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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한국사회를 구원하는 강력한 메세지를 담은 영화 피에타. 오랜만에 보는 수작

by 썬도그 201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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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역시! 김기덕이다 역시 김기덕만이 이런 표현력을 담아내지! 라는 말을 읇조리면서 숨죽이며 봤습니다. 
김기덕표 영화는 강력한 이미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쉽게 보아지지 않는 영화들이 김기덕표 영화입니다. 김기덕의 18번째 영화 '피에타'는 대중이 가장 강렬하게 인식하고 그를 세상에 알린 영화 '나쁜 남자' 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이미지가 영화를 사직하자 마자 나옵니다.

 재개발을 앞둔 청계천 철공소에서 한 장애인이 무거운 철을 메달아서 끌어올리는 크레인에 목을 메서 죽습니다. 그리고 비명이 흐르면서 영화 피에타는 시작됩니다. 


가족없이 자란 야성이라는 에너지로 살아가는 사채업자 강도

 강도는 사채업자에 고용된 일수꾼입니다. 자비라고는 한톨도 없는 야성을 가진 잔혹함 그 자체입니다. 
3백만 원을 빌려주고 몇개월 후에 3천만원을 받아내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채업자의 행동대원이죠. 그에게 자비란 전혀 없습니다. 1주일만 연기해달라고 하지만 그런 말은 강도에게는 그냥 칭얼거림일 뿐입니다.

돈을 갚지 못한 청계천 영세업자의 팔을 기계에 넣습니다. 그리고 돈을 빌려주면서 가입한 보험금으로 사채를 받아내죠. 강도는 가족이 없습니다. 그래서 잔혹할 수 있습니다. 걸릴 것도 거침도 없는 가족이라는 브레이크가 없는 사내입니다. 그런 그에게 낯선 여자가 다가옵니다.


이 여자는 자신이 30년전 강도를 버린 엄마라고 주장합니다. 강도는 쌍욕을 하고 윽박지르면서 쫒아내지만 집까지 엄마라는 여자는 찾아옵니다. 

"강도! 나를 용서해줘:"

하지만 강도는 전혀 엄마라고 생각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거친 직업이다보니 사채업자의 독촉에 자살하는 사람도 등장합니다. 자살을 하면 보험금을 타기 여러가지로 복잡해져서 강도는 화를 냅니다. 그러나 그도 사람이다 보니 사채 빚에 눌러 자살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엄마라는 여자가 준 장어에 달린 달린 엄마라는 여자의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그 여자를 불러서 자신의 엄마임을 증명하라고 합니다. 이 장면은 상당히 보기 버거운 장면이 나옵니다. 저래야만 했을까?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짧은 시간에 엄마임을 인정 받는 인증작업이라고 느껴지기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뒷 부분을 안 본 상태에서 닥치는 이미지는 두 눈으로 보기에는 좀 잔혹스럽긴 합니다. 

그런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친 '엄마라는 여자'는 강도의 엄마가 됩니다.
강도는 드디어 30년 만에 엄마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 가지는 느낌. 처음 가져보는 가족. 따스한 밥 한끼를 아침에 차려주는 엄마의 따뜻한 품. 강도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수금하러 갔다가 새로 태어날 자식때문에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손가락을 잘라야 하는 가장을 손가락을 절단하지 않고 돌아서는 강도. 강도가 점점 변하기 시작합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엄마라는 존재의 포근함이 강도를 괴물에서 인간으로 만들어가고 그에게도 자비를 알게 됩니다. 



야성과 모성이 충돌하다

악마라고 불리는 강도는 야성의 아이콘입니다. 한 번도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30살 먹은 남자. 이 강도에게 있어 사람은 돈 받아내야할 도구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자율에 하소연을 하고 부모님 앞에서는 때리지 말라는 읍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주먹질을 가하고  높은 곳에서 추락시켜서 장애인으로 만드는 강도. 

이런 강도의 야성과 모성이 충돌합니다. 
모성은 야성을 이겨나갑니다. 모성은 흐느끼지만 아들이기 때문에 참고 참고 또 참고 그 인내는 이 야수를 길들입니다. 
그리고 이 야수는 젖먹이 때 부터 시작을 하죠. 모성은 흐느낍니다. 그리고 야성에서 자란 아들을 측은하게 생각합니다. 

영화 피에타는 중반 이후 대반전이 일어납니다. 



악마들이 난무 하는 한국사회에  해답을 제시하다

며칠전에 90년대의 영화 '후크'를 봤습니다. 그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는 꼬마 아이가 '후크'선장 보고 
" 저 아저씨는 엄마가 필요해"라고 하더군요. 웃었습니다. 맞아요. 악당들은 엄마들이 없어요

영화 '피에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도가 악마가 된 것은 엄마가 없기 때문이다라고요. 
지금까지 수 많은 강력범죄나 아동성폭행 사건등을 돌이켜보면 대체적으로 엄마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엄마가 있어도 가짜 엄마가 있는 사람들이었죠. 

엄마는 브레이크입니다. 
저도 나쁜 행동을 할려고 하다가도 그 행동으로 인해 슬퍼하실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면 감정의 폭주는 제동이 걸리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의 노예가 되어서 다 때려부스고 폭력을 휘두르다가도 엄마를 생각해! 라고 하면 진정됩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뭘까요?
내가 어떤 잘못을 해도 세상 사람이 모두 손가락질 해도 나를 감싸주는 엄마. 설사 그게 잘못된 행동이라고 해도 일단 감싸주고 나중에 타이르는 모습이 우리네 엄마들입니다. 엄마라는 장벽은 최후의 보루이자 내 안식처입니다. 물론 악행은 꾸지람을 해야지만 일단은 거대한 방어막이 되어서 세상의 질타를 막아줍니다. 

