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방위라는 단기사병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공익근무요원 쯤 되겠지요. 신체등급이 떨여져서 혹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병들은 방위라는 단기사병으로 분류를 했고 이 방위들은 4주 군사훈련 후에 6개월 또는 18개월까지 출퇴근을 했습니다. 전 복무기간 짧은 것은 둘째 치고 출퇴근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남들은 남자라면 현역을 갔다와야 한다고 위로했지만 그건 위로일 뿐 솔직히 전 방위가 되고 싶었습니다. 현역나온다고 해서 대학 졸업하고 회사에서 현역이라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뭐 장교는 반영해줄지 모르겠지만 사병출신이면 현역이건 방위건 면제건 큰 차이를 두나요? 별 차이가 없으니까 현역들은 항상 피해의식에 쩔어서는 군대 안에서 방위들을 갈궜습니다.  아니 갈구라고 시킵니다. 안 그러면 방위들이 맞먹는다고 고참들이 시키고요. 

군대에서 방위를 몇번 봤습니다. 공군은 PX가 아닌 BX라는 매점 같은 곳이 있는데 거기에서 자주보고 이발소에서 마주치지만 서로 다른 소속이고 서로 존대를 했기에 으르렁 거릴 일도 없었습니다. 

전 방위가 부러웠습니다. 출퇴근 할 수 있다는 그 하나만으로 방위가 부러웠고 좋았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을 퇴근 후에는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죠.  솔직히 현역들은 방위의 삶을 다 부러워하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갈구는 것이고요. 또한 방위들도 응당 그런 처우 즉 이병인 현역이 상병인 방위에게 반말을 해도 감당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군대 사병계급을 보면  현역 병장 상병 일병 이병 다음에 방위 상병 일병 이병이 있었습니다. 현역 이병이 방위 상병에게 반말해서 방위 상병이 뭐라고 하면 병장 엄마가 쫒아와서 정리를 해줍니다. 쩝~~~  웃기죠? 그 웃기는 집단이 군대입니다. 군대에서 온갖 병맛나는 모습 다 보고 왔네요. 참 웃기지도 않는 별것도 아닌 것으로 텃새를 부리고 에효... 솔직히 심하게 말하자면  군대는 찌질한 곳입니다. 합리와 이성은 어따 파뭇었는지 몰상식과 비이성적인 행동이 연일 일어납니다. 그 속에서 제 정신 가지고 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냥 박으라면 박는 순응주의자가 빨리 되는게 군대 적응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제가 군대이야기를 까는 이유는 이 영화 '미운오리새끼'는 군대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고 두번 째가 축구이야기라고 하죠. 그래서 가장 재미없는 이야기가 군대에서 축구찬 이야기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는데 까놓고 말해서 군대이야기가 아주 재미없지는 않습니다. 군대이야기가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여자들입니다. 여자들은 전혀 공감대가 없으니  술자리에서 남자들끼리 군대이야기하면 멍 때리고 있죠. 그래서 여자들이 만든 유머지 남자들 끼리는 군대이야기 재미있습니다. 아니 공감대가 있다보니 같은 이야기도 재미있게 들어줍니다.

따라서 군대이야기가 재미없다는 편견은 여자들의 시선이지 남자들의 시선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군대이야기가 딱히 술자리 이외에서 말해서 재미있다고 하기도 힘듭니다. 군대라는 곳이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라서 큰 사건사고가 있지도 않습니다. 


왜 재미없는 군대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을까?

영화는 대중성이 중요합니다. 특히나 '미운오리새끼'같은 상업영화는 예술영화 전용관에 상영할 것이 아니라면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군대 경험이 있는 남자들을 넘어서 여자와 20대,10대들에게도 큰 공감대를 형성해야 그 영화가 성공합니다. 꼴랑 군대갈 예정이나 군대를 갔다온 남자들을 타켓으로 해서 만든다면 그 영화는 흥행에는 큰 성공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영화 '미운오리새끼'는 6개월 단기사병인 육방(6개월 방위)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곽경택 감독의 '영창이야기'라는 단편영화를 길게 늘린 장편영화이자 자신의 18개월 방위시절을 회상하면서 만든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곽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화의 배경은 88올림픽을 1년 앞둔 87년입니다. 87년는 88년과 또 다른 해였습니다. 요즘같이 2011년이나 2012년이나 2010년이나 구분점도 안 가는 시대가 아닌 86년 다르고 87년 다르고 88년 다른 정말 다이나믹한 시대가 80년대였고 그 정점이 87년이었습니다. 제가 감독이라면 이 87년의 시대상을 종으로 횡으로 담는 영화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87년은 유의미한 역사적인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87년 6월 10일 6.10 민주화 항쟁이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바꾸었습니다. 뭐 요즘 보면 다시 독재를 그리워하는 국민들의 성원 때문에 독재가 다시 피어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87년은 민주화항쟁이 있었고 매일 같이 대학교에서는 시위를 했습니다. 전두환이라는 독재자가 대통령을 하고 있었고 거리에서는 수 없이 불심검문을 했습니다.  얼마나 불심검문을 많이 했는지 500미터 한 번 씩 가방 수색을 당했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던 그 시절에 여학생들 책가방들을 전의경들이 뒤적거렸습니다. 

