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유일하게 인정하고 존경하는 유일한 고위공직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밖에 없습니다. 박빠라고 해도 좋습니다. 네 전 박빠입니다. 하지만 비판할 것은 좀 해야 겠습니다. 아~~ 빠들은 비판하는 것이 금기시 되는데 비판함과 동시에 박빠가 아니게 되긴 하겠네요. 그럼에도 존경하는 마음은 여전히 우렁찹니다.
하지만 이 글은 박원순 시장에 대한 비판의 글입니다. 비판할 것은 하고 그걸 비난이 아닌 쓴소리로 받아주실 분이라는 것을 알기에 씁니다.
서울시민 대부분이 모르겠지만 서울에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이라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축제가 하나 있습니다. 올해로 10년이 되는 이 행사는 큰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떨어지는 행사입니다. 시민참여가 거의 없다보니 그냥 넌버벌 페스티벌 정도로 인식되는 행사입니다.
현실은 암울하지만 저 같이 볼꺼리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행사를 챙겨봅니다.
10월 1일 부터 7일 까지 서울의 광화문광장, 서울시청광장, 보식각종, 청계광장에서는 넌버벌 공연이 매일 공연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공연 중 하나가 바로 '아프로디테'라는 공연입니다
이 공연은 '라 푸라 델 바우스'라는 세계적인 야외퍼포먼스 그룹이 공연을 하는데
어제 10월 4일 목요일과 오늘 10월 5일 금요일 오후 8시에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공연 특성상 해가 진 후에 해야 합니다.
이미지출처 http://hiseoulfest.org/2012/html/program/program_view.asp?program_seq=2&depth1=1###
그런데 며칠 전 싸이가 빌보드 차트 1위와 상관없이 서울시청광장에서 무료 공연을 한다는 말에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싸이가 공연한다는 날은 어제로 아프로디테 공연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싸이는 아프로디테 공연이 끝난 후인 오후 10시에 공연을 한다고 하기에 제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또한 지하철 연장 운행까지 한다고 하니 서로 공연이 겹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싸이 때문에 사람들 몰릴텐데 후딱 공연보고 집으로 오면 되겠다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건 제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어제 오전 1시경 포털 뉴스를 보니 벌써 무대 세팅을 하고 있었고 저런 상황에서 '아프로디테'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 했습니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때 제 걱정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프로디테 공연 취소!!!!!!
박원순 시장님 왜 절차를 무시하십니까?
이미지출처 http://hiseoulfest.org/2012/html/program/program_view.asp?program_seq=2&depth1=1###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전문제 때문에 공연을 취소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하루 전에 공연 취소를 알려줘야지 저 같이 약속 까지 잡아논 사람들은 졸지에 뒤통수 맞은 격이 되었습니다.
이런 행동을 오세훈 전 시장이 했으면 그러려니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고 아무런 사과도 없이 인기 있는 아니 인기가 뭡니까. 지구를 뚫고 나갈 국제가수 싸이의 공연이라면 하이서울이고 나발이고 다 걷어차고 모시듯 공연을 했을 것이고 오세훈 시장의 그런 행동은 그 분의 성품을 보아 전혀 어색하지도 않아서 쓴소리도 안 했을것입니다
절차 따지면서 일하는 서울시장이 아니죠.
하지만 박원순 시장님 아닙니까? 박 시장님은 다르잖아요. 따라서 전 박원순 시장님은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지 않는 시장님일줄 알았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인기 있는 싸이 공연을 무리하게 평일 그것도 미리 예정된 공연 그것도 서울시가 주최하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공연을 취소시키면서 까지 무리하게 공연을 잡은 모습은 좀 이해가 안 갑니다.
다른 곳 많잖아요. 광화문광장에서 하던 강남스타일이니 강남에서 하던 다른 곳에서 하면 될텐데 꼭 미리 예약한 공연이 있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해야 했습니까? 영동대로 막고 공연 잘도 하던데 거기서 하던지요. 물론 서울시를 국제가수 싸이의 인기에 밥숟가락 얹어서 서울시 홍보겸으로 서울시청 광장으로 정한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원칙이 있지 않습니까? 인기 있고 힘있는 거대한 엔터테이너에게 상대적으로 인기 없는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모습은 박시장님 스럽지가 않습니다. 이건 마치 다수결에 의해서 소수자를 핍박하는 모습과 뭐가 다릅니까? 소수자들인 세입자들의 서러움을 보듬어주고 소수의견을 잘 수렴하는 서울시장님께서 거대한 인기덩어리인 '싸이'때문에 예정된 공연까지 취소하는 모습은 새누리당 스럽습니다.
제가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이유는 첫번째는 모든 절차를 자신들이 힘이 쎄다면서 막무가내로 진행하는 모습이 일상다반사라서 싫어하는 것입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 무대뽀로 밀어부친 것보세요. 지금도 국민 정서 이해하지 못하고 헛짓꺼리들 하는 것 보세요. 소수야당이라고 해서 다수결로 쪽수로 밀어부치는 것보세요
그런데 박시장님이 비슷한 행동을 하는 모습에 적잖이 실망 했습니다. 이 공연 연기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없습니다. 적어도 하이서울 페스티벌 홈페이지에 사과의 말이라도 올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이리 새누리스럽게 행동하십니까?
서울시가 천시하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제가 더 짜증나는 것은 취소한 공연이 서울시의 간판 축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이라는 것입니다. 아니 서울시가 주최하면서 자신들의 축제를 자신들이 취소시키는 모습은 서울시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
주최하는 곳이 천시하는 행사를 서울시민들이 즐기라는 소리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더 괘씸한 것은 이 '아프로디테'의 목요일 공연이 싸이공연으로 취소되었는데 그 취소된 공연을 토요일 오후 6시에 한다는 것입니다. 그 공연팀은 공연비를 주는 갑인 서울시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을인겁니까? 동등하고 수평적 관계 아닌가요? 공연팀은 울며 겨자먹기로 토요일 공연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전 이번 공연 취소를 보면서 박원순 시장님에 대한 실망이 무척 큽니다.
절차도 무시하고 인기 있는 국제가수 공연에 쉽게 허락을 한 모습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서울시 홍보와 서울시민의 즐거움을 위한다는 것 저도 잘 알고 공연 어제 너무 멋졌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공연 자체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예정되어 있는 공연까지 취소시키는 것은 원칙을 위반하는 반칙행위이고 그 반칙 행위를 서울시장님이 허락 했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네요
지금이라도 관련 행사에 대한 사과를 하이서울 페스티벌 홈페이지에 올리셨으면 합니다. 저 같이 공연을 기다리다가 황당하게 취소해서 화가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요.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행정 안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적는건데요. 그럼에도 박원순 시장님을 여전히 존경합니다. 이렇게 쓴소리를 해도 편한 분이고 이 시장님 보다 더 좋은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