강도에게 그런 엄마라는 울타리가 생겼습니다. 강도에게 폭력을 당해서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엄마는 강도편을 들어줍니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강도는 서서히 악마에서 야수로 야수에서 인간의 눈빛을 갖게 됩니다. 

요즘 흉악범들에게 사형을 내리라고 소리소리 지릅니다. 네 사형시켜야죠. 그 분노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제대로 된 복수일까요? 어차피 죄책감도 모르는 괴물들의 목숨을 손하나 까닥해서 OFF 한다고 그게 진정한 복수 일까요? 그렇게 복수하면 마음이 편해질까요? 

 처벌 과정은 워낙 여러 의견인 있으니 넘어가도록 하죠.
전 그 흉악범이 생성되는 과정 자라는 과정을 보면 그들은 걸릴게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주변사람과의 교류도 없고 가족과의 교류도 없어서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특히 소중한 가족에게 까지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연결되지도 않는 섬과 같은 사람들이 폭발하는 것이 요즘 강력범죄가 아닐까 합니다. 그들에게는 엄마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폭주를 하는 것 아닐까요? 영화 피에타는 엄마라는 존재가 악마를 사람으로 변화게 하는 과정을 너무나 잘 담고 있습니다.

강도는 엄마를 만나 악마에서 사람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복수극

이 영화는 돈에 관한 이야기로 비출 수도 있습니다. 강도는 엄마에게 묻습니다. 
"돈이 뭘까"
"돈은 시작이자 끝이야"

영화는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돈 때문에 스스로 고귀한 생명을 끊고 돈 때문에 사람 팔을 분질러 놓고 돈 때문에 복수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면 행복하게 살줄 알았던 소시민들이 악덕 고리사채업자의 돈을 빌려서 어떻게 삶이 망가지고 피폐해지고 파괴되는지를 강도를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작 돈을 빌려준 사람은 피 한방울 묻히지 않으면서 같은 불쌍한 존재인 강도 같은 일수꾼이 피를 묻히면서 벼랑끝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밀어버립니다.  

이 영화는 영화 후반에 잔혹스러운 복수극이 흘러 나옵니다. 자세히 다루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겠지만 그 잔혹함에 치가 떨릴 정도입니다. 배우 조민수는 이번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꼭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중견배우가 많은 한국은 정말 허리가 든든한 나라입니다. 

조민수야 이미 많은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였지만 영화에서는 더 빛을 발하네요. 외모도 너무 아릅다고요. 그 아름다움 떄문에 영화는 더 잔혹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배우 이정진은 상대적으로 조민수보다는 못하고 살짝 아쉬운감도 있지만 다시한번 '말죽거리 잔혹사'의 날것의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 엔딩씬을 보면서 전 이상하게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껴졌습니다. 잔혹한 장면이지만 이제껏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장면이라서 그 창의력이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아~~~ 먼가 큰 망치로 얻어 맞은 느낌.

영화는 거대한 복수로 마무리 되지만 그 복수는 통쾌함이 아니였습니다. 통쾌함이 아닌 너도 참! 불쌍하구나라는 자비의 메세지를 남겨둡니다. 저는 화가나서 누군가와 싸울때나 격정이 나서 누군가에게 큰 소리를 치고 싶을 때 혹은 화가나서 크게 화를 내고 싶을 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 사람도 엄마가 있는 사람일텐데'
'저 사람도 아빠라고 혹은 엄마라고 불러주는 아이들이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마음이 누그러듭니다. 그게 자비 아닐까요? 반대로 누군가가 나의 명명백백한 큰 실수를 보고 화를 내다가도  
'저 사람도 누군가의 아들일텐데'라고 생각하면서 분노가 누굴어든다면 세상은 좀 더 시끄럽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가장 창피스러운 말이 그런 말입니다
"야! 너 내가 더 혼내줄려다가 니네 엄마 보고 참는거야" 
그 말을 들으면 견딜수가 없습니다. 엄마에게 누를 끼쳤구나 하는 생각에요. 

영화는 이런 모성애의 강인함을 잘 담고 있고 너무나 강렬한 그러나 너무나 복잡한 메세지를 던져주면서 끝을 맺습니다.
영화 장면이 좀 이해가 안가서 송씨네님과 쪽지로 의견을 교환을 할 정도로 후반부에는 영화를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연 감독의 의도가 뭔지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잘못 이해했어도 어떻게든 이 영화는 좋은 메세지를 준 다는 것입니다. 

김기덕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 피에타. 낯선 이미지만 견딘다면 후반에 큰 울림을 들을 수 있다

김기덕 감독이 변했죠. 한 때는 은둔하며 영화 안 만들겠다며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변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그것도 '강심장'이라는 무게감 없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왔습니다. 또한 좀 더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고요

그러나 역시 김기덕 감독입니다. 영화 피에타는 강렬한 이미지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블링블링한 대중영화와는 많이 다르죠
따라서 온 가족이 볼 수 없는 영화입니다. 특히 이런 김기덕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기덕 감독도 볼 사람만 보라고 하고 있습니다. 저야 김기덕표 영화를 많이 봐서 어느정도 각오해서 봤기 때문에 그런 날선 장면과 당혹스러운 장면을 견딜 수 있었죠. 그렇다고 그 장면이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당혹스러었지만 그 당혹스러운 장면도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아~~ 하는 탄식이 나옵니다.

느낌이 좋습니다. 부디 베니스에서 조민수의 여우주연상과 황금사자장을 꼭 받았으면 합니다. 안 받아도 좋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 영화는 전설이 될 것 같습니다.

돈이 지배한 자비없는 세상에 김기덕 감독이 따끔한 대갈일성 같은 영화입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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