88올림픽을 앞둔 87년이라서 학교에서는 민족주의와 애국심 고양을 위해서 동분서주했고 온통 나라가 88올림픽에 취했던 시절입니다. 다만 대학교에서만 민주화를 외쳤고 그 외침은 넥타이부대까지 움직여서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냅니다. 

이 87년의 6개월 방위 낙만의 입대와 전역까지를 담은 영화가 '미운오리새끼'입니다.


영화는 방위에 대한 유머로 시작합니다. 방위를 조롱하는 유명한 유머가 있죠. 
방위는 전쟁이 나면 철제 도시락통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적의 레이더를 교란한다.  
방위는 전쟁이 나면 신속하게 포로로 잡혀서 적의 식량을 축낸다
동방위는 전쟁이 나면 동사무소의 보물 1호인 복사기를 사수한다
동방위는 전쟁이 나면 전투를 하다가도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영화는 이런 고래짝 유머를 시각화 해서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낙만은 6개월 방위인데 6개월 방위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빽이 좋은 잘 사는 집 아들내미들이거나 낙만이 처럼 물고문을 당해서 정신이 온전치 못하는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서 단기사병으로 배치 받은 부류가 있죠.  지금이야 병역문제가 어느정도 상식선안으로 내려왔지만 87년에는 병역비리가 만연 했습니다. 

지금 재벌2세들 중에 군대 갔다온 사람이 몇이나 있나요? 또한 당시 유명했던 가수나 연예인들 중에 군대 갔다온 연예인이 몇명이나 있나요? 당시는 돈만 있으면 면제는 힘들어도 방위 정도는 빼줄 수 있을 시대였습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지금의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 생들은 베이비 붐 세대라서 현역입영 자원이 넘쳐났습니다. 

낙만은 입대하자 마자 깍세라고 하는 이발병으로 보직을 배치 받습니다. 그러나 바둑 기원을 하는 집안 때문에 바둑을 잘 두는 낙만은  헌병대대 대장의 바둑 상대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사진 촬영이 있을 때는 사진도 찍습니다. 거기에 온갖 사역은 다 합니다. 


초반에는 여러 군대 유머가 나옵니다. 거기에 화장실 유머까지도 나오죠. 미운 상사가 커피 타오라고 하면 거기에 침을 뱉어서 대접했던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거나 실제로 했던 그런 유머도 나옵니다. 전 실제로 그 모습을 봤어요. ㅋㅋㅋ 병장시절 상병이 커피에 침을 탁~~ 뱉던데 못본 척 했습니다.  오히려 응원했죠. 멋진데~~~

 이런 군대 갔다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경험했던 유머들이 나옵니다. 그 유머에는 군대라는 상명하복의 계급사회가 주는 유머도 있습니다.  군대 가면 알겠지만 장교와 하사관의 관계가 참 웃깁니다. 미국 같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이 아니라서 나이는 장교보다 두배나 더 많으나 계급은 낮은 소위가 상사와의 갈등은 아주 많죠. 반대로 아들뻘 되는 소위가 상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어정쩡한 모습도 보입니다. 

존대를 깍듯하게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반말할 수도 없고 하대할 수도 없고 이런 부조리가 영화에서도 살짝 담깁니다. 인사계와 꼴통 중대장의 갈등이 나오는데 아주 코믹하게 다루어집니다. 그럼에도 영화 전반은 전체적으로 지루 했습니다. 

