장가치가 떨어지는 매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무한 복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수 많은 사진상과 수 많은 사진 콘테스트보다 저는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구축할 분들이라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꾸준하게 만들고 그 포트폴리오로 세상에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그런면에서 노순택 작가가 자신의 작품들을 블로그에 올려서 포트폴리오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숱하게 말하지만 한국 사진작가들 치고 제대로 홈페이지 운영하는 분 거의 없습니다. 홈페이지가 있어도 검색해도 걸리지 않습니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그 포트폴리오로 그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평가 받아야지 사진 콘테스트나 사진상 같이 단발성 이벤트는 사진계의 풍성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사진상이 포트폴리오를 보고 선정하긴 하지만 그 이전에 사진작가들이 자신의 세계를 보여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끊임없이 세상에 보여줬으면 합니다. 

간혹, 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 누가 사진 아이디어를 도용한다고 걱정하는데요. 그런 걱정으로 어떻게 예술을 합니까?
아이디어는 융합 될때 빛이 나는 것이죠. 물론, 아이디어 도용 했으면 그걸 수 많은 네티즌의 평가를 통해서 질타를 받게 하는 것이 악화를 타도 할 수 있습니다.  또, 상업적인 사용이 문제라면 해상도 낮게 해서 올리면 되죠. 

사진 전성시대가 아닐까 할 정도로 사진은 넘치지만 정작 사진으로 예술을 하는 예술 사진계는 오히려 쪼그라 들고 있다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욕심이 있다면 순수예술 사진을 하는 분들의 큰 모임이나 단체가 있으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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