쩝~~~ 여자분들은 모르겠지만 내가 경험한 군대의 유머스러운 일상을 영화로 보여주는데 그냥 지루하더군요. 저에게 있어 '미운오리새끼'의 유머는 먹히지 않았습니다. 아니! 왜 일상을 담아서 웃으라고 하는거지? 여자분이라면 군대문화라는 생경스러움이라도 있지 뭐 저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가 군시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죠

누군가에게는 추억으로 다가갔을테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초반의 군대유머와 재미없고 지루했습니다. 더구나 화장실 유머는 짜증까지 났습니다. 


후반의 영창이야기가 눈시울을 젖게 하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이 영화 촬영장면을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작년 여름인가 봄인가 아무튼 작년에 집 앞에서 영화 촬영을 하기에 뭔 영화인가 봤더니 곽경택 감독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검색해보니 이 '미운오리새끼' 촬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영화는 제가 사는 지역에서 많은 촬영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 영화속에 나온 산수장이라는 여관과 군부대 모두 제가 사는 지역에서 촬영 했습니다. 집 근처에 폐 군부대가 있는데 그곳에서 촬영을 했더군요. 

그리고 제가 목도한 촬영장면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옵니다. 참 신기하더군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 살짝 살짝 87년에 보기 힘든 고층아파트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CG로 지우지 않았던데 저 같이 집중해서 봐야 보입니다.

이런 특별한(?)인연 때문에 영화를 봤습니다. 솔직히 전 곽경택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화 친구도 그냥 그랬고 다른 영화는 보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뚝심있고 담백한 스타일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강우석 감독 스타일의 연출도 싫어합니다. 그냥 너무 빤한 스타일의 영화 연출을 해서요. 

곽경택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담백한 스타일입니다. 꾸밈도 많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담백하게 담는데 이게 곽경택 감독의 연출력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이 영화 '미운오리새끼'도 그 모습이 그대로 담깁니다. 충분히 더 웃길 수 있고 좀 더 재미있게 구성할 수 있을텐데 그냥 담백하게 담고 있습니다. 

전반부만 보면서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영화는 후반이 빛을 냅니다.
영화 후반에는 영창이야기가 나옵니다. 6개월 방위지만 중대장 귓볼을 잘랐다는 이유로 헌병업무 그것도 힘들다는 영창업무를 현역과 똑같이 합니다.  방위가 영창업무를 하는 파란만장함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폭력의 연결고리가 시작됩니다.
전 이영화의 실질적인 조연은 행자라고 하는 생각되어집니다. 그 어떤 캐릭터보다 이 영화의 색깔을 잘 말해주고 있고 주인공인 낙만의 변화를 이끄는 캐릭터죠. 행자는 스님이 되기 위해 사찰에서 고행을 하다가 군대에 왔습니다. 군대에 와서 교관의 무자비한 폭력에 순간 빡쳐서 식기로 머리를 내리쳤는데 교관이 큰 부상을 입어서 영창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 행자는 심성은 참 곱습니다. 아니 몰상식이 지배하는 군대에서 가장 상식적인 인물로 비추어집니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모습은 분명 상식입니다. 하지만 군대는 그게 큰 탈선입니다.  솔직히 한국이라는 병영국가는 상식을 가지고 몰상식을 비판할려면 상황 봐가면서 해야 합니다.  몰상식한 인간이 상관이거나 고참이거나 선배면 그냥 참아야 합니다. 이런 직언문화가 없으니 비리다 부폐다 해서 한국이 썪어가는 것 아닐까 하네요. 

군대는 더 심하죠. 상관이 법이자 진리자 선입니다. 따라서 악마같은 행동을 해도 누구 하나 지적할 수 없습니다. 
그런 몰상식한 교관의 폭력에 울분을 터트렸다는 죄로 영창에 온 행자.. 행자와 낙만은 알게 모르게 유대감을 느끼게 됩니다.

육방이라서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는 모습이나 행자의 처지도 비슷하고요. 
나중에 낙만이 이 행자를 몽둥이로 패는 장면은 정말 화가나고 짜증이 났습니다. 낙만이 자신이 좋아했던 여하사와 동네의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정신이 온전치 못한 혜림이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행자를 두들겨 팹니다. 게다가 여오와의 증인까지 패는 장면은 너무 보기 힘든 장면이더군요

낙만도 폭력의 굴레에 들어가게 됩니다.

저는 군대에서 딱 한번 발길질을 했습니다. 
항상 맞고만 지냈고 절대로 폭력의 굴레에 들어가지 않을려고 노력했습니다. 폭력이란 누가 나에게 린치를 가하면 나도 그 폭력에 전염되어 다른 사람을 때리게 됩니다. 누군가가 멈춰야 합니다. 그래야 폭력이 사라지지 내가 맞았다고 똑같이 때리면 안됩니다. 또한 폭력은 학습효과가 아주 강한데요. 누군가가 맞는 장면을 보면 쉽게 그 폭력의 달콤함에 물듭니다. 

아!! 말로 안되면 패면 말을 듣는구나 하고요. 지금 전국의 수 많은 폭력교사들은 그런 폭력 중독자들이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교권 어쩌고 하면서 항의하는데 안 패고도 잘 가르치는 방법 많으니 잘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잘 참다가 딱 한번 폭발했는데 폭력 체질이 아닌지 때리고 나서도 기분도 않 좋고 해서 나중에 사과했습니다.  

낙만의 폭력의 굴레에 들어가는 장면은 이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절 화나게 했는데요. 후반 영창근무를 서면서 현역 동기가 낙만에게 다가옵니다. 서울대학교를 다니다 온 친구라서 그런지 육방이라고 깔보지 않고 입대동기라면서 낙만에게 진짜 동기인 것 처럼 대합니다. 역시 먹물들은 다르구나 생각했지만 예상대로 이 서울대 다니다온 동기가 자신의 본색을 드러냅니다.

저는 진보라는 사람들이 좀 이상할때가 있습니다.
진보중에는 고학력자가 많고 생각들이 깨어있어서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진보라는 사람들도 대한민국의 망조들린 학력지상주의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한번은 고졸 출신의 진보정당 국회의원에게 몇학번이세요? 라고 묻는 행동을 한다고 하던데요. 진보나 보수나 학력 지상주의에 찌든 모습은 여전하더군요.

자기를 개혁하지도 못하면서 세상을 개혁한다? 좀 웃기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교육 평준화를 외치면서 정작 자신의 아들 딸은 특목고다 해외 유학에 보내는 모습은 좀 역겹기 까지 합니다. 세상에는 진보를 외치고 자기집안에서는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이 영화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의 중심은 낙만의 아버지입니다. 물고문을 당해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낙만의 아버지는 물고문을 당한 후 4년동안 집에서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낙만을 구하기 위애서 집 밖을 나서서 부대 옥상에서 낙만이를 외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크라이막스입니다. 전 낙만의 아버지의 말이 너무 뭉클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었어라.

그래서 싸웠어라."

세상 대부분의 아버지는 아들 때문에 뭐든지 할 수 없습니다. 불의를 보고도 아들과 딸 때문에 가정 때문에 참고 못본척하죠. 오히려 결혼 안하고 가정이 없는 분들이 불의에 저항합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처자식이 생기면 다 참고 못본척합니다. 자기 자식에게 장난감 사줄려고 촌지를 받고 뇌물을 쳐 받습니다. 세상의 불의를 참지만 가장에서는 권위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고 가정에서는 정의롭고 싶어서 뇌물드을 쳐 받고 불의를 모른척 하죠

그런데 낙만의 아버지는 오히려 아들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전두환 정권의 불의에 항거했고 대가로 물고문을 받았습니다. 이런 아버지가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요?  오달수씨가 연기한 아버지는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가장 뜨거운 메세지를 전해줍니다. 또한 아들에게 짐이 될까봐 아들의 앞길을 열어주는 장면도 눈시울이 붉어지고요

이 영화는 후반에 영창이야기를 담으면서 폭력의 굴레에 대한 신랄한 사회비판과 군대비판을 보여주면서 또 다른 폭력에 희생당한 아버지의 부성애를 끈끈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유의 '미운 오리'라는 노래는 제 눈시울을 붉게 만드네요



미운오리새끼에는 까메오도 후반에 몇분 나옵니다. 유명배우는 오달수 씨 혼자고 주연배우부터 조연 모두가 신인이나 처음 보는 배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연기들을 다들 잘 하네요. 특히 낙만을 연기한 김준구의 연기도 꽤 좋았습니다. 뭐 세세함은 좀 떨어지지만 이 영화의 이미지와는 아주 딱 들어맞네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좀 짜임새가 없어 보입니다. 

제가 전반부를 지루하게 봐서 그럴까요? 후반분의 영창이야기를 좀 더 타이트하게 다루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병영국가인 한국을 병영안에서와 밖에서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비교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좀 느슨합니다. 또한 낙만이라는 한 개인의 변화과정도 너무 투박스럽게 그려집니다. 
투박함..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투박함입니다. 투박한 것이 매력이자 단점인 영화이죠


영화에서는 미운오리새끼가 많이 나옵니다. 동네 미친년도 미운오리새끼고 육방도 미운오리새끼고 물고문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하는 아버지도 미운오리새끼입니다. 시대에 순응하지 못하고 궤도에서 이탈한 듯한 삶들. 그 미운오리새끼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 미운오리새끼들끼리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동네 사람들은 미친년 취급하지만 낙만만은 그 혜림이라는 동네 미친년에게 볼때마다 밥 사먹으라면서 돈을 주는 모습이 이 영화가 담은 큰 미덕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영화는 미운오리새끼가 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막연한 희망만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냥 볼만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움도 많이 보이네요. 추천하긴 힘들지만 그 시절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괜찮은 작품일듯 합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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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2012.08.31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잔잔한 감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리뷰 잘 읽었습니다~

  2. Favicon of http://neblog.com BlogIcon 사자비 2012.08.31 2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길 바랍니다. 대중의 호응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3. 나무 2012.09.01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보고 왔는데요..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정화된 마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과잉도 모자람도 없이 담백하고 참 좋은 영화였어요..
    이런 영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홍보에 수억원씩 들이는 영화보다 백만배 낫습니다..

  4. 마라 2013.09.17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떤 분이 이 글을 링크해주서셔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전 이 영화를 본적이 없어서 장문이란 생각 정도를 하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주욱 읽었지요. 그러다가 진보에 대한 업급이 나오면서 갑자기 관심이 가는 글이 되었습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동의하지 못할 내용이 나와서인데요. 오래전 글이고 정치적인 언급이 메인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한마디 남기고 지나갈까 합니다.

    우선적으로 진보라는 사람들이 진보정당 국회의원에게 몇학번이냐고 묻는 경우를 들어 진보성향의 사람들도 망조들인 학력지상주의를 추구하는 아이러니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목고 등을 언급하며 이율배반적이지 않냐고 반문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전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르고 스펙트럼이 다를태니까요. 진보성향이지만 동성애를 나쁘게 보는 사람도 있고 개발을 찬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애초에 진보적 성향이라고 해도 그것은 어느정도의 전반적인 기준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진보니까 모든 시선과 선택이 진보적일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 애초에 모든 선택이 100%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예를 들어 저는 자신이 진보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자친구가 너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가는걸 좋게 보지는 않습니다. (당사자의 의사를 부정하거나 강요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과거에는 운동권이란게 있었습니다. 독재정권에 맞서 시위를 했던 사람들이죠. 그리고 이 움직임의 중심에는 대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대학생이었기에 몇학번이었냐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격변하던 환경 속에서 몇학번이었는지에 따라 공감대가 형섬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굳이 진보 속에서만 찾지 않아도 한국 사회에서 몇학번이었냐는 관계 형성에 상당히 중요한 연결고리가 됩니다. 이런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몇학번이냐고 묻는 행위를 학력지상주의를 추구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3.09.17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니라요. 그런 사람 즉 학벌 따지는 사람이 있으면 진보에서 그걸 정화시켜야죠. 그러면 안 된다라고 해야지 그걸 묵인하잖아요. 그런데 이걸 일반화의 오류요? 그렇게 학벌 따지는 사람이 진보의 핵심 간부면 그게 일반화의 오류입니까? 그냥 진보의 한 문화죠??

    • 마라 2013.09.17 14: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학번을 묻는다 = 학벌을 따진다]를 기본 전제로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시는데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는 이유를 위에서 설명드렸는데도 그 전제를 버릴 생각은 안하시는 것 같네요.

      사실확인은 없이 여러 가능성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자신이 선택한 해석이 반드시 사실일 것 처럼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는 것을 가지고 반드시 그렇게만 보려고 하니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같다는 것입니다.

    • 마라 2013.09.17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만 제가 간과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고졸 출신'의 국회의원에게 학번을 물었다는 것이군요. 보통 국회의원 정도 되면 당연히 고학력자일 것이란 생각이 일반화 된 사회라서도 있겠고 몰라서 실수로 물어본 것일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학벌을 따진다가 아니라 고학력자만이 정치인이 된다는 편견에 대한 언급이 더 